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09
비가 오는 날이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지만 아줌마들은 신이 났다.
아웃렛 세일 코너에 빗방울처럼 아줌마들이 자꾸만 자꾸만 모여 웅덩이를 이뤘다.
엄마 가방과 옷, 핸드폰을 들어주고 있는 나는 얼떨결에 아줌마들의 대답요정이 되었다.
아까 어머니가 입으신 건 사이즈가 몇이에요? 95?
네. 95였어요.
어머 나도 입어봐야지.
어떤 아저씨는 물방울무늬 옷을 입고 나온 아줌마한테
오 미자 씨 너무 예뻐. 진짜 예뻐.
나도 봐봐. 너무 이쁘지?
하며 본인이 입은 외투를 보여준다.
그러곤 노란색 옷은 입어보지도 말란다.
아줌마는 참내 짜증 나네 하면서도 고민을 한다.
그러더니 나를 보고
이거 노란색 어떻게 생각해요? 영 아니야?
아니요. 저는 괜찮을 것 같은데요.
노란 우비에 노란 장화를 신고 물웅덩이 위를 참방참방 건너는 아이들처럼 아줌마들은 까르르 신이 난 것 같아서 나도 괜히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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