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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진민 Apr 18. 2023

<아이와 어른을 위한 철학동화> 브런치북을 거둡니다

7월에 <동굴 밖으로 나온 필로와 소피>라는 이름으로 출간됩니다

 

2019년 5월부터 2021년 4월까지 2년에 걸쳐 띄엄띄엄 한 편씩 썼던 동화인데, 작년 봄에 출간 제안을 받고 올 여름에 세상에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았던 이야기는 빼고 새로 이야기 네 편을 추가해서 열세 편의 동화로 만들었어요.


한 철학자의 이론을 짧은 동화 안에 통째로 담아내는 건 어렵겠지만, 중요한 개념을 쉽고 부담 없는 이야기 형식으로 만드는 건 가능하겠다 싶어 하나씩 써 본 이야기들이에요. 동화라고는 하지만 어린이, 청소년과 어른 모두가 함께 편안하게 읽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수업에 사용해도 되느냐는 선생님들 문의를 받을 때가 가장 보람 있고 기뻤어요. 그동안 초등학교 교실부터 논술 학원, 대학 강의실까지 많은 곳에서 사용해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실에서 사용하는 것만큼은 얼마든지 가능하게 해드리고 싶지만, 출간은 저 혼자만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원고를 거둬들여야 하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가장 먼저 썼던 존 롤스 이야기 한 편만 여기에 남겨두려고 해요.


지금 그림 작가님께서 그림 작업을 마무리하시는 중인데요. 혼자서 글만 쓰다가, 제 글에 누군가 정성스럽게 그림을 그려준다는 게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 일인지 깨닫습니다. 단순히 그림을 붙여주신 게 아니라, 제 이야기가 훨씬 더 생생하게 닿을 수 있도록 중요하고 섬세한 작업을 해 주셨어요. 작가님 손에서 철학자들이 한 명씩 그려질 때마다 제 광대가 승천하여 정수리에 올라가곤 했답니다. 열세 명 다 모아서 포켓몬 카드처럼 만들어 소장하고 싶은 마음.


무엇보다 제가 참 좋아하는 분이라, 저희의 작업물이 함께 손잡고 세상에 나온다는 것이 무척 행복하고 설렙니다. 글을 읽고 또 읽으며 해석 컷을 그릴수록 동화를 만들 때의 제 고민과 바람이 느껴져 왠지 울컥하셨다는 말씀을 듣고, 책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저는 이미 여한이 없는 저자가 되었습니다. 지음(知音)이란 이런 것이구나, 같이 하는 작업이란 이렇게 행복한 것이구나 하는 기쁨을 알려주신 김새별 작가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플라톤의 '동굴의 우화'를 다룬 이야기 속 그림입니다. 아이들이 동굴 밖으로 나와 세상을 만나는 장면!

동화책 이름은 <동굴 밖으로 나온 필로와 소피>로 결정되었습니다. 새별 작가님 말씀처럼 이 책을 통해 '철학책 밖으로 아이처럼 뛰어나올 철학'을 담는 제목이기도, 이 책을 통해 '동굴 밖으로 나오게 될 아이들'의 모습을 바라는 제목이기도 합니다.


존 롤스(John Rawls), 토머스 홉스(Thomas Hobbes), 카를 마르크스(Karl Marx), 시몬 드 보부아르(Simone de Beauvoir), 플라톤(Plato), 몽테스키외(Montesquieu: 본명이 너무 길어서 다 쓸 수가 없습니다...), 마루야마 마사오(丸山 眞男), 장 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 미셸 푸코(Michel Foucault), 공자(孔子),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 주디스 슈클라(Judith Shklar), 장자(莊子), 이렇게 열세 명의 철학자를 담았습니다. 느낌표를 주고 물음표를 남기는 이야기들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그동안 읽어주시고 생각 남겨 주시고 마음 전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내년에는 책 세 권, 공저까지 하면 네 권이 나올 듯합니다.


모두 이곳에 연재하고 있어요. <세상의 딸들을 위한 미술관>, <청소년을 위한 철학 상담소>, <독일어 단어 수집> 매거진이 차례로 책으로 나올 예정입니다. 어떤 새로운 이름을 달고 나오게 될지 벌써 궁금하네요.


그 뒤로는 조금 쉬고 싶은데 (저도 퇴근이 하고 싶어요) 당장 내일 일도 모르는 인간이 그 뒤의 일을 알 수는 없는 거겠죠… 사실은 지금 이 브런치북을 거둬들이는 와중에, 여기 포함되지 않은 철학자들을 담아서 이 동화책 후속편을 써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버려서 스스로도 당황스럽습니다.  

어쨌든 저는 글 쓰는 일이 즐겁습니다. 계속 즐겁게 써보겠습니다 :)



+
김새별 작가님은 브런치에서 아름다운 글도 쓰고 계세요.

제가 좋아하는 글 한 편 여기에 걸어 둡니다.

https://brunch.co.kr/@byulabyul/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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