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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도슨트 임리나 Jul 16. 2024

<음악이 빛나는 밤에>를 시작하며-고마워, 자기야

https://youtu.be/eprEQ4lrpLo?si=h09m9pj0krYKAv8u

공선옥의 단편 소설 <명랑한 밤길>에서 이 음악이 나온다. 누구나 듣자마자 단박에 알아차릴 음악, 55년째 이어지고 있는 라디오 음악 방송  <별이 빛나는 밤에>의 시그널 음악이다.


소설에서 여주인공은 남자의 차에 타자마자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고 '별이 빛나는 밤에'라고 중얼거린다. 남자는 잽싸게 '프랑크 뿌르셀의 메르씨 세리'라고 정확하게 말한다.

남자의 그 정확함은 여자가 호감을 느끼기에 충분함을 넘어서 이미 사랑에 빠지게 만든다.


이 소설을 읽기까지는 나도 이 음악의 제목을 '별이 빛나는 밤에'쯤으로 멋대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소설을 읽으며 찾아보니 이 음악의 제목을 번역하면 '고마워. 자기야(Thank you, darling)'이다.

그 동안 사귀었던 연인을 떠나면서 고맙고 잘 지내라고 하는 내용이라고 한다.


원래는 1966년 유로비전 송 컨테스트에서 '우도 위르겐스'가 불렀던 노래인데 프랑크 푸르셀이 편곡해서 연주곡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별이 빛나는 밤과는 아무 상관 없는데도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프로그램 제목의 시그널 음악으로 사용되어 이 음악은 이별보다 밤을 떠올리게 한다. 그것도 별이 가득한 밤을 말이다. 이별의 슬픔보다 이미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질 준비가 된 여자의 로맨틱한 감상이 충만한 느낌이다.


'음악 글쓰기'를 해보겠다고 제목을 고심히다 '음악이 빛나는 밤에'라고 붙여봤다.

당연히 '별이 빛나는 밤에'를 패러디한 제목이고 얼마 전 읽은 공선옥의 소설 <명란한 밤길>이 떠올랐다.

소설에서 여주인공은 음악 제목을 정확히 말하는 남자에게 차이고 만다.

작가는 이 음악의 원제를 알고 있었던 만큼 소설에서 복선으로 사용했을 것이다.


이제 이 음악의 원제를 알게 되었지만, 나는 이 음악을 또 멋대로 '음악에 빛나는 밤에'로 한번 더 비틀어 보기로 한다.


이 노래를 부른 우도 위르겐스는 누군가에게 작별 인사를 남긴 것일까.

그리고 이미 세상을 떠난 그는 누군가에겐 작별인사였던 음악이 지규 어느 곳에선 사랑이 되고 추억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알았을까.


까짓 음악의 원제 따위 모르면 어떻고, 또 다르게 기억한다면 어떠랴.

그저 '음악'이면 충분한 밤이 아닐까.

그래서 '음악이 빛나는 밤에'다.


아래는 우도 위르겐스의 원곡이다. 우로 위르겐스는 유럽에선 어마어마하게 유명한 가수라고 한다.

https://youtu.be/nIXrBV1idKc?si=GdRFPt6UN5PA9SPH

<음악이 빛나는 밤에> 글 DJ 임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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