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랄라 Jun 19. 2022

<레퍼런서의 말들>

#서로가 서로에게 영감이 되어주는

<레퍼런서의 말들>, 스티커가 나왔습니다!




#두둥! 스티커가 나왔다! 나왔는데!


드디어 나왔다.  창고살롱 시즌 1,2,3 그리고 3.5까지 탈탈 털어 추리고 또 추려낸 열 아홉개의 문장들이 '레퍼런서의 말들' 이라는 스티커로 탄생했다. 내가 한 말이 물화(物化) 된다는 것은 어메이징한 경험임을 스티커를 만들면서 알았다.


문장을 추리는 과정까지는 모든 팀원들이 함께 했고 디자인은 정은님이 도맡아 해주셨다. 돌이켜보면 나는 직접 디자인을 한 경험은 없지만 항상 그 옆에 있었다. 고객들에게 나가는 디자인물 기획을 오래 했었는데 내용 기획을 직접하고 디자인은 디자이너에게 의뢰해서 했지만 수정하고 감수해서 최종적인 'OK' 사인을 주는 건 나였다. 그런데 일을 하면서 디자인은 내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어쩌면 그 책임에서 한 발짝 비켜나 있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그런 경험으로 그리고 디자인을 하는 정은님께 최대한 결정권을 드리고자 하는 마음에서 디자인 단계에 넘어 갔을 때는 크게 개입하지 않았다. '그래서 정은님이 조금 외로우셨을까?' 하는 생각이 이제야 든다.


그래서였을까, 오랜동안 준비하고 기다렸던 스티커가 나왔는데 내 마음속에서 '짜란~' 하는 무언가가 없었다. '아, 나왔구나.' 정도의 마음이였는데 그 마음이 내내 무엇일까 생각했다. 그런데 답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혜영님, 정은님과 이야기를 나누기 전까진.


#마인드셋을 바꿔보자, 전략적으로


6월 1일 지난 대통령 선거날, 완성된 스티커 택배를 보내는 작업을 다 마쳤고, 그 후 2주가 지나서야 혜영, 정은님과 미팅을 했다. 1차 프로젝트가 끝났으니 서로의 소회를 나눠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그 시간을 통해서야 내 진짜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사이드 프로젝트'로  자발적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기대가 있었던 것 같다. '돈을 벌자고 하는 일은 아니지만 이걸 통해 내가 얻을 수 있는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시작할 때의 마음을 넘어선 것 같았다. 그래서 내 기대보다 반응이 못미쳤을 때 나는 이 프로젝트에 대한 오너십을 조금은 놓아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돌이켜 보면 회사에서 어떤 프로젝트를 맡아 했을 때도 내가 담당했던 역할들이 분명히 나뉘어 있었다. 같은 역할을 다른 팀원들과 나누어 한 경험들이 없어서 였는지도 모르겠다.


정은, 혜영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무엇을 위해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는지, 나의 동기는 무었이였는지. 내가 자발적으로 좋아서, 그리고 그 과정을 즐기고자 대기업에서는 못하는 그걸 하고자 시작한 프로젝트가 아니였나. 그리고 혜영님이 해주신 말씀이 이번에도 큰 울림이 되었다. 어떤 일을 할 때 그 결과보다는 그것을 완성해 냈다는 그것에 만족하고 감사한다고 하셨는데, 그 일을 시작하는 마음이 중요한 것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마인드셋을 바꿔보자' 라는 생각을 요즘 계속 하고있었다. 왜? 어떻게? 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혜영님이 '전략적으로' 라는 말을 붙이자 한 번에 수긍이 확 되었다. 그래, 나를 위해서 마인드셋을 한 번 바꿔보자, 전략적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영감이 되어주는 <레퍼런서의 말들>

매일 새벽 신영복 선생님의 <담론>을 낭송하는 모임을 하고있다. 매주 금요일마다 읽었던 문장 중 인상깊었던 구절을 나누는데 오늘 나눴던 이 문장 '우리의 삶도 그렇고 세상의 변화도 그렇습니다. 작은 실수가 있는 어떤 국면이 끝나면 그 실수 때문에 다시 시작하는 그런 경로를 이어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역시 완성과 미완성의 관계라고 생각합니다.'을 보면서 <레퍼런서의 말들> 중  '완성형의 나여야 한다는 생각에서 자유로워져도 된다.' '한 번의 실패가 다른 길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이 두 개의 문장이 생각났다. 

세상에, 이 말들이 어떤 사유를 통해 나온 것인지 내가 그것을 간과하고 있었구나, 엄청난 통찰력의 말들을 내가 물화하면서도 알아채지 못했다니.


고이 싸둔  포장지에서 스티커를 꺼내 내 나름의 포토스팟에서 사진을 여러장 찍었다. 사진으로는 다 전해지지 않겠기에 가까운 지인들에게 왜 진작 선물하지 않았나 생각했다. 이제부터라도 널리 널리 알리련다. 이 엄청난 것을 우리가 만들었노라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