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고 있다는 건, 언젠가 피울 수 있다는 것

:달리아 (다알리아) 이야기

by 지플레르

깊어가는 가을밤, 조금은 무섭고, 조금은 신기한 꽃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옛날 옛날에, 영국의 고고학자들이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조사하던 중

손에 꽃을 든 미라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꽃잎은 공기 중에 금세 바스러져 버렸고

아무도 그 꽃이 무엇인지 알아내지 못했죠.

그때, 한 식물학자가 먼지가 된 꽃잎 사이에서

떨어진 씨앗 몇 개를 찾아냈고

땅에 심었습니다.

그리고, 그 씨앗은 믿을 수 없을 만큼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망울을 터뜨렸습니다.

바로, 달리아였죠.

달리아라는 이름은 이 꽃을 재배하는 데 동참했던 식물학자인 '다알'의 이름으로부터 나왔다고 합니다.


요즘 시장에 가면 다양한 달리아들을 만날 수 있어요

얼굴이 작고 동글동글한 퐁퐁 달리아부터, 햇살처럼 화려한 달리아까지 꼭 필요하지 않은데도, 한동안 얼굴을 들여다보게 하죠. 달리아는 그리 튼튼한 꽃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카네이션처럼 아주 오랫동안 버텨주는 꽃은 아니지만, 수천 년의 시간 동안 씨앗 속에 생명을 품고 있었다고 생각하면 바라보는 느낌이 사뭇 달라집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이렇게 말해주는 듯합니다.

품고 있다는 것,

그건, 언젠가 피울 수 있다는 것

이라고 말이죠

꽃 달리아를 보며

문득 궁금해집니다.

내가 품고 있는 그리고 당신이 품고 있는 꿈의 씨앗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피어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