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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ny C Jan 27. 2019

헬싱키 나들이

<핀란드에서 살아남기 - 5화>

Jyväskylä (유바스큘라 - 이하 유바)에서 사는 나는 가끔씩 주말에 헬싱키로 당일치기 여행을 한다. 2년 반 넘게 살고 있는 나로서는 대부분 관광을 목적으로 하는 여행이 아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가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유바에서 헬싱키까지는 버스나 기차로 로 3시간 넘게 걸린다. 내가 장장 왕복 7시간 가까이 소요해서 헬싱키로 가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로, 헬싱키에서 나의 전공인 스포츠심리학에 관련된 일, 바로 운동선수들의 상담을 한다는 것이다. 선수들을 상담해주는 일은 정말 뿌듯하다. 다양한 배경에서 자라온 여러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공감하면, 신기하면서 즐거워진다. 나와 대화를 나누고 집중을 더 잘한다거나 마음이 편해졌다고 고맙다 해줄 때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쁘다.






Pho - 베트남 쌀국수

둘째로, 나는 스포츠팀의 선수들과의 일이 끝나고 헬싱키 Kamppi(깜삐) 역  근처에 있는 맛있는 베트남 음식점에서 밥을 먹기 때문이다. 10 유로 가격에 파는 큰 그릇의 Pho. 그 외에 Bun Bo 등 다른 음식도 판다. 유바에서는 맛볼 수 없는 맛있는 베트남 음식점에 마음을 뺏겼다. 상담일을 마치고 그곳에서 먹는 뜨끈한 쌀국수는 나를 정말 행복하게 해 준다.




이 글은 홍보성 글이 절대 아닙니다.

셋째로, 조금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바로 바나나킥 때문이다. 유바에도 아시안 마켓은 있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음식이 많지 않다. 헬싱키에 올 때마다 늘 여러 봉지의 바나나킥을 사 간다 (이 글은 홍보성 글이 아님을 확실하게 해두고 싶다). 여러 개의 바나나킥을 가방에 쑤셔 넣고 나중에 유바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한 봉지 까먹는 그 맛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맛있다. 마지막 봉지 속 가루를 탈탈 털어먹을 때까지 신성한 의식인 것 마냥, 나에겐 참 소중한 시간이다.










나의 당일치기 헬싱키 나들이는 이렇게 끝난다. 유바로 돌아가면 항상 늦은 시간이지만, 많은 일을 하고 즐겁게 재충전을 헸기 때문에 늘 즐거운 당일치기였다고 말할 수 있다. 7시간가량 움직이며 피곤하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유바의 촌구석(?)에서 사는 시골 소녀로서 대도시(?) 헬싱키에 여행하는 것은 늘 재밌다. 그래도 역시 서울만큼 흥미진진하진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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