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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로우지니 Jan 04. 2022

선택

싱글 사이즈 매트 두 개를 붙여 두 아이와 함께 잔다.

해가 바뀌었으니 아이들은 7살, 10살이 되었다.


일곱 살 딸이 침대 프레임에 올라선 후 힘껏 뛰어내렸다.

착지한 곳은 내 허벅지 측면.

갑자기 세게 밟힌 나는 아악, 하며 포효했다.


소리 지르며 화내기까지 아파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는 동안 딸은 미안해 엄마, 라며 (조금은) 시무룩한 목소리. 열 살 아들은 엄마, 어디가 아팠어? 괜찮아?라고 사뭇 진지한 목소리로 말하는데 눈은 내 핸드폰 스노우 앱에서 게임을 하느라 바쁘다. 실상 내 아픔에 관심이 없다고 느껴진다.


이것들!


정신 차려 내가 포효하기 시작했다.

엄마가 거기 있는데 뛰면 어떡해! 진짜 진짜 아팠어!

첫째야! 위로할 때는 핸드폰을 내려놓는 거야. 핸드폰을 보면서 나를 보지도 않고 하는 위로가 어떻게 위로야! 블라블라 쉬지 않고 잔소리를 쏟아내는데 갑자기 내가 방금 한 말이 우스꽝스러운 목소리로 재생된다. 첫째가 반성하며 내 말을 진지하게 듣고 있는 줄 알았건만 스노우앱 게임을 하며 녹화하고 있었고 재생을 누른 것이다.



이 소리에 둘째가 먼저 웃음이 터진다.

그 웃음에, 꾹 참으며 혼날 준비를 하던 첫째도 웃음이 터진다.

이제 내 차례다.

웃을 것인가 꾹 참고 화를 더 내서 미친년이 될 것인가.





내가 낄낄거리며 웃기 시작하자 애들이 그제야 소리 내서 깔깔 웃는다.


그리고 곧 모두 잠이 들었다.

편안한 잠.




내 기분은 내가 선택할 수 있고

그 웃음은 내 주위로 번진다.

늘 깨어있으며, 모두가 기쁠 수 있는 선택을 하는 내가 되길.



어젯밤 그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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