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멀리 떨어진 체육관에 다니다가 요즘은 바빠져서 집에 있는 스쿼트 랙에서 운동을 하고 일주일에 한번 집 근처에 있는 일반적인 헬스 클럽(Big-box health club)에 가서 데드리프트만 하러간다. 내가 살고 있는 로스 엔젤러스에선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사람들 중에 좋은 몸매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많고, 전체적으로 사람들이 몸을 가꾸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운동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체육관들이 많지는 않다. 있더라도 수익을 많이 낼 수 가 없는 구조이기 때문일까, 내가 살고 있는 로스 엔젤러스 중심부와는 떨어진 곳에 있다.
정말 신기한 것이, 헬스 클럽에 가면 트레이너들을 포함해서 대략 90%의 사람들이 가장 기본적인 운동 방법을 모르는 상태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엉망인 테크닉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우연치 않게 헬스클럽을 계속 다니고 중량을 늘리고자 하는 끈기있는 성격을 가졌다면 관절을 천천히 박살낼 수도 있다. 나도 예전에 나의 몸을 박살내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내 몸을 지키고자 돈을 써서 코치에게 배웠다. 몸천재가 아닌 이상,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몸을 망치지 않기 위해 돈을 써야할 것이다.
이 사진은 무료 이미지 사이트에서 찾았는데, 이 모델분같은 자세로 덤벨 프레스를 꾸준히 하면 천천히 어깨를 박살낼 수도 있다. 이 사진에서 내가 다시 얻은 교훈(?)은 좋은 몸매는 거의 유전의 영향이지, 운동을 똑바로 하는 것과는 상관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운동은 유튜브로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스타팅 스트렝스가 현존하는 서적 중에 리프팅 기술에 대해 가장 자세하게 서술한 책들 중 하나일 것이다. 나는 스타팅 스트렝스 영문판을 가지고 있는데, 데드리프트 하나만 가지고 온갖 설명과 과학적 예시로 50페이지를 채운다. 자세한 숫자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예전에 접한 스타팅 스트렝스의 코치의 말에 의하면, 스타팅 스트렝스를 읽은 100명 중 한 두명 정도만이 책에 적힌 대로 정확히 리프팅 기술을 구사할 수 있다고 한다. 나 또한 예전에 보디빌딩도 실제로 배우고, 스타팅 스트렝스는 두번 정독, 온갖 유튜브를 다 보며 배우고자 했지만, 실제로 실력있는 코치에게 배워보니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머리는 아는데 몸은 정말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다. 나는 이 코치님에게 개인 강습을 받고 바로 한달 30만원 짜리 멤버쉽을 끊었다. 어떤 사람들에게 체육관에 한달에 30만원을 쓴다는 것이 엄청나게 큰 돈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다. 미국에서는 한달 1만원으로도 다닐 수 있는 시설좋은 헬스클럽도 많다. 하지만 나는 그 헬스클럽에 투자하는 1만원은 오히려 돈을 버리는 것이라 생각한다. 차라리 30만원을 내고 어떻게 운동을 해야하는가를 제대로 배우겠다. 한달 30만원짜리 체육관을 다니며 코치님이 새로운 클라이언트를 개인 강습할 때마다 유심히 봤다. 내가 본 새로 오는 클라이언트들은, 100% 리프팅을 할 줄 모르는 상태에서 왔다. 헬스클럽에서 얼마나 운동을 오래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본인은 어느정도 힘이 세고, 리프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왔던 사람들도 리프팅을 제대로 배우고 자신들의 뇌가 얼마나 순수했던가를 깨닫고 마음을 고쳐먹는 것도 봤다.
이렇게 운동 테크닉이 배우기 어려운데 어떻게 사람들은 대충 막 운동하면서 다치지 않고 잘 살고 있을까? 과학적인 근거는 없지만, 나의 경험과 주변 지인들의 경우를 봤을 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1. 몸 천재여서 책과 유튜브만으로도 정확한 기술 습득이 가능하다.
2. 유전자가 좋아서 대충 엉성한 테크닉으로 운동해도 몸이 좋아보인다.
3. 대부분 사람들은 훈련법을 모르고 운동을 꾸준히 하지 않기 때문에 다칠 만한 수준의 강도에 이르지 못한다.
4. 운동을 해도 쉬운 펌핑 위주의 팔운동이나 케이블 운동을 주로 하기 때문에 다칠 일이 없다.
5. 약을 쓰거나 젊어서 회복이 빠르다.
