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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도슨트 임리나 Nov 26. 2019

소리지르기

아이를 키우며 버려야할 것들 BBvsAB


아이를 키우며 버려야할 것 중에 하나는 '소리지르기'이다.

이 이야기는 아이에게 화를 내지 말거나 큰소리치치 말라는 그런 말이 아니다. 

아이를 키우며 느끼겠지만 아이를 야단칠 때도 있고 큰 소리로 얘기할 때도 있다.


그런데 그런 이성적인 상황이 아니라 비이성적으로 소리를 지르게 되는 그런 경우를 말한다.

나는 욕을 하면서 소리지른 적은 없지만 욕이 나올 것 같기도 하고 외마디 비명도 나오고


'나더러 어떡하란 말야~~~~'라고 자조적으로 소리지르게 된다. 

한동안 내가 그랬다.

아이와 지내다 보면 꼭 소리지를 일이 생겼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어떤 일인지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미친*처럼 소리 지르는 내 모습이 괴물같기만 했다. 

아마 그러다 엉덩이도 두어번 때렸던 것 같고 위기의식을 느낀 나는


<소리지르지 않고 아이 키우기>란 책을 읽기 시작했고 그 책을 읽으면서도 나는 소리 지르기를 멈출 수 없었다.

한참 우리 부부도 그런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던 터라

남편에게 책을 보여주니 제목만 보고는 왜 불가능한 걸 읽고 있느냐고 한마디 ㅎㅎㅎ

그래도 나는 책을 읽고 실천하게 되어 소리지르지 않고 아이 키울 수 있기를 바랬다. 


어쨌든 그 책을 다 읽고 난 후 크게 느낀 점은 '나에게 집중하기'였다.

나에게 집중하기란 오해하기 쉬운 게 아이보다 나를 우선시하라는 얘기가 아니라 나를 돌아보라는 얘기일 듯 싶었다. 


책을 읽고 나서 바로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나는 나의 문제를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내가 소리지르는 건 집안에서만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사회 생활하면서 혹은 밖에서 그렇게 미친듯이 소리지르지는 않았다.

물론 그런 사람도 여럿 보았지만 그런 사람들이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아마 내가 소리를 지르는 건 엄마와 트러블이 있을 때 주로 그랬던 것 같고

부부싸움을 할 때도 그랬던 거 같고

.... 

그리고 또 하나는 모든 사람들이 그렇지만 스스로는 관대하고 다 내려놨다는 말을 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다는 것


실제로는 정말 관대하지 못하고 내려놓지 못하는 부분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

나 또한 스스로 관대하고 내려놓은 엄마라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그러다 보니 내가 '아이가 늘 기분이 좋아아 햔다'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아이가 똑똑하거나 무엇을 잘 하거나 혹은 발달이 빠르고 느리고에는 관대할지 모르나

아이가 기분이 나빠하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아이가 징징거리면 이미 듣기 싫고 짜증이 나고

울기 시작하면 달래고 어르다 안되면 소리 지르고 등등 

나를 생각해봐도 하루에 열두번도 더 감정이 롤러코스터를 타지만 겉으로 표현하지 않을 뿐인데

아이가 기분이 나빠하는 걸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그리고 나서는 아이가 기분나빠하거나 징징댈 때도 스스로 민감하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원인은 아이에게 있다고 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 사소한 이유였을 것이다.

아이보다 더 공통적인 것은 '못참는 나'가 있었다. 


이런 생각 때문이었는지 아이가 덜 징징대서인지 요즘엔 소리지르는 일이 신기하게도 없어졌다. 

나처럼 하라고 글을 쓰는 건 아니다.


아이를 키우는 환경은 너무나 다르고 엄마도 아이도 다양하고 다르다. 

그러나 문제의식을 느끼고 해결하려 노력하려는 마음은 비슷하지 않을까.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혹시 도움이 될까 글을 올린다. 

나날이 소리지르는 괴물이 되어가는 자신이 걱정된다면.....

혹시 내 글이 도움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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