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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백단

내 마음 아는 사람만 두로와

by 땅꼼땅꼼


"거봐, 아빠는 모를 거라 했잖아. 엄마 변한 거.."

"아빠!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나와 작은 애의 대화에 식탁 앞에 앉아있던 신랑이 화들짝 하며 몸을 일으켜 내 쪽으로 다가오네요.


"아니, 알았지. 엄마 머리 잘랐잖아."


(출처) Pixabay


슬쩍 보이는 생글거리는 웃음.

감으로 때려 맞췄구나. ㅎㅎㅎ

하긴 같이 산 세월만 해도 15년.

여자들의 가장 큰 변화이자, 가장 잦은, 만만한 변화가 머리(스타일을) 바꾸는 거 아니겠습니까.


일단 가장 확률이 높은 것으로 답해보고

아니면 진짜 답을 찾아도 늦지 않을 겁니다.

신랑에게도 그런 눈치가 생긴 겁니다. ㅎ




이런 눈치는 신랑만 생긴 건 아닌가 봅니다.


"엄마, 화났어?"


요즘 작은 애가 나에게 심심찮게 하는 말입니다. 그러면서 얼굴을 깊이 들여다보며 안색을 살핍니다.

분명 화가 난 건 아닙니다. 가끔 피곤할 때가 있고, 때로는 신경 쓰이는 일이 있기도 해서 대충 대답을 했는데 그 목소리와 억양에서 화난 걸로 보이나 봅니다.


친정 엄마와 얘기를 하면서 곧잘 왜 신경질을 내면서 얘기하느냐고 해서, 대화의 본질보다는 그 말버릇 때문에 큰소리가 나곤 했습니다.

신랑에게도 여러 번 인상 쓴다, 화낸다고 지적을 받곤 했죠.


아이에게 나도, 친정엄마와 똑같은 엄마가 되어가나 봅니다.

그럴수록 아이는 눈치만 보는 실력이 쌓이는 건 아닐지...

되돌아보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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