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초반부를 읽을 때는 80-90년대 워킹맘으로 온 힘을 다해서 여성의 몸으로 일을 하셨던 어머니가 생각났다. 그때는 철이 없어서 바쁘고 엄하기까지 한 어머니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
형사 박미옥(님)을 알게 된 건 TV <라디오 스타>에서였다. 처음 볼 때는 그냥 자주 나오는 형사님이겠지 싶어서 별 기대가 없었지만, 하시는 말씀이 “나는 TV에 나오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고 안 나온다. 방송 요청을 여러 군데에서 해도 나가려 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셨다.
아.. 뭐지? 아집과 고집.. 저 곧은 성품은..
내가 종종 보는 cbs 채널, <세바시>에서 이분을 또 봤다. 뭐 비슷한 이야기를 하겠지 했는데, 내가 상상하지 못했던 말을 하셨다.
형사라는 직업은 ‘사랑’으로 해야 한다......
형사가 사랑으로 범인을 대하고 범인을 잡는다..
“형사 박미옥의 철학은 사람에 대한 애정이다. 애정 없이 범인을 잡는 일에만 성취감을 느낀다면 형사가 아니라 사냥꾼이다.” _p299
이 책을 읽으며 형사와 교사는 비슷한 부분이 많아야 하고,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많은 형사 중에 범죄자가 이 형사님을 만나는 건 인생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에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도 그런 교사가 되려 하고(지금은 쉬고 있지만), 이렇게 휩쓸리지 않는 대쪽 같은 마음이 좋았다.
이렇게 말씀하신 형사님을 그간 고생 많으셨다고 애쓰셨다고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sns에 책소개를 하고 책리뷰를 올리며 내가 조금씩 알아가는 건,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 책을 쓸 때는 뭔가 좀 다른 느낌을 받는다. 이 분으로부터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 ‘아.. 이 형사님이 책읽기를 좋아하시는구나..’ 역시나 형사님은 제주도에서 책방을 하고 계신다. 그것도 집 마당에 책방을 지으셨나 보다. 형사님이니까 가능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집 안 마당에. 나는 자주 가는 곳도 sns에 올리지를 않는데..
"제주도에 우리 집 지을 때 시공업자와 그리 이야기를 나누었다. 계약서에 적힌 숫자와 일정 갖고 서로 으르렁거리지 말고, 이래저래 변수와 오차 많은 공사 과정에서 일이 해결되는 뱡향으로 의논하면서 가자고. 그래서인지 이 시공업자, 우리 집 다 짓고는 건축 공사하면서 날씨 걱정 안 해본 집은 이번이 처음이라 했고, (...) 돈보다 사람, 이란 말은 이 혹독한 자본주의 세상에서 너무나 연약하게 들리지만, 최소한 살면서 통장에 0이 몇 개인가 세는 시간보다는 한 인간의 눈빛과 마음을 헤아리는 시간이 내 생에 더 많기를 바란다."
이 책을 읽으며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했고 읽기를 잘 선택한 책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인생의 제2막을 도전 중에 있는 나에게도 말한다. 휩쓸리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는 거 잘하고 있다고 아이들을 이 헬같은 한국에서 키우느라 애썼다고 앞으로 네 꿈을 위해 더 애쓰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준다.
발췌글
“많은 사람이 찾아와 이곳에서 울다 웃다 마음을 토로하다가, 책을 뒤적이다가, 그렇게 쉬어간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서재에서 내가 가장 많이 만나는 사람은 나 자신이다. 이 공간에서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마주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책들도 마음을 들여다보고 자신을 탐구할 수 있는 책들로 채웠다.”
“한 10년 꾸준히 상상하면서 살다 보면 또 다른 사람이 될 것이라 기대하면서, 지금의 현실을 넘어 보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살다 가는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심을 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