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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도슨트 임리나 Feb 06. 2024

[프롤로그] 마음속 초고를 꺼내드립니다


사랑은 '발견'하는 거야

나딘 고디머의 '발견'이라는 제목의 단편 소설은 '지독히도 운이 없는 한 남자가....'로 시작한다. 


소설 속 남자는 두 번이나 이혼을 했고 그 상처 때문에 이제는 혼자 살겠다며 여행을 떠난다. 그 여행지에서 우연히  값비싼 보석 반지를 줍는다. 


이 남자는 어떻게 했을까?

신문에 보석 반지를 주웠다고 광고를 냈고, 그 반지가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연락을 하고 만난다.


그들 대부분은 신데렐라 유리 구두를 신어보고 발이 맞지 않는 것처럼 그 여자들은 보석 반지에 대해 제대로 묘사하지 못한다.


그러던 차에 보석 반지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하는 아름답고 우아한 여자와 만났고 그 반지는 그 여자 손에 딱 맞았으며 남자는 그 여자와 저녁 식사를 하고 결혼해서 여생을 보냈다고 한다.


마치 공주와 왕자가 만나서 평생 행복하게 살았다는 옛날이야기를 현대로 옮겨온 것 같은데  이 이야기가 '발견'이란 제목과 연결시켜 보며 나도 모르게 '유레카'를 외쳤다.


우리는 사랑이란 누군가에게 무엇을 준다는 것, 심지어 자신이 가장 아끼는 것을 내주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중에서 반지란 남자에게 여자에게 주는 대표적인 '선물'이다.

그런데 이 남자는 원래 여자가 갖고 있던 반지를 발견했고 그것을 돌려준 것이다.  


나는 이 소설의 마지막을 읽으며 깨달았다. 

사랑은 상대방이 원래 갖고 있었지만 잃어버린 소중한 것을 되돌려 주는 것이라고.


누구나 마음속엔 초고가 있다

냉장고에 항상 식재료가 있는 것처럼 누구나 마음속엔 초고가 있다. 아직 꺼내서 요리하지 않았을 뿐이다.

이제 당신을 해야 할 일은 일단 냉장고 문을 열듯이 마음의 문을 열고 무엇이 있는지 샅샅이 찾아보는 일이다.

냉동실에서 일 년도 넘게 얼려 있는 땅콩을 발견하는 것처럼(그래서는 안되지만) 마음속 냉동칸에서 나도 모르게 얼려 있던 이야기들을 발견하고 꺼내어 해동시키고 요리를 해야 할 때다. 

.

'내 이야기로 책을 쓰면 몇 권을 쓸 수 있다'는 말은 이제 많은 사람들이 말만 하지 않고 실천하고 있다.

과거에는 소수만이 책을 낼 수 있었다면 이제는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책을 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소리 없는 아우성'은 더 이상 유치환의 '깃발'만이 아니다.

당신의 마음속 초고가 꺼내달라는 소리 없는 아우성을 글로 옮겨 적는다면 깃발처럼 펄럭이며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이다. 

상상해 보라. 

당신의 마음속 초고는 오래전부터 누군가가 기다리던 그 이야기일 수도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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