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샐러드: 손님은 나! 요정재형 레시피 따라 해보기

있어 보이는 재료는 일단 빼고^^;

by 잘 사는 진리

유튜브 요정재형 채널 보시나요? 저는 그 채널이 왜 이리 좋을까요? 저의 구독 리스트에는 20-30대가 진행하는 소란스럽고 활기찬 채널이 대부분이지만, 요정재형 채널이 그중 가장 순수하고 아기자기한 느낌이 들어요. 아늑하고 고급스러운 건 물론이고요. 채널의 주인장이신 정재형 님이 진짜 요정같이 느껴지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는 모르는 사이지만 여기저기에서 본모습으로는 순수한 열정과 애정이 느껴지더라고요. 영원한 디바 엄정화 언니와의 우정도 보기 좋고 말이죠. 무튼 그래서 영상이 업로드될 때마다 보곤 하는데, 한 번 해보고 싶은 요리가 많더라고요.


이번에 처음으로 따라 해본 건 엄정화 언니한테 대접하신 크림샐러드였습니다!



크림 샐러드에 두 분의 추억이 녹아 있대요. ‘소중한 사람이 집에 온다면 꼭 참고해 보세요’라고 되어 있는 제목이 맘에 훅 와닿았어요. 정재형 님은 엄정화 언니를 초대했는데, 저는 저를 초대했어요. 난 내가 소중하니까!


재료


요정재형 영상에서 나온 오리지널 재료 리스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생크림, 식초, 레몬즙, 파, 차이브, 마늘, 누룩 소금, 디종 머스터드, 후추, 고추냉이, 바질, 파슬리, 로메인, 구운 감태, 연어알


그런데, 차이브가 뭔가요...? 숨 참고 러브 다이브는 아는데... 디종 머스터드는 하인즈 머스터드소스와는 당연히 다른 거죠...? 제가 요리를 사랑하는 감성적인 파리지앵과는 거리가 있는지라, 전혀 모르는 재료, 고급미가 넘치는 재료가 제법 있더라고요?


빼먹은 재료: 차이브, 누룩 소금, 디종 머스터드, 연어알


저는 쿠팡프레시나 B마트에 있는 재료를 원해요! 차이브, 누룩 소금, 디종 머스터드, 연어알은 넣지 못했습니다. 다 갖추고 하기엔, 제가 게을렀어요. 인내가 없었고요. 이마트에 가지 않았고, 배송을 기다릴 수 없었거든요. 지금 당장 구해서 해 먹고 싶었단 말이에요? 그래서 이걸 빼도 맛있으려나 고민했는데, 넣지 않고서도 자취하는 직장인이 주말에 해 먹어 볼 가치가 있을 만큼 충분히 맛있었답니다! (크림 드레싱 싹싹 긁어먹은 거 안 비밀)


<드레싱 재료 (2인분 기준)>

대파 흰색 부분 반토막
마늘 세 알
생크림 200ml
파슬리, 후추, 식초 각 1ts, 레몬즙 3ts
간은 취향껏 더해주기


이번 요리에 쓰인 재료는 대부분 배달의 민족 B마트에서 구매했습니다. 대파, 마늘, 생크림, 레몬즙을 다 합쳐서 15000원 정도에 구매했어요.



의외로 갖고 있었던 재료: 감태, 고추냉이


그리고 놀랍게도 이게 왜 있나 하는 재료가 집에 있었어요. 감태와 고추냉이가 있었어요. 예전에 사둔 게 남아 있어서 기쁜 마음으로 써먹었답니다! 근데 사실 감태가 없어도 맛있었을 거예요. 고추냉이는 평소 좋아하신다면 있는 게 좋을 거 같지만 이것도 없어도 충분히 맛있을 거 같습니다. 없어도 된다는 말은 요리 원작자의 디테일 정신, 맛의 조화를 추구하는 정신에 위배될 거 같아 차마 못하겠지만요, 확실히 맛은 있습니다.



풀은 역시나 B마트에서 시저 샐러드용으로 포장된 것을 구매했습니다. 로메인, 바질 대신 쓴 건데요. 아무래도 부드러운 잎채소들이 어울리는 샐러드예요. 식초에 담갔다가 채반에 받쳐 물을 빼서 드레싱과 함께 섞어주었어요.



내 맘대로 넣은 재료: 크루통, 토마토, 오이


그리고 제 맘대로 넣은 재료도 몇 개 있는데요, 시저 샐러드와 동봉되어 온 크루통, 토마토, 오이랍니다. 크루통은 왠지 크림수프에 넣어먹는 느낌이 들 것 같아 넣었고요. 토마토와 오이는 당연히 크림이랑 잘 어울리니까 넣어봤어요.


맛은 어땠을까?


한 마디로 기분이 근사해지는 맛이었습니다. ‘근사하다’는 단어가 문득 궁금해져서 사전에 찾아보니 본래 ‘가까이 닮았다’는 뜻이래요. 두 번째 뜻은 우리가 알고 있듯이 그럴듯하게 괜찮다는 뜻이고요. 신기하죠? 가까이 닮으려면 대상이 있어야 하는데, 근사하다는 말은 보통 비교 대상 없이 쓰이잖아요. 맛으로 치면 아마도 한 사람이 갖고 있는 이상적인 맛, 고급스러움이 느껴지는 맛 같은 게 있을 텐데, 그것과 가까이 닮았다는 뜻이 아닐까 싶어요. ‘대접’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맛과 비슷하게 닮은 맛이었습니다.


생크림을 요리에 써본 건 처음이에요. 매그놀리아 바나나푸딩을 만들 때나 써봤지 샐러드드레싱에 쓸 생각은 못해봤거든요. 근데 너무너무 부드럽고 가볍고 맛있더라고요. 특히 부드러운 채소에 부드러운 생크림이 만나니 온 입 안이 부드러웠어요. 거기에 대파와 마늘, 고추냉이가 심심하지 않은 맛을 발견하게 해 주고요. 후추와 파슬리가 아주 살짝 다른 풍미를 만들어주고요.


사실 드레싱을 핥아먹을 기세였는데, 여기에 파스타를 넣어 먹어도 맛이 꽤 괜찮았어요. 크루통을 넣은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던 거 같아요. 연어알을 안 넣고 빨간 건 매한가지라며 토마토를 넣고 크기는 매한가지라며 크루통을 넣어서 원작보다는 풍미가 떨어지긴 하겠지만, 집에서 해 먹을 수 있는 걸로는 이만한 샐러드가 없었어요! 게다가 소스가 2인분 기준이라 보관용기에 잘 남겨두니 가까운 시일 내에 언제든 다시 맛있는 크림샐러드를 먹을 수 있단 생각이 들어 기쁩니다.


요정셰프가 리프레시가 필요한 평범한 자취인에게 대접해 준 거라는 생각으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역시, 잘 먹는 게 잘 사는 거야!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아보카도 달걀밥: 일에 치여 정신없었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