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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니 Jan 18. 2023

읽는 이(독자)에게 공감을 얻는 글감이 따로 있다?!

읽는 이(독자)에게 공감을 얻는 글감이 따로 있다?!








“누나, 생활 글을 하나 써야 하는데 어떤 주제가 좋을까요?”

“말 그대로 생활 글인데, 네 주변에서 잘 찾아봐.”

“주변이요? 내 주변에 할 만한 이야기가 없는데요?”

“없기는 왜 없어? 네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나 관심사, 과거 이야기 등 많고만!”

“그런 거 말고, 좀 있어 보이는 글을 쓰고 싶어요.”



대학교에 다니는 S 군과 나는 평소에도 서로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털어놓을 만큼 친하게 지내는 사이입니다. 그런데 ‘글쓰기’와 관련된 주제만 나오면 한겨울의 고드름이 어는 것처럼 손이 얼어붙어 “도무지 무슨 내용을 써야 할지 모르겠어요.”라고 호소해요.




상대방과 이야기할 때는 그렇게 잘하면서 왜 펜만 쥐면 얼음이 될까요? 아마도 ‘글감’을 어렵게만 생각하기 때문이죠. 실제로 눈앞에 있는 모든 것이 소재가 될 수 있음에도 본인에게는 하찮고, 별것 아닌 것으로 비추어 글감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우리가 자주 접하는 일기, 편지, 기행문, 감상문 등과 같은 생활문은 말할 것도 없고, 작사나 시의 글감도 생활 속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글은 물론이고 노래도 좋아하는 나는 자연스럽게 ‘작사’에 관심이 갔어요. 2015년, 정식으로 작사 학원에 등록했습니다. 매주 소화해야 할 과제는 단연 작사하기죠. 가사가 없는 멜로디에 가장 어울리는 노랫말을 넣는 일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짜릿함을 안겼습니다. 내가 쓴 가사는 모두 내 경험과 생활에서 나왔어요. 어느 곡 하나도 '가상'이 없었습니다. 한 번은 닭똥 같은 눈물이 떨어질 것만 같은 슬픈 멜로디에 가사를 입혀야 했어요. 당시 심한 감기에 걸려 약을 복용하고 있었는데, 문뜩 이별 노래와 적합한 것 같아 바로 가사를 적었죠. 실제로 겪은 이별의 감정과 덜 삼킨 가루약의 쓴맛을 가사에 녹여 내 <가루약>이라는 가사를 제출했습니다. 작사가 선생님은 내 과제를 보자마자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이야기를 신선한 시각으로 표현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평범한 일상을 신선한 시각으로 보는 순간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하루하루가 늘 똑같은데 무슨 소재를 찾으라는 거야?”라고 묻는다면 애초부터 글감을 찾으려는 마음이 없다는 뜻과 같아요. 나는 하루를 보낼 때마다 매의 눈으로 관찰하고 메모합니다. 아이가 하는 말이나 행동, 배꼽이 달아날 정도로 웃었던 일, 라디오나 TV 매체 등 귀에 들리는 모든 것,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 등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게 생활 글감이에요. 사소한 일도 생각 없이 바라본다면 별것 아닌 일이지만, 눈에 돋보기를 달듯 바라보면 꽤 쓸 만한 소재로 포장됨을 알게 됩니다. 내 눈에는 별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다른 사람에게는 특별하게 비출 수 있을뿐더러 맞춤 정보가 될 수 있고요. 나는 대학 졸업 후 10여 년 동안 아르바이트를 포함하여 30가지가 넘는 일을 경험했습니다. 내가 만난 사람이 많았던 만큼 다양한 체험도 많았지요. 블로그나 SNS에 글을 쓸 때마다 먼 곳에서 소재를 찾지 않아요. 설령 그 이야기가 나를 창피하고 초라한 사람으로 보이게 할지라도 '공적' 글쓰기를 합니다.




글을 쓸 때마다 돈을 주고도 구할 수 없는 나만의 보물 상자를 열어요. 내 생활 속에 있는 이야기를 꺼낼 때 사람들이 공감해 주거든요. 힘든 사람에게는 위로가 되고,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해결책을 주며, 부정의 생각으로 가득한 사람에게는 긍정의 기운을 전해줍니다. 특히 꿈, 외국어 공부, 유학, 돈, 연애, 취업과 같은 키워드의 고민을 듣게 되면 내가 들은 이야기가 아닌, 실제로 겪은 이야기를 전하죠. 많은 경험이 지금의 나를 있게 했습니다. 인생에 이야기가 없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어요. 심지어 초등학생도 사람들의 이목을 끌만한 이야기가 반드시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솔직하고 담백하게 담아낸다면 읽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시간문제죠. 아직도 글감을 찾아 헤매고 있나요? 당신의 과거, 현재, 미래를 떠올려 보세요. 수많은 글감이 쏟아져 나올 테니까요.









읽는 이(독자)에게 공감을 얻는 글감은 특별하지 않아요, 바로 '평범한 내 이야기'입니다. 평범한 내 이야기에서 특별히 느낀 그 무엇 '한 스푼'만 첨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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