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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도슨트 임리나 Jan 28. 2024

서울이 경성이었을 때, 예술가들의 삶

<<살롱 드 경성>> 속 예술가


1. 근대를 좋아하는 이유

근대해설사를 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지만 난 근대사가 좋았다. 

우선 그 패션이 좋았다. 물론 매스컴에서 어느 정도 연출된 이미지이기도 하겠지만, 양장과 양복이 처음 들어왔던 그때의 패션을.

그리고 시대적으로 가까워서 좋았다. 역사라고 하면 주먹 도끼(솔직히 잘 믿어지지가 않는다. 도대체 저 주먹도끼로 얼마나 뭘 만들었고 만들어서 먹었을까.) 아니면 궁궐에 앉아 있는 왕과 신하들(왜 그 좁은 궁궐만이 무대가 되어야 하는지) 그런데 근대가 되면 이야기가 참 다양해진다. 더 이상 왕이 나오지 않고 우리와 비슷한 사람들이 나온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근대'이기 때문일 것이다.

'근대'라는 걸 연도로 나눌 수 있겠지만 사회 변화로 치면 시민이 주인공이 되는 시대이기도 하니 말이다.


2. 근대라는 용어

근대(近代)를 영어로 해석하면 Modern으로 결국 '현대'와 같은 뜻이 되어버린다. 

근대는 그 당시에는 현대라고 불리었다고 한다. 당연할 것이다. 그 시대 사람들은 그 시대가 현대라고 생각하니 말이다. 우리처럼. 

그래서 현대와 구별하기 위해 가까울 근(近) 자를 써서 근대라는 용어를 만들어낸 것이다.

참고로 현대 미술을 Modern Art라고도 하지만 Contemporary Art라고 동시대의 미술이라고도 한다.

이렇듯 현대와 가까운 미래는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살던 시대라 그런지 나이 들고 보니 정말 더 가깝게 느껴졌다.


3. 경성

우리나라의 근대는 '일제강점기'이다. 

개화가 되어 신문물이 많이 들어왔지만 일본의 지배 시절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근대사를 독립운동과 연결시킬 수밖에 없지만 일제강점기라고 모두가 항상 독립운동을 한 것이 아니라 일반 국민(시민)들은 밥을 먹고 일을 하고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며 살았을 것이다. 인간의 숙명인 삶과 죽음을 영위하느라 고군분투했을 것이다.

그런 모습으로 바라보는 경성은 어땠을까.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경성역(서울역), 혼마치(명동)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실은 경성이란 좋은 이미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경성은 일제강점기 시대 수도의 지위를 잃고 경성부(경기도)의 한 도시가 되어버렸다. 

이 때문에 경기도청이 해방후까지도 서울에 있었다. 1967년이 되어서야 경기도청이 수원으로 이전하게 된다. 우리가 지금 서울을 간다고 표현할 때 '상경(上京)'이란 말을 쓰는데 여기서 '상'은 위로 올라가서 '상'이 아니라 급이 높은 도시로 간다는 의미였다. 그래서 일제강점기의 상경은 도쿄로 가는 것을 의미했다고 한다.


4. 경성의 예술가들

앞에서 말했듯이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을 한 독립운동의 역사가 큰 축이라면 경성의 예술가들이 있었다.

물론 예술가들도 대한민국의 독립을 꿈꿨고 실제로 독립운동을 한 사람도 있었지만 그 시대 예술을 했다.


문학을 한 윤동주와 이상이 있었고, 그림을 그린 이중섭이 있었고, 여성의 권위를 끊임없이 이야기한 최초 서양미술과 나혜석도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렇게만 알고 있기엔 너무 아쉽다. 

<구보씨의 일일>을 쓴 '박태원'의 손자가 봉준호 감독이라는 것, 구본웅의 손녀가 발레리나 강수진이라는 것, 나혜석의 조카가 나문희라는 것, 이상의 부인이었던 변동림이 개명을 하고 김환기의 부인 김향안으로 살아갔다는 것

그들은 역사 속의 화석이 아니라 그들의 피는 현대까지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국립현대미술관 근대미술팀장을 했던 '김인혜' 큐레이터는 경성시대의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살롱 드 경성>>이란 책으로 엮었다. 그들의 작품에 관한 이야기도 있지만 그보다는 그 시대를 살아갔던 예술가들의 모습은 왕정시대를 벗어나 시민들이 주인공이 되어가는 근대의 아름다운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서울이 경성이었을 때, 우리는 그때를 알기 위해 <<살롱 드 경성>>을 읽어야 한다. 

 

http://aladin.kr/p/c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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