어떻게 돈을 쓸 것인가
어느 분야를 가든 잘하는 사람들은 극히 드물지만, 특히나 피트니스쪽은 진입 장벽이 낮아서 그런지, 제대로 가르치는 코치를 찾기가 너무 힘들다. 궁금해서 자격증 따는 것도 알아봤는데, 공부는 좀 해야하지만 글을 읽을 줄 알고 숫자만 셀 수 있으면 얻을 수 있는 것이 평범한 트레이너 자격증인 것 같다. 한국의 사정은 모르겠지만, 미국의 경우 눈감고 아무 헬스 트레이너에게 찾아가면 90%의 경우 돈을 버린다고 보면 된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훈련을 해야하는지 몰라서 자신들이 돈을 버리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 사람마다 원하는 것이 틀리기 때문에, 몸을 만드는데에는 여러가지 옵션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보통의 경우, 사람들은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최대한 효과적인 방법으로 몸을 만들고 싶어할 것이다. 좋은 코치들은 그 방법을 안다. 좋지 않은 코치들은 자신들이 그 방법을 안다고 생각하거나 헬스클럽에서 가만히 있다가 돈벌고 집에 가기만을 원한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코치를 만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보통 널리 알려진 대형 헬스클럽에서는 좋은 코치를 만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좋은 코치들은 돈을 많이 벌 수 있기 때문에 대형 헬스클럽에서 최저 시급 받으며 일할 필요가 없다. 대부분은 비싸고 특화된 체육관에서 많은 돈을 낼 수 있는 클라이언트를 위해 일하거나 개인이 체육관을 운영한다.
2. 인스타그램 감별법 - 나의 경우 트레이너의 인스타그램을 살펴 본다. 트레이너님의 인스타그램에서 90% 사진이 발가벗고 돌아다니는 사진이라면, 100% 확정할 수 없지만 그 분은 기술보다는 몸과 이미지를 위주로 파는 분이라 할 수 있다. 좋은 몸과 기술은 별개의 문제이다. 내가 아는 훌륭한 코치들은 몸이 아닌 기술을 판다. 인스타그램에서 나르시시즘에 젖은 몸사진이 아닌, 제대로 된 리프팅이나 실제 유용한 정보를 많이 올린다면 좋은 코치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보디빌딩을 하시고 싶은 분들은 시합 준비를 위해서 인스타그램에서 벗고 다시니는 분들을 찾아서 배워야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내 유전자가 보디빌딩 유전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보디빌딩 대회에 나갈 생각이 전혀 없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벗고 다니시는 분들에게 배우려고 하지는 않는다. 벗고 다니시는 분들은 몸으로 일단 팔았는데 막상 기술을 모를 수 있는 확률이 있기 때문에 돈을 버릴 수 있는 리스크가 있다. (그래도 몸도 안좋고 기술도 모르는 트레이너 분들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좋은 몸이 제대로된 훈련 및 리프팅 기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3. 몸 만들러 트레이너를 찾아갔는데 시작하자마자 케이블 운동, 팔운동, 버피 같은 걸 시키면 그 트레이너는 99% 확률로 아무 것도 아는 것이 없다고 보면 편할 것 같다. 좋은 코치는 벤치프레스, 스쿼트, 데드리프트 등의 아주 기본적인 리프팅을 먼저 가르치고 이 리프팅을 잘하게 되었을 때 나머지 악세서리 운동들을 가르친다.
4. 남성을 기준으로, 삼대 500kg가 넘으시면 아마도 좋은 리프팅 코치이실 확률이 높다. 삼대가 500kg 정도면, 좋은 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에 리프팅 기술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을 어느정도 확신할 수 있다. 그리고, 삼대 500kg은 하루 10시간 풀타임으로 일하는 회사원들도 열심히 훈련하면 금방 이룰 수 있는 수치이다. 목표가 보디빌딩이든, 파워리프팅이든, 직업이 리프팅을 가르치는 트레이너이고 평생 근력 운동만 하는 사람들이 삼대 500이라는 어렵지 않은 기준치를 못넘기면, 나는 솔직히 그 트레이너의 자격을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이것이 반드시 좋은 코치를 가르는 기준은 아니다. 그러나 리프팅을 가르치는 트레이너라 하면, 삼대 500이 자신에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이라 생각한다.
운동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해야하냐고 나에게 물어보면 나는 항상 좋은 코치에 돈부터 쓰라고 한다. 나는 독학을 좋아하지만, 운동에 있어서는 독학을 절대 반대한다. 독학으로 운동 배워서 몸을 한번 망쳐놓으면 정도에 따라 회복하기가 정말 힘들 수도 있다. 운동을 옳지 못한 방법으로 하다가 다쳐서 수술까지 가거나, 뉴스를 보면 운동하다 죽는 경우도 있다. 좋은 코치는 아마 절대 저렴하지 않을 것이다. 1회 코칭에 40만원을 내고 배워야할 수도 있다. 돈이 정말 없어서 못 배울 것 같다면 밖에서 사마시는 5000원짜리 커피 마시지 말고, 그 돈을 조금씩 모아서라도 한번 배워봐야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없어진 돈은 다시 벌면 되지만 우리의 몸은 딱 하나인 자산이다. 돈을 써서 몸을 지켜야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내 몸 버려가면서 혼자 하는 운동, 이미 다른 많은 사람들이 수많은 연구와 훈련으로 어떻게 해야하는지 어느정도 알아내었다. 내 생각에 운동은 돈주고 전문가에게 배워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