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본스』를 읽고
"제임시는 기분이 무척 들떴는데, 특히 무엇보다 출발하기 며칠 전에 어머니한테 들은 이야기 때문에 더욱 들떴다. _p.17 "제임시는 이 사람들이 자기를 좋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걱정, 혹은 처음에는 좋아하다가 자기가 뜻하지 않게 어떤 실수를 해서 좋아하지 않게 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하며 길을 나섰다." _p.18
"제임스 톤! 설마 외출하나?" 누군가 물었다. ......어젯밤에 스코트랜드 애들 셋이 죽은 거? "시내 밖으로 나가지 마" 제임시는 병영에서 나와 시내 중심가로 이모와 사촌들에게 줄 선물을 사러 갔다. _p. 37 "제임스 톤이에요. 들여보내 주실래요, 이모?" "아니 안돼. 가라. 넌 잉글랜드 놈이잖아. 이제 오지 마." 안쪽 문이 쾅 닫히는 소리가 나고 이어 기도문을 웅얼거리는 소리가 났다. _p. 40
제임시는 비틀거리며 길을 따라 그 구역 중심부로 향했다. 말없이 따라가던 사람들이 제임시를 따라왔다. 그때까지 제임시는 '이모가 야박하게 말한 게 미안해서,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나를 안아주고, 다시 집으로 데려가려고 온 거라고.' 하지만 이모가 아니었다. 잿은 원숭이처럼 제임시 위에 올라탔다. 팔이 올라가고 칼이 들어가고 제임시는 물처럼 바닥에 쏟아졌다. 그의 생에 남은 15초의 시간 동안 흘러가는 구름을 보았다. 잿은 몸을 뒤져 시계를 손에 쥐고 달아났다. _p.41 사방에서 벌어지는 동기 없는 범죄 가운데 또 하나가 일어났을 뿐.
"그때 그 남자를 발견했다. 마치 아이처럼 조그만 남자였고 라이버러리 스트리트에서 비틀비틀 나오고 있었다. 술에 잔뜩 취했다. ...... 그는 "여보게들, 아이고 친구들......" 남자는 흐릿한 눈으로 담뱃진이 쩐 코트 소매를 젖은 입가에 갖다 대며 군인들을 올려다보았다. 군인들은 남자의 말을 막고 남자가 고개를 들 때마다 뺨을 휘갈겼다. 남자가 떠밀려서 바닥에 쓰러지자 누군가가 군홧발로 밀어서 다시 일으켜 세웠다. 제임시는 그렇게 한 사람이 자기 자신이라는 걸 깨닫고 조금 놀랐다. 제임시는 자기가 그렇게 하는 걸 보았고 다른 군인들도 따라 하는 걸 보았다. _p.36 남자가 눈앞에서 죽어버리자, 일행 중 두 사람이 시신을 끌고 가 라이버러리 스트리트에 갖다 놓았다. 시신을 으슥한 곳에 엎어진 채로 두고 군인들은 칼과 칼집을 닦기 시작했으나 결국 굳이 그럴 필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_p.36
"네 꼴 좀 봐라! 정말 지저분하구나! 대체 어떤 집 구석이길래......" _p.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