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아는 사람만 두로와
책 읽기를 좋아하지만 지나친 편독을 합니다.
그나마 지금은 직장생활에 필요한 자기 계발서나 인간관계 비슷한 책도 읽지만, 사실 오랜 시간 그 카테고리의 책들을 등한시했죠. 이유는 단 하나.
"다 아는 건데."
안다고 생각하기도 하거니와 때로는 진짜 '잘' 아는 것일 수도 있겠으나, 그러기 때문에 또 쉽게 지나치고 깊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왕왕 있었습니다.
딸아이 둘을 키우면서 회사에서 진행하는 자녀 교육에 대한 강의를 들은 적 있습니다. 강의 내용 자체는 그야말로 '누구나 말할 법한' 일반적인 것이었고, 정석이었습니다.
"아는 걸 자꾸 까먹으니까 이렇게 강의를 들어서 되새김질해야 해."
그날 같이 강의를 들었던 동료 중 누군가가 말했습니다.
나는 그제야 자기 계발서와 인간관계, 감정 등에 대해 다룬 책이나 동영상의 필요성을 인정했습니다.
비슷하게 회사에서도 끊임없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합니다.
'다 아는 걸 또...'
빤한 건데 싶지만 교육 수료 후에는 반드시 새로운 걸 얻게 됩니다.(나의 경우)
지난 연말부터 골프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재미졌습니다.
추운 겨울이라 스크린골프를 치곤 했는데, 연달아 신랑보다 스코어가 좋았네요. 신랑이 뭔가를 지적할라 치면 "이기고 나서 말해."라며 일축하곤 했습니다.
약 2개월 동안 잘 쳐지던 골프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반듯이 앞으로 나아가지 않을뿐더러 비거리도 줄었습니다. 그럼에도 나는 내 문제를 내가 잘 알고 있다고 여겼습니다.
신랑이 한 마디 보탤 기색이면 눈살부터 찌푸려졌습니다.
지난 주말에 이어 휴가까지 붙여 여러 날 골프를 쳤습니다.
필드에선 역시나 신랑이 강자.
이것저것 지적하는데 먼저 빈정이 상했고, 사실 인정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예전과 현재의 동영상을 보내주며 비교하는데 확연히 달라진 손모양과 발 위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뭔가 잘못됨을 인정해야 했고, 오늘 신랑이 지적한 것을 곱씹으며 연습을 하고 왔습니다.
다시 비거리가 늘었습니다. 비록 오늘 하루, 그것도 약 40분 간의 연습이라 단정 지을 순 없지만 말입니다.
뭔가 잘못된 습관, 버릇, 길로 가려할 때 그것을 붙잡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하지만 가까운 사람일수록 그런 감사한 말은 잔소리로 와닿을 때가 많은 것도 사실.
다 알고 있지만 잊어버리고 살아가고 있기에 책 읽기도, 운동도, 사람들과의 인간관계에서의 예절도 이따금씩 일깨워야겠다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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