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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Motion Apr 07. 2019

당신을 약하고 작게 만드는 보디빌딩 마인드셋

내가 생각하는 보디빌딩을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나는 보디빌딩 팬이다. 보디빌딩 대회는 하나의 예술이라고 생각하고, 많은 보디빌더들에 대한 존경심도 있다. 요즘도 Nick's Strength and Power 같은 보디빌딩 유튜브 채널들을 자주 챙겨서 보긴 하지만, 일반인으로서 보디빌딩은 절대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보디빌딩 팬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생각하는 일반인들이 보디빌딩을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적어보겠다.



1. 정신 건강을 위해


보디빌딩은 자신감을 키우기에 좋다고들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이 자신감이 허황된 것일 수도 있다. 운동을 열심히 해서 자신이 크고 강하다고 생각돼서 남들보다 우월하다고 느껴지겠지만, 사실 운동 안 하는 사람들은 별로 관심 없다. 보통 사람들은 근육이 큰 사람을 보면 '운동 열심히 했구나', 데드리프트 300kg을 드는 사람을 보면 '역기가 많이 무거워 보이네' 이 정도 생각밖에 없다. 운동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나 누가 크고, 근육 세퍼레이션이 좋고, 힘이 세네 하는 것이지 그 작은 커뮤니티 밖에 있는 일반적인 사람들은 신경도 안 쓴다. 밖에 나가서 아무나 붙잡고 세계 최고 권위의 보디빌딩 대회인 미스터 올림피아 우승자가 누군지 물어보면 아마 거의 대부분 모를 것이다. 그 작은 세계에서 팬들 사이에서만 난리 치는 것이지, 정말 아무도 신경 안 쓴다. 적어도 나의 경험상으로는 그렇다.


외모에 대한 집착이 병적으로 번지면 좋은 몸을 가지기 위해 몸을 망치는 일도 서슴지 않고 행하며 SNS에서 볼 수 있는 나르시즘은 정말 혀를 내두르게 한다. 몸으로 비즈니스 하는 경우는 어쩔 수 없지만, 취미로 운동하는 것이라면 인스타그램에 몸 셀카 좀 그만 올리고 시간을 아껴서 좀 더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또한, 보디빌딩 한다고 3, 4월 추운데 밖에서 나시티 입고 피곤하게 광배에 힘주고 다니지 말고 그냥 적당히 운동하고 잘 먹어서 몸무게 90~100kg 만들어서 옷 따뜻하게 입고 다니는 게 낫지 않을까 한다. 보는 사람이 너무 춥다. 운동 적당히 해서 몸무게 100kg 정도 되면 안 벗고 다녀도 사람들이 보면 운동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2. 몸을 키우기 위해


아이러니하게도 보디빌딩의 다양한 운동 방법들이 사람들을 약하고 작게 만든다. 헬스클럽 가서 보면 보디빌딩 트레이너들이 몸을 키우고 싶은 60kg 몸무게 나가는 클라이언트를 데리고 5kg 덤벨로 사이드 레터럴 같은 어깨 운동하며 자극 점 찾는다고 하고 있다. 몸무게가 60kg인데 무슨 자극 점이 어쩌고 저쩌고가 무슨 소용인가. 자극 점, 마인드 머슬 커넥션 다 필요 없고 하루빨리 바벨 프레스 100kg을 머리 위에 올릴 수 있어야 한다. 그게 더 도움이 된다. 그러면 자극 점 같은 거 안 찾아도 보기 좋은 근육질 몸매가 되어 있을 것이다. 그냥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바벨 100kg을 머리 위로 올릴 수 있으면, 근육이 작을래야 작을 수가 없다. 내 개인적인 생각엔 삼대 500kg 정도가 헬스 초보자와 중급자를 가르는 기준인데, 삼대가 400 정도도 안되면 보디빌딩을 생각할 필요 자체가 없다고 생각한다. 보디빌딩을 논하기 전에 일단 삼대 500을 만들어서 초보자 수준부터 하루 빨리 벗어나야한다. 이렇게 기초를 쌓은 후 진짜 보디빌딩을 하고 싶으면 나중에 자극 점을 찾아도 늦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너무나 많은 피트니스 정보들이 인터넷에 넘치고 피트니스 잡지들이 이런저런 프로그램을 매달 전달하기 때문에 실제로 운동선수들이 사용해서 증명된 프로그램들이 그 사이에 묻혀서 빛을 못 보는 것 같다. 요즘 한국에서는 약투의 영향으로 많은 사람들이 프로 보디빌더들의 운동 방식은 일반인에게 통하지 않는다는 것 정도는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디빌딩 잡지 따라서 덤벨컬하고 여러 기구에서 하는 희한한 운동하는 것보다, 자신의 몸무게가 지금 60kg이라면 스쿼트, 벤치프레스, 스탠딩 프레스, 데드리프트, 친업, 딥스 등 이렇게 기본 중의 기본만 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이다. 내 경험상 이 기본만 익히는데도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괜히 다른 이상한 액세서리 운동들을 어설프게 따라 하는 것보다 일단 기본부터 다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인터넷에 보면 보디빌딩 브로들이 외치는 "No Pain No Gain" 제발 좀 하지말자. 아프면 멈춰야한다. 멈춰서 자신의 프로그램이 잘 짜여있는지, 운동 자세가 정확한지, 운동 후 회복은 잘하고 있는지 확인해야한다. 부상을 방지하는 것이 몸을 만들 수 있는 최고의 길이다. 운동은 No Pain No Gain 몸 버려가면서 무식하게 하면 안된다.



3. 헬스클럽 밖의 삶을 위해


프로페셔널하게 보디빌딩 하시는 분들을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합 준비하려면 하루 종일 웨이트와 유산소 운동을 하고, 운동 후에 피곤한데도 먹는 것도 아무 거나 못 먹는다. 여행을 가도, 자신이 먹어야만 하는 음식을 미리 다 준비해서 가져간다. 이렇게 해서 돈을 벌 수 있고, 자신의 커리어를 쌓을 수 있다면 이런 삶의 방식이 수긍이 간다. 하지만 취미로 운동하는 것이라면 돈을 버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까지 살 필요가 있을까 싶다. 프로도 아닌데 이렇게 살면 주변 사람들도 별로 안 좋아한다. 명절 때 닭가슴살 싸가져 가서 혼자 먹지 말고, 그냥 떡, 김치찌개 등 눈 앞에 보이는 음식 맛있게 먹자. 그러면 가족들도 좋아한다.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보디빌딩으로 돈을 벌 것이 아니면 그냥 먹고 싶은 거 다 먹으면서 운동 열심히 하고 복근이 좀 안 보여도 몸무게 100kg 정도로 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보디빌딩이 자신의 커리어가 아니라면 낮은 체지방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운동 적당히 하면서 건강히 자신의 본래 커리어에 힘쓰는 것이 인생에 더 도움이 될 것이다. 보기 좋은 몸도 좋지만, 커리어 쌓고 돈 벌어서 먹고 사는게 먼저다. 그래야 좋아하는 운동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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