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그리워질 밤

by 수영

출근 전에 자고 있는 어린 아들 귀에 대고 속삭인다.

"아들, 엄마 다녀올게,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해"

그럼 아들이 졸려서 눈도 못 뜨면서 잘 다녀오라고 손을 흔들어준다.

곤히 잠들어 있는 아이를 깨우고 싶지 않지만 인사도 안 하고 출근하면 일어나서 엄마가 없다고 운다.

조막만 한 아들 손바닥을 잠시 만지작 거리다가 출근을 서두른다


열심히 일하다가 퇴근해서 오면 기진맥진이다.

날 기다리고 있는 폭신한 침대에 훌쩍 뛰어들고 싶지만 기다리고 있는 집안일들이 있으니 꾹 참는다.

동동 거리면서 해야 할 일들을 끝내고 나면 아들을 재운다는 핑계로 일찍 침대에 눕는다.

아. 하루 종일 이 안식처에 눕기를 손꼽아 기다렸더랬다.


아들의 귀여운 조잘거림이 시작된다.

"엄마 1+1이 뭔지 알아?"

"3!"

엄마의 자신감 넘치는 오답에 아들이 까르르 웃는다.

"아들, 엄마가 사랑해, 이번엔 우주만큼 태양만큼"

아들 등을 손바닥으로 쓸어주니 아이가 문득 조용해진다.

나도 어느샌가 까무룩 잠이 든다.


생각만 해도 미소 지을 수 있는 순간들이 있다.

아이가 커서 혼자 자게 되면 사무치게 그리울 순간들.

이 행복한 시간들을 나는 날마다 그저 당연하게 소비 중이다.

이 순간이 나중에 얼마나 그리울지 벌써부터 알지만, 그렇다고 더 진하게 누리지도 못하고 흘려보낸다.


행복한 순간들을 알아채는 마음의 눈은 어디에 있는가?

나는 그 순간들을 어떻게 충만히 만끽할 수 있는가?

행복의 열쇠는 그 비밀을 아는 것에 있을 터인데.

그 비밀을 알기 전까지는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볼 참이다.

이전 24화화요일 글을 수요일에 올리는 변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