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지난주에 이어 또 다른 어린이집으로 ‘자녀 문해력을 위한 부모 교육’ 강의를 진행하러 다녀왔다. 도서관에서 처음 강의 의뢰를 받았을 때는 '교육'이라는 단어에 다소 무거운 마음이었지만, 일방적인 설명이 아닌, 내가 진행하는 초등학교 글쓰기 수업의 실제 사례를 소개하고, 부모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시간으로 가득 채우는 게 미션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오늘 강의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은 ‘나를 소개하는 한 단어’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타임머신을 타고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으로, 부모님들이 자신을 한 단어로 표현하게 했다. 한 분은 “나는 고추야. 매사에 화끈하거든.”이라고 말해 큰 웃음을 자아냈고, 또 다른 분은 “나는 브로콜리야. 펌은 안 했지만 내 머리는 엄청 곱슬 거든.”이라며 자신을 소개했다. 그 순간, 우리는 다 같이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웃음꽃이 피었다.
이어서 질문 하나를 던졌는데, 이 질문이 모두를 깊이 생각하게 만들었다. "어릴 때의 기억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요?" 생각할 시간을 드린 후...
의외로 비싼 장난감이나 화려한 여행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아빠가 나무로 직접 만들어준 '말'이요.", "엄마와 함께 피자를 만들었던 순간이요.", "자전거를 가르쳐 주셨던 아빠요."와 같은 소박한 장면들이 부모님들의 마음속에 가장 큰 추억으로 남아 있었다.
부모님들의 답변처럼 우리가 자녀에게 해줘야 할 것은 거창하거나 비싼 무언가가 아닐지도 모른다. 답은 어쩌면 너무 간단하다. 바로 '부모와의 시간'이다. 비싼 장난감이나 해외여행이 아닌, 비 오는 날 아이와 함께 비를 맞으며 뛰었던 기억, 나뭇잎을 모아 하늘로 뿌렸던 작은 순간들이 아이의 인생에서 가장 큰 울림을 남긴다는 것이다.
강의가 끝난 후, 몇몇 부모님들은 오랜만에 아이 교육에 대한 강의를 듣게 되어 너무 기뻤다고 말했다. 한 분은 "강의 내용이 실제로 아이에게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것들이 많아서 좋았다."라고 하셨고, 또 다른 분은 "강사님의 밝은 에너지가 특히 좋았다."라며 소감을 나눴다. 자녀의 글쓰기 교육에 대해 진지하게 질문하는 부모님도 계셨다.
중요한 것은 어느 부모도 자신의 아이가 잘못된 길로 가길 원하지 않으며, 모두가 자녀를 사랑한다는 것이다. 이번 강의를 준비하고 또 진행하면서, 나 또한 내 두 딸에게 더욱 사랑으로 다가가야겠다고 다짐했다. 일과 살림으로 늘 피곤하지만, 아이와 함께 놀아줄 수 있는 '때'를 소중히 여기며 좀 더 자주 함께하려 한다. 아이의 삶에 작은 추억들이 더해지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