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단어>
"올해는 글쓰기와 골프 연습에 매진해야지!"
올초만 해도 이렇게 다짐했더란다.
3월, 갑자기 보직장을 맡고 그래도 한 2~3주는 나와의 약속을 지켜보려고 발버둥 쳤다. 그러나 한 달쯤 지나서는 아침, 저녁, 평일이고 주말이고 쏟아지는 지시사항에 정신줄 놓는 때가 다반사. 결국 내 글쓰기는 거의 진행하지 못했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모습)

그러던 중 올초, 입사 초기 중국어 수업을 들었던 사람들 중 만나지는 못했지만 종종 안부를 주고받았던 4명의 모임을 하게 됐다.
아쉽게도 나와 동갑내기인 녀석은 나오지 않았고, 아직까지도 두문불출이지만, 나머지 '소장님'이라 불리는 기둥 같은 분과 매번 너무도 바쁘게 살아가는 언니를 만날 수 있었다.
그렇게 보인 건 거의 10년 만.
언니가 내게 선물을 내밀었다. (물론 소장님께도 드리고)
나를 생각하면 글 쓰는 문학소녀가 떠오른다고 했다.
입사 후 오랜 시간 '임원'이 되기 위해 앞만 보고 뛰었던 언니는 안 보고, 연락이 뜸했던 세월 동안 많은 일을 겪은 듯했다. 그러면서 임원이 되지 않아도 더 중요한 것들을 깨달아가고, 하나하나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더 행복해 보였다.
"나도 이제 글을 좀 써보려고. 근데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써야 하는지 참 어렵더라."
언니는 파주출판단지에 다녀오며 처음 글쓰기에 좋을 것 같은 노트 한 권과 함께 나에게도 <첫 단어> 노트를 선물했다.
작년에 했던 '삼원색 프로젝트'에 대해 말한 적이 있는데 그걸 떠올렸다고 한다.
<첫 단어>는 펼치면 덩그러니 빈 노트에 단어 하나가 툭, 쓰여있다. 그 주제에 맞게 나의 이야기를 채워가는 것. 마치 여고 시절 백일장 대회에 나가 시제를 받아 드는 기분이 든다.
삼원색 프로젝트와 비슷했다.
그렇지 않아도 글을 쓰지 못해 스스로 부채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너무도 반갑고 고마웠다.
매 주말, 가능한 2편의 손글씨로 <첫 단어> 노트를 채워가고 있다. 그리고 이제 브런치에도 좀 올려볼까 싶어 <첫 단어>를 소개했다.
전만큼 자주 글쓰기를 하긴 어렵지만, 주말마다 조금씩 차근하게 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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