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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니 Nov 02. 2020

프리랜서 작가의 즐거운 책 쓰기

11월, 원고 집필의 달

프리랜서 작가의 즐거운 책 쓰기




있잖아요, 제목은 비밀이에요. >_<






11월, 책 쓰기의 달




당분간 도서관, 개인 수업과 안녕이다. 11월 한 달은 오롯이 원고에 집중하기로 했기에. 총 53개  소주제 중 맺음말을 포함해 12개가 남았다. 다음 주 토요일까지 초고를 모두 완료하고, 남은 2주 동안 전체 탈고를 몇 차례 한 뒤, 30일에 편집자님께 원고를 넘길 예정이다. 다행히 틈틈이 글을 써 모았기에 조급하지 않아도 된다. 첫 종이책 『꽂히는 글쓰기의 잔기술』은 자료 수집을 제외하고 보름 동안 초고를 쓰려 정말 모든 걸 제치고 작업했다. 물론, 초고 쓰기가 짧았지 탈고는 여러 번 했다.



이번 원고는 다른 때와는 달리 씁쓸함과 감사함이 공존한다. 덕분에(?) 감정이 오락가락하는구나. 에세이 『아무도 널 탓하지 않아』처럼 이번에도 애벌레가 허물을 벗듯 솔직한 나를 드러내서 그런가, 싶다. 2년 전, 부산에 사는 한 독자님이 "이렇게 솔직하게 써도... 괜찮아요?"라고 말할 정도로 이번에도 그리했다. 달라진 하나는 인간 이혜진이 아닌, 5년 차 작가 이지니로서다.










이 길의 5년, 여전히 무명이지만 행복해






난 여전히 무명의 길을 걷고 있다. 2015년 12월, 생애 첫 전자책을 출간하고 지금껏 책을 쓰고 있다. 오늘은 2020년 11월이니 약 5년 동안 7권을 세상에 내놓았다. 5년 내내 프리랜서로 지내진 않았다. 아무리 글쓰기가 좋아도 먹고살려면 돈을 벌어야 했기에, 끝이 보이지 않는 빚을 갚아야 했기에 '책 쓰기'에만 몰두할 순 없었다. 하지만 누구보다 행복했고, 그 행복은 지금도 여전하다. 아니, 더 진하다.



'책' 만으론 최저 시급 근처에도 닿지 못할 돈을 얻었다. ('얻었다'라는 표현이 어울리진 않지만) 감사하게도 참고, 견디니 글쓰기로 먹고사는 날이 왔다. 그래, 좀 더 솔직해지자. 난 참은 적도, 견딘 적도 없다. 억지로 견디고 이겨내는 건 성격상 어울리지 않는다. 난 5년 동안 즐겼다. 지금도 이 '즐김'과 여정을 함께하고 있다. 아,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5살 때부터 하고 싶은 게 참 많았던 아이. 자다 일어나면 그새 꿈이 바뀌던 아이. 그래서인지 성인이 돼서도 한 가지 일에 몰두하지 못했다. 그 아이가 서른셋이 됐을 때, '진짜 길'을 만났다. 처음으로 돈을 보지 않고 들어선 길. 남들은 내게 직장 생활이나 하면서 경력이나 쌓으라며, 그렇게 해서 돈 모아 시집이나 가라며, 글 써서 무슨 큰 벼슬을 얻겠느냐며 한심한 듯 쳐다봐도 꿋꿋하게 '좁은 길'을 걷는 아이. 그 아이가 나라서 다행이다. 내게 '축복'이 닿아서 감사하다. 뭐라고 설명할 순 없지만, 사람들이 말하는 '돈과 명예(벼슬이라 칭하는)'를 보고 이 길로 들어선 게 아니다. 다들 잘 알겠지만 이 길은 저 둘과 오히려 아주 먼 사이다. 그럼에도 나는 이 길이 좋다. 평생 걷고 싶다. 처음으로 머리가 아닌 가슴이 시킨 일이다. 곧 죽어도, 누가 뭐라 해도 늦었다, 이젠. 아무리 강한 햇빛을 들이밀어 봐라. 내가 이 옷을 벗나 안 벗나!










늘 그랬듯 이번 원고에도 '솔직함'을 넣어 읽기 '쉬운 글'을 쓰련다. 앞으로 글쓰기를 제대로 하려는 이에게,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을 내고 싶은 이에게, 작가라는 길을 걷고자 하는 이에게 내 작은 어깨를 빌려줄 수만 있다면 좋겠다.




11월, 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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