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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잘 사는 진리 Mar 13. 2021

월세를 받아 월세를 내고 있습니다

남의 집에 살면서 느꼈던 것들


월세 35만 원을 받아
월세 73만 원에 보태고 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강남 빌라의 월세는 꽤 비쌉니다. 보증금 3000만 원에 월세 73만 원이지요. 현금 흐름을 줄이고 싶은 마음도 있었으나, 혹시라도 기회가 생긴다면 집을 구매하기 위해 큰돈은 남겨두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월세를 살기로 했지요. 회사로 출퇴근이 가능한 거리에 제 소유의 집이 없기 때문에 서울로 오는 순간부터 월세를 사는 것은 정해진 일이었습니다. 현재 월세 73만 원을 내고 있으나, 크게 어려움이나 불안감이 없는 것은 작게나마 월세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방 소도시에 있는 소형 아파트를 6500만 원에 구입해서 인테리어를 거쳐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35만 원을 세팅했던 것이고요.



현금이 흘러가는 과정



 매달 일정은 똑같습니다. 회사를 통한 대출은 급여에서 원리금이 공제되고, 25일에 월 급여가 나옵니다. 그러면 원래는 26일과 1일로 되어 있는 신용카드의 결제 대금을 바로 납부합니다.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이 26일에 빠져나갑니다. 카드 대금을 포함한 갖은 대출의 원리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나면 28일에 35만 원짜리 얕은 밀물이 들어찹니다. 28일이 월세를 받는 날이지요. 그러면 제가 월세를 내는 날인 다음 달 1일에 그 달의 월세를 냅니다. 각종 급여 공제를 하고 실제 통장에 급여로 찍히는 월 실수령액이 200만 원이 안 되기 때문에 월세를 받지 않았다면 월세를 내고 나서 100만 원가량이 남는 구조가 되었을 테지만, 월세를 받고 있어 그나마 나은 상황이 만들어졌습니다.



새로운 퀘스트, 씀씀이 줄이기



 저는 대학생 때는 자유 타령하며 놀러 다니느라 돈을 펑펑 썼고, 입사한 후에도 씀씀이가 꽤 큰 편이었습니다. 분명 점심과 저녁을 회사에서 해결하고 귀가를 하는 일이 많았음에도 어디에 그렇게 돈을 쓴 건지 이해가 안 됩니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미래를 위해서 지출을 줄일 필요가 있었습니다. 지출의 규모를 줄이지 않는다면 저축을 할 수 없고, 저축을 해야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에 지금은 각종 고정 지출과 공과금을 제하고 월세 35만 원으로 생활을 해보려 하고 있습니다. 쉽지는 않지만 재밌습니다. 힘들지도 않습니다. 내가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 하는지가 분명하기 때문에 오히려 희망적이고, 혼자만의 싸움을 하면서 경쟁심에 불타오르고 있습니다.



내 집에 들어가려면
전세금을 모아야 합니다



 사실 마음이 그렇게 조급하지 않았던 또 다른 이유는 회사까지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집을 사두었기 때문입니다. 저축을 많이 빨리 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두 번째로 구매한 집 때문입니다. 전세금 1억 4천만 원을 4년 안에 준비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야 전세금을 내주고 제가 그곳에 들어갈 수 있거든요. 저축만으로 가능한 구조는 아니지만 지방 소형 아파트를 정리하든, 대출을 일으키든 1억 4천만 원을 모아야 합니다.




* 본 브런치북은 내용을 상당 부분 보충하여 동일한 이름의 도서로 출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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