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여행은 그렇다. 일단 휴가를 냈다면 어떤 이유든 간에 그 직전까지는 정신없이 일한다. 당장 해야 할 일부터, 출타해 있는 동안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 까지 하나하나 리스트를 작성해가며 처리해야 하곤하지. 진작 몇 주전부터 하나씩 하나씩 처리했다면 별거 아닐 일을 왜 굳이 마지막 순간까지 다 끌어모아 허겁지겁 동분서주 쫓아다니는 건지.. 출발도 전에 진이 다 빠지는 일이 다반사. 짐도 미리 싸 둘걸. 왜 캐리어는 꺼내 놓지도 않았는지, 이런 식으로 하는 데 과연 내가 여행할 자격이나 있는 건지 매번 애매한 기분으로 휴가를 준비한다. 시내에서 하면 저렴한 환전도 꼭 수수료 비싼 공항에서 하고 만다. 정신이 하나도 없는 출국길이다. 검색대와 이미그레이션을 통과하고 게이트 번호를 확인할 때쯤이나 되니까 슬슬 여행이 실감 난다. 준비한 거라곤 첫 번째 도시에서의 숙소 예약뿐. 급하게 탑승전 공항에서 시내로 이동하는 법을 두들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