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12
마지막 주에는 창조성의 신비로운 정신적 핵심에 다가서게 된다. 창조성은 감수성과 함께 깊은 신뢰를 필요로 한다. 감수성과 신뢰는 바로 우리가 이 과정을 통해 개발해온 능력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창조적인 목표를 세우고, 마지막 순간의 저항에 대해 살펴본다. 그간 익혀온 기법들을 새롭게 다듬는 기회도 가질 것이다.
창조적 존재인 자신에 대한 신뢰
우리 각자는 내면의 꿈을 갖고 있다. 그것을 인정할 용기와 신념만 있다면 그 꿈을 펼쳐볼 수 있다. 인정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의심을 깨끗이 털어버리고 긍정할 때 길이 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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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의 꿈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인정하는 용기와 신념이 있나? 현실과 따져보고 계산하면서 어리광을 부리는 아이 취급을 하며 먼지 쌓인 창고에 처박아두지는 않았는지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그 꿈이 상처받지 않게 조금씩 꺼내어 어르고 달래며 실현시켜 나갈 준비를 해야 한다.
창조성의 신비
창조성은 인간의 삶 자체가 그렇듯이 어둠 속에서 시작된다. 먼저 이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그런 번뜩이는 아이디어에 앞서서 꼭 필요한 내부의 어두운 배태기간이 있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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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르는 기막히고 엄청난 아이디어는 일단 노트에 적어두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그 노트를 일주일 뒤에 다시 열어보고, 그 아이디어에 대한 생각을 덧붙인다. 그리고 또 덮어두고 일주일 뒤에 열어본다. 아이디어는 점차 둥글게 깎여서 곧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알을 깨고 나오는 아이디어를 기다리는 법을 배워야 한다. 아이디어가 잘 자라고 있는지 보겠다며 뿌리째 잡아당기지 않는 법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아이디어가 유기적으로 자랄 수 있도록 내버려두기보다는 너무도 자주 그것들을 밀고 당겨 밑그림을 그리고 통제하려 든다. 그러나 창조적인 과정은 통제의 과정이 아니라 포기의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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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글을 읽고 지난 창작물들에 대한 미안함과 후회를 가졌다. 그저 그 창작물들이 더 잘 자랄 수 있도록 지켜봐 주고 내버려 뒀다면, 지금쯤 어땠을까 항상 생각한다. 부족하고 완벽하지 않아 보이고 또 부끄러워서 삭제하고 통제하고 뒤바꾸고 갈아엎었던 수많은 창작물들을 생각한다. 성장하는 시간을 전혀 주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는 걸 몰랐다. 아마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활동하는 상상력
취미활동은 정신적으로 이롭다. 거기에는 어떤 일을 기계적으로 하는 데서 오는 소박한 해방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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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반복을 요하는 취미 활동이나 뇌를 식히는 취미 활동은 창조성을 기르는 데 아주 이롭다. 나는 스마트폰 중독이지만 그래도 모바일 카트라이더를 할 때는 숏츠나 릴스를 무한 반복해서 보는 것보다는 뇌가 깨끗해지는 기분을 받는다. 그리고 손으로 하는 취미도 좋아한다. 무엇보다도 글쓰기는 아주 좋은 취미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당신은 지성을 잃는 대신 영혼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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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정말 맞다 ! 나는 지성을 잃고 영혼을 얻었다. 좀 더 멍청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나는 못 그리는 그림을 그려보고, 남자 친구의 휘파람에 맞춰서 노래를 불러본다. 과자 접기를 하기도 하고 딸기맛이 나는 우유 빨대를 사기도 했다. 나의 영혼은 더욱 풍요로워졌다.
현재로부터의 탈출
"생각해봐. 중요한 출장을 막 떠날 참인데, 네 남편이 갑자기 네가 필요하다고 하는 거야. 정말 아무 이유도 없이 말이야. 또 이런 경우도 있지. 직장이 너무 형편없어서 때려치우려고 하니까, 못돼먹은 사장이 별안간 5년 만에 처음으로 월급을 올려주는 거지. 그럴 때 속지 말라고. 정말 속으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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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신기하게도, 내가 뭔가를 하려고 마음먹으면 항상 어떤 상황이나 사람이 나를 가로막은 적이 있었다. 아티스트 웨이도 마지막 한 달을 남기고 1년의 공백기를 가진 채 묵혀있었던 것처럼, 언제라도 내가 가고 싶은 길을 가로막는 상황이나 사람이 생길 수 있다. 우리는 그 덫을 조심해야 한다. 창조성이 나날이 발전하면 이상하게 거절하는 능력도 상승한다. 거절해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창조성에 반하는 그 어떤 상황과 사람은 모두 거절하고 떠나보내고 거리를 둬야 한다. 우리의 영혼과 창조성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진심으로 어떤 것을 원하고 어떤 것들에 주저하는지 알고 있다.
창조성을 회복하고 있는 사람들은 한창 달아오를 때면 가장 가까이 있는 트집쟁이를 찾는다. 자신의 열정을 지극히 회의적인 친구에게 누설해버리는 것이다. 우리가 그를 부르거나, 우리가 부르지 않으면 그가 우리를 부른다. 이것이 바로 시험이다.
마법의 첫 번째 규칙은 자기봉쇄라는 것을 항상 기억하자.
탈출속도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충고자를 두는 법을, 회의주의자들 사이에서 조용히 움직이는 법을, 동지들끼리만 계획을 이야기하는 법을, 신중하게 동지를 가려내는 법을 알아야 한다.
나를 도와줄 친구들의 목록을 작성해보자. 도움이 안 되는 친구들의 목록도 따로 만들자. 항상 트집만 잡는 사람들의 이름을 떠올리고 무엇에 대해 그러는지 적어본다. 당신을 따뜻하게 응원해줄 사람을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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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도와줄 친구들 : Y, T, H
도움이 안 되는 친구들 : J
항상 트집만 잡는 사람들 : 거의 다. 나를 짜증 나게 함. 내 인생에 기분 나쁘게 관심이 많음. 나는 지들 인생 관심 없는데.
나를 따뜻하게 응원해 줄 사람 : Y, T, M, H
탈출속도에는 강철 같은 의지라는 칼과 자기결단이라는 방패가 필요하다.
"그들은 너를 가만두지 않을거야. 잘 기억해둬. 네 목표를 세우고 경계선도 확실히 그어놔."
앞을 똑바로 주시하고, 지평선에 어른거리는 귀신같은 존재들이 비행을 방해하지 못하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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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모든 창작물들에 대해 이러한 규칙을 먼저 세워 보호해야겠다. 첫째, 함부로 남에게 나의 창작물을 보여주거나 발설하지 않기. 둘째, 창작물이 일정 궤도에 오를 때까지 지켜봐 주고 함부로 건드리지 않기. 셋째, 창조성의 목표를 세우고 그것에 반하거나 거슬리는 모든 것으로부터 나의 창작물과 목표를 적극적으로 보호하기. 나는 더 굳건한 창작자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