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에 눈이 번쩍 뜨였다. 깨끗이 씻고 나들이 옷으로 챙겨 입고 가방 두 개를 챙겼다. 오늘은 아이들과 몇 달 전부터 약속했던 파주에 가는 날이다.
요즘 평생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제2의 인생에 도전 중이다. 막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썼던 책가방에 오늘 읽을 책들과 노트북 등을 넣고 작은 가방에는 성경책과 공책, 그리고 펜을 넣었다. 산행을 가도 내려오는 길이 더 중요하다는데 모토가 품위 있고 고상하게 늙기이니 인생의 이모작을 글쓰기와 음악으로 시작하니 어찌 우아하지 아니할까.
교육대학원에서 조기 영어교육학을 전공했지만 일을 하려는 마음보다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유학과 이민때문인지 친했던 중학교 때 친구들과 만나도 드문드문 어색했다. 지금은 강의 북쪽에 산이 어우리진 평안하고 편안한 곳에 살지만 결혼 전에는 강의 남쪽에서 버스 정류장이 없어 유치원에서 집까지 걸어오는 길이 험난하기도 했다.
내 MBTI는 INFJ였다. 홈스쿨링을 하던 자녀들을 두신 수학선생님을 따라 세월호 관련 1인 시위를 해서 그런 건가. 최근에 재미로 아이들과 본 내 MBTI는 INTP다. MBTI도 변하는지, 아이들을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키운 이중언어(한국어/영어)를 잘하는 아이들에 대한 다양한 교육경험 이야기와 엄마의 신념에 대한 책을 쓰려해서 변한 건가.
어머니는 내게 "너는 우직스러워. 그리고 고집에 세"라는 말을 종종 하시며 자주 매를 드셨는데 어머니 눈에는 그리 보였겠지만, 나는 강직한 사람 같다. 여러 곳에 팔랑귀지만 내가 어디에도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교육철학(개똥철학)이 있으니까.
드디어 어제 출간 기획서를 제출했다. 생각만 많고 실행력이 부족해서 오래 걸렸을 텐데, 도서관 글쓰기 선생님(작가님)이 숙제로 주지 않으셨다면 아마 분명히 올해도 못썼을 거다.
오늘 선생님(젋은 작가님) 피드백이 오셨다.
"'책'에 관한 아주 간략한 문장을 요청드렸는데 많은 내용을 보내주셨더라고요. 제목에 써주신 긴 문장이 부제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제목이 다시 필요하겠지요. 그리고 쓰고 있는 글을 표현할 수 있는 짧은 분량의 글을 써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생각보다 괜찮은 피드백이라 마음이 편해졌다. 예전에는 혼자 문제를 해결하려 고민과 생각을 거듭했다면 지금은 많은 분들께 기회가 될 때마다 물을 수 있을 때 물어본다.
"제가 생각한 게 어때요? 제 생각과 같나요? 제 글이 어떤가요? 진짜 읽어줬어요? 너무 고마워요~" 이란 말을 종종 한다.
번 아웃이 온 후 비활성화로 해놓은 인스타그램에 <아동 인권>에 관한 책을 리뷰하지 않았다면 인스타그램을 재개편하지 않았을 거 같고 <소리소리 마소리 낭독 서포트즈>에 지원하지 않았다면 블로그를 지금도 재활성화하지 않았을 것 같다.
오늘도 내 생각이 아닌 지혜의 글을 듣고 깨닫기 위해 새벽 예배에 온다. 그래서 힘을 얻으려 새벽예배를 와서 글을 쓰기 전에 피아니스트 조성진(님)의 <혁명> 곡을 듣고 글쓰기 하려 오늘도 굳게 마음먹는다.
"생각하는 데는 어린 아이가 되지 마십시오. 악한 일에는 어린 아이가 되고 생각하는 데는 어른이 되십시오"라는 고린도전서 14장 20절 말씀을 읽고 필사하고 묵상하며 쌓아놓은 지난 논문자료들을 조금씩 보려고 노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