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1 과제
8. 가상의 인생 살기: 만일 당신이 다섯 가지 인생을 살 수 있다면 각각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그것이 무엇이든 적어둔다. 당신이 적어놓은 것 가운데 하나를 골라 이번 주에 그것을 해본다.
소설 작가, 과수원 주인, 시골 카페 사장, 동네 책방 서점 주인, 소품샵 사장
헤이즐은 빨간 벽돌로 지어진 건물의 외벽에 등을 대고 서서 범인의 그림자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범인은 가로등 불빛에 비친 그림자로만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지만 헤이즐은 그 그림자가 바로 범인이라고 확신했다. 헤이즐은 벽에 등을 맞댄 채로 게처럼 옆으로 걸었다. 숨소리조차도 느리게 흐르는 시간이었다. 그림자는 다행히도 헤이즐의 인기척을 느끼지 못한 채 백팩처럼 보이는 가방을 이리저리 뒤적거리고 있었다. 헤이즐은 한 땀 한 땀 바느질하듯 힘겹게 걸었다. 헤이즐의 목덜미로 식은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헤이즐은 손에 감싸 쥐고 있던 리볼버를 재차 만지작거리며 확인했다. 장전 완료. 지금 놓치게 된다면 아마 영원히 잡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그의 머리 위로 불쑥 지나갔다. 갑자기 떠오른 생각 때문인지, 헤이즐은 왠지 모르게 더욱 긴장하게 되었다. '이건 연습 게임이 아냐.' 헤이즐은 다시금 마음을 다잡았다. 그림자에게 집중할수록 귀에 꽂힌 인이어가 거슬리기 시작했다. 그는 한쪽 손으로 총을 꽉 붙잡고 조심스레 인이어가 매달린 귀로 다른 한 손을 가져가서 인이어를 뽑았다. 그때였다. 그림자가 움직였다. 그림자는 가방을 뒤져보는 걸 멈추고 헤이즐이 보지 못하는 반대편 골목 쪽으로 몸의 방향을 튼 것 같았다. 가로등 불빛 아래 비치던 그림자가 아까보다 더욱 작아졌다. 헤이즐은 지금이야말로 총구를 겨누고 저 자식을 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장전된 리볼버를 천천히 들어 올렸지만 또다시 어깨부터 경련 증상이 일었다. 헤이즐은 거의 들리지 않는 날숨에 욕을 얹었다. 다른 쪽 손목으로 달달 떨리는 손을 받치고 애써 총구를 겨눴다. 총구를 겨눠야 할 대상이 보이지 않았다. 헤이즐은 극도로 당황했고 몹시 다급해졌다. 헤이즐은 몸을 더 바짝 숙이고는 코너 밖으로 고개를 살짝 내밀었다. 위험한 행동이라는 걸 알면서도 갑자기 타깃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으니, 헤이즐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왜... 어떻게 갑자기 사라진 거지? 내가 따라붙고 있었다는 걸 알고 있었나?' 헤이즐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다시금 인이어를 차기 위해 급하게 손으로 몸을 훑어가며 인이어를 찾아보았다. 무턱대고 잡아 뺀 덕분에 무전기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을 인이어는 쇄골이나 어깨 주변에서 쉽게 찾아지지가 않았다. 그렇게 인이어에 정신을 빼앗긴 사이, 헤이즐의 반대편 어깨로 인기척이 느껴졌다. 사람의 온기가 아닌 차가운 쇠의 느낌이 헤이즐이 입고 있는 가죽 코트 밖으로 느껴졌다. '젠장.' 어둠 속에서 보이지 않는 헤이즐의 동공은 보이는 게 없음에도 세차게 흔들렸다. 오로지 보이는 것은 어둠 속에서 레이저처럼 빛나는 붉은색의 눈동자뿐이었다. 헤이즐의 심장은 미친 듯이 쿵쾅거렸고 이제는 정말 삶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순간,
제목 : 빨간 벽돌과 붉은 눈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