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1 과제
10. 내면의 아티스트와 단둘이서 20분의 상쾌한 산책을 한다.
혼자 산책을 하는 편이 아니라서 혼자 나간 산책길은 뻘쭘하고 어색했다. 일부러 에어팟도 챙기지 않았다. 노래도 듣지 않은 채로 오로지 걷기만 했다. 나 자신과 처음으로 별로 친하지 않다는 걸 느꼈고 걸음걸이도 삐걱거렸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만나게 된 내면의 나와는 굉장히 어색했다. 평소에는 엄격하게 해야 할 일만 주고받는 사이였던 것 같다. 그렇게 나와의 어색한 첫 산책이 시작되었다.
지나가다가 본 소화전이 마치 겨울 귀마개를 쓰고 있는 것 같아 귀여워서 사진을 찍었다.
산책을 하다가 유독 정지, 금지, 빨간색 등의 표지판이 눈에 자주 들어왔다. 산책이 너무 어색하니 이제 그만하고 집에 가자는 내면의 신호였을까. 애써 그 신호들을 무시하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나는 무조건 20분을 채울 거야'라는 생각으로 걸었다.
원래는 어떤 나무였는지 궁금해졌던 앙상한 나뭇가지. 잎사귀가 없는 모습도 매력적이었다.
아티스트 데이트는 뭘로 할까 고민하다가 내가 좋아하는 유튜버인 영민 작가의 콜라주 작업이 문득 떠올랐다. 산책길에 떨어진 자연들을 주워 모아 집으로 챙겨 왔다. 콜라주 할 만한 것들을 모으면서 내면의 아티스트와 조금은 친해졌다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아직은 많이 멀었다. 내 생각보다 우리의 사이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아티스트 데이트를 하면서 조금 더 친해졌으면 좋겠다. 다시 예전처럼 사이좋게 지낼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