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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워킹맘 May 16. 2019

불광불급, 아직 미치지 않아 일이 안되는 걸까?

워킹맘, 출근하기 싫은 날

"운동장 주변만 뱅뱅 맴도는 것 같습니다."

"이거했다 저거했다 마음만 바쁘지 뭐 하나 제대로 된 결론을 내리지 못했어요"

"많은 것을 고민하는 건 좋은데, 그게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어제 저녁 8시까지 저녁도 안 먹고 계속된 업체와의 미팅에서 저희 팀장님이 하신 말씀입니다.


​업체 인원한테 하신 말씀이지만 사실 저보고 하시는 말씀이지요.
재료 개발은 업체 혼자 하는게 아니니까요.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 TV나 핸드폰, 모니터, 노트북 안에 있는 디스플레이, 그 속에 있는 어떤 재료를 디자인하여 성능을 개선하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요새 일이 잘 안되고 있습니다.
거의 2년 가까이 하고 있는 프로젝트인데, 팀장님 말을 빌면 2년동안 운동장 트랙만 달리고 있네요.

어디로 가야하는지는 아는데 거길 갈 방법을 못찾고 있습니다. 참 답답합니다.

퇴근해서 집으로 돌아와 맥주 마신적도 많아요.
살도 1~2키로 빠졌구요.
앤트맨이 되서 고분자와 액정분자 사이를 헤집고 다니며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지요.

뚜렷한 결론도 못내리는 데 바쁘게 일만 시킨 후배들한테도 미안하고, 팀장님 볼 면목도 없습니다.

아침 출근길, 회사 가기가 참 싫습니다.​


워킹맘 아침 출근길,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지금 하는 일에서 성공 체험을 한 적도 있습니다.

18년 동안 연구해서 제품 적용이 안되었던 기술이였는데, 18년만에 제품 적용을 시켰고 이제는 전 제품에 널리 사용되고 있으니까요.

CEO님이 사원들 대상으로 강연하실 때 종종 회자가 되 일화입니다.




"가야할 길이라면 제대로 될 때까지 끝장을 봅시다.

○○기술은 한계 등으로 인해 많은 시행착오와 개발 중단을 겪었지만 끈질긴 노력 끝에 201○년 제품화에 성공했습니다. ○○기술은 갈수밖에 없다라는 신념하에 장장 18년만에 얻은 소중한 결실이었던 것입니다. 불광불급 즉, 미치지 않으면 도달할 수 없습니다. 한 번 시작했다면 끝장을 보겠다는 자세로 중도에 포기하지 말고 성과를 만들어 갑시다."
<저의 회사, CEO 노트 중 (연설문)>



불광불급, 요즘 일이 안되는 게 아직 제가 미치지 않아서 그런 걸까요?


참나, 미춰버겠습니다.


회사 일은 참 어렵습니다.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치지 못하면, 미치지(이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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