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잘 사는 진리 Apr 21. 2023

첫 미팅 이후 다음에 또 만나고 싶은 업체 특

좋은 사람이 있는 곳

외부 미팅을 할 때 시간이 훅훅 가는 미팅이 있습니다. 맞은편에 앉은 사람들이 눈을 반짝이고 있을 때 그렇습니다. 본인들의 프로덕트에 대한 자신감, 예비 파트너사의 의심에 본인들이 잘하는 것을 찾아 부드럽게, 적절하게 대응하는 면모, 특히 열정 그 위의 감정으로 말갛게 반짝이는 눈빛이 드러날 때, 건너편에 앉은 저 또한 설렙니다. 어제가 그런 때였어요.


모 마케팅 솔루션 업체와 미팅이었어요. 두 분이 오셨는데, 이사 직함을 달고 오신 분은 제가 생각하는 ‘스타트업 씬의 인재’ 그 자체인 이미지였습니다. 매우 젊고 적당히 터프하고 높지 않은 목소리에 자신감이 있어 보였어요. 그리고 왠지 모르게 사람 좋은 스마트함이 느껴지는 젊은 팀장님도 같이 오셨습니다.


첫 미팅인지라 겉으로는 아닌 척하지만 속으로는 어떻게 말을 건넬까 고민을 좀 했습니다. 눈알을 또로록 굴리다가 회사 이름이 적힌 예쁜 백팩을 메고 오셨길래, 건수를 잡았습니다.

“오, 회사에서 백팩을 받으신 건가요? 좋은 회사네요~“

하고 말을 건네었더니

“1년 다니면 주더라고요ㅎㅎ”

라고 하셨습니다. 그냥 그런 거 있잖아요. 자기 회사 로고가 박힌 백팩을 떡하니 메고 다닐 정도면 자부심이 있을 거라는 편견이요.


이후 이어지는 대화들은 막힘 없이 부드러웠습니다. 그런데 재밌었어요. 우리는 궁금증을 해결하고, 그들은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같이 오신 두 분의 관계성 같은 건 모르지만 두 분이 평소에도 서로에게 좋은 동료가 아닐까 쓸데없는 생각도 했습니다.


두 분을 보면서 떠오른 이야기가 있습니다. 제가 최근에 진짜 제대로 멋지다고 생각한 분이 계신데요. 김민식 작가님이십니다. 일관성 없는 범상치 않은 이력에 MBC 드라마 연출을 하시다가 블로그에 글을 쓰시고 책도 몇 권 내시고, 교수로도 재직하는 분이었죠. 그분이 챗 GPT가 나올 정도로 기술이 진보된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인간의 능력은 바로 ‘태도’라고 하셨거든요. 이 두 분과 미팅을 하면서 그 이야기가 떠올랐어요.


인사이트 범벅이라 올해의 강추 영상으로 등극할 삘(매우 주관적임)


여러 사람들이랑 미팅을 해보니 정말로 태도가 참 중요합니다. 그날 온 사람들은 회사의 얼굴인 거잖아요. 그분들을 보면서 회사를 판단합니다. 업체별로 역량이 엇비슷하다면 좋은 태도를 갖춘 사람들을 품고 있는 업체를 선정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체감하는 역량이 엇비슷하기도 할 테고요. 실력은 기본이고, 실제 선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결국 사람입니다. 좋은 사람, 나를 걱정하게 하지 않을 사람, 적어도 나와 함께 진지한 고민을 해줄 사람과 일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을 테니까요.


설마 그러겠어, 싶지만 좋은 인상을 주지 않는 회사도 있습니다. 매너리즘에 절여져 있는 것 같은 시큰둥함, 그간 수많은 거절을 당했는지 제법 방어적인 태도, 본인들이 잘한다고 소문난 건 알겠지만 자신감이라기보다는 거만함을 내비치는 모습을 볼 때도 있어요. 그럴 땐 저도 그냥 ‘대충 시간 때우다 퇴근하네’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어제 오신 분들은 참 좋았습니다. 저 같은 선임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만한 참고자료를 갖다 바치는 것은 저이기 때문에, 만약 회사가 최종적으로 해당 솔루션 도입을 결정하고 입찰 공고를 하게 되면 이들과 일하고 싶다고 어필할 거예요.


사람 일이 다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두 분 모두 잘 되시면 좋겠네요!



매거진의 이전글 회사에서 가장 부러운 부장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