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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니 Jul 23. 2021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게 될 줄이야

(feat. 도서관 강사료 지급)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게 될 줄이야










강사 확인서에 사인하며



지난 15일, 서울에 있는 한 도서관에서 4주 동안 온라인으로 진행한 책 쓰기 수업이 마무리됐습니다. 지원자 15명 중 두 분을 제외하고 끝까지 수업에 참여해 주셔서 진행하는 내게도 큰 힘이 되었죠. 게다가 몇몇 분이 내 이메일로 따스한 메시지까지 보내 주셔서 어찌나 감사하던지요. 무엇보다 아무것도 아닌 내게 이런 귀한 기회를 또 한 번 허락해 주신 사서님께 가장 감사드립니다.


강사료 지급을 위해 ‘강사확인서’ 및 ‘근무상황부’에 사인해서 보내 달라는 사서님의 요청에 마음속 콧노래와 함께 사인하고 스캔해서 전달했습니다. 열심히 일한 보람을 느낄 틈도 없이 나를 스친 건 다름 아닌 4~5년 전 일이었어요. 커피 한 잔 사 마실 여윳돈이 없던 그때를 말이에요. 주변 친구들이 한 회사에 진득하게 다니며 몸값을 올리는 동안, 반드시 꿈을 이루겠다며 자기계발로 천만 원에 가까운 돈을 투자해, 글을 쓰며 빚을 갚으려 계약직과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나. 남들 눈에는 소위 '패배자'라 불리던 내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그때의 내가, 책을 써서 많은 분 앞에 경험과 지식을 전하게 될 거라고 상상이나 했을까요? 음, 다른 건 몰라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는 모습은 어느 정도 예감했습니다. 당시에 나는 '지금은 보잘것없지만, 두고 봐라(안 좋은 의미의 다짐이 아닙니다). 반드시 내가 해야만 하는 일, 좋아하는 일, 잘할 수 있는 일로 행복하게 살리라!'라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지요.


그리고 지금, 그날의 다짐대로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심지어 돈까지 벌면서 말이에요. 사실 나는 돈을 보고 이 길을 온 게 아닙니다. 처음부터 '책을 써서 강의하며 돈을 벌어야지!'라는 마음으로 들어선 게 아녜요. 그저 책 쓰기가 좋아서 꾸준히 썼고, 5년이 지나 강의 기회가 여러 차례가 왔고(첫 책을 출간하자마자 강의 기회가 왔지만, 너무 두려워서 거절했어요) 이 역시 신나는 일이라 제안이 올 때마다 수업을 진행했더니 강사료인 '돈'을 주셨습니다.













책 쓰기는 내 운명


책으로 돈을 번다는 건 애초에 기적 같은 말이라 여기니 일찌감치 내려놓았습니다. 그럼에도 계속 썼어요. 혹여 처음부터 인세로 먹고살고 싶은 분이 계신다면, 음…. 깊이 고민해 보셔야 해요. 부정의 답을 드리고 싶진 않지만, 이 바닥이 그렇습니다. 10만 부, 50만 부가 팔리는 인기도서의 영역은 사람이 아닌 신이 결정하니까요. 출판사에 수십 년 몸담은 베테랑 편집자들도 ‘잘 팔리는 책’을 예상하지만 빗나가기 일쑤라고 하니 말 다 했잖아요. 여하튼 2년 전에 나 역시 인세의 꿈을 내려놨다는 말씀입니다.


'책 쓰기'라는 길에 막 들어서던 때도 그랬고, 출판 시장의 현실을 아는 지금도 그렇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 내 심장이 멋대로 나대는 일, 잠을 덜 자도 피곤치 않은 일은 '글을 써서 책을 내는 것'입니다. 글쓰기가 아닌, 책 쓰기라고 하는 이유는 내가 글을 쓰는 목적이 '책 출간'이기 때문이에요. 10년 전에는 글을 꾸준히 쓰고 싶어서 메모했다면, 이제는 책을 출간하려 꾸준히 글을 모읍니다. 책을 쓰며 내 경험과 지식을 다른 이들에게 전하는 일 또한 무엇보다 행복합니다.













현실이 어두워도 좋아하는 일이라면




'그저 좋아하는 일을 했더니, 어느 날 돈이 들어오더라'


예전에 TV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어떤 사람이 한 말이었어요. 좋아하는 일을 하며 돈을 버는 이들이 얼마나 많을지는 모르지만, 대부분 사람이 꿈꾸지 않나요? 과거의 내가 그랬듯이요. 물론 좋아하는 일로 돈까지 벌려면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무작정 돈을 벌어야 한다면 당장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회사 등에 취직하면 되지만,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일단 그 일을 시작해야지요. 언제까지? 돈이 벌릴 때까지. 그런데 또 '돈'을 염두에 두고 시작하면, 중도에 그만둘 확률이 높아요. 좋아하는 일이라고 하면서 '아, 도대체 돈은 언제 벌리는 거야….'라는 생각이 나도 모르게 들기 때문이죠. 이 생각이 들어오는 순간, 좋아해서, 즐거워서 하던 일이 ‘억지로’, ‘마지못해’로 바뀔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자기계발 투자로 빚이 산더미인 나는 TV 속의 말이 크게 와닿았습니다. 지금을 예감했나 봐요. 물론 글쓰기로 돈을 벌기까지 4~5년이 걸렸지만, 누군가는 더 짧게, 또 다른 누군가는 10년 이상의 긴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죠.








내 책 『무명작가지만 글쓰기로 먹고삽니다』가 출간된 지 100일이 지났는데요. 독자님이 꾸준히 느는 걸 보니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정말 많구나, 느낍니다. 더 나아가 작가를 꿈꾸고, 글로 돈을 벌고자 희망하는 분들 또한 적지 않다는 방증이라 여기고요. 잘은 몰라도 글쓰기, 책 쓰기 등의 키워드에 관심 있는 분들이 앞으로도 줄진 않을 듯해요. 그분들께 조금 먼저 이 길을 걷고, 경험한 내가 작은 나침반이 되어드리고 싶습니다. 그런 의미로 더 열심히 경험할게요. 깨달을게요. 넘어지고 실패할지라도, 화가 나고 억울해도 내가 겪어야만 한다면 피하지 않겠습니다. (후들후들, 나 지금 떨고 있나요?) 그 일로 누군가에게 글쓰기 및 책 쓰기 동기부여는 물론 꼭 필요한 시행착오 처방전을 드리도록 할게요!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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