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피드백을 받으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겁니다. 특히 그 피드백에 나의 자존심과 감정을 깎아내리는 듯한 비난마저 섞여있다면 말이죠. 현재 제가 대학원생이다 보니 꽤 강도 높은 피드백을 매 순간 마주해야 합니다. 연구자로서의 논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비판을 통한 피드백이 필수적이니까요. 그래서 다른 사람의 평가에 민감한 저에게는 꽤나 혹독한 환경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피드백을 받아들여야만 살아남을 수 있기에 여러 가지 방법을 갈구해 왔는데요. 아직 스스로에게도 미숙하고 완벽하지는 않은 방법이지만, 앞으로 이 생각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오늘 기록으로 남겨봅니다.
우선 들어온 피드백에 내가 동의하는지 동의하지 않는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만약 아무런 영양가 없는 무비판적인 비난이라면 그저 무시하는 게 답입니다. 그런 언어를 뱉는 사람은 그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상종조차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에게 신경을 쓰기에도 부족한 마음을 그런 사람에게 쏟는 것 참 바보 같은 짓일 겁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피드백에는 비난이 어느 정도 섞여 있기 마련입니다. 상대가 존중받는다는 느낌이 들도록 말을 신경 써서 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피드백이 비난처럼 마음에 꽂히는 일이 부지기수입니다. 그러한 피드백을 들었을 때 마음이 힘든 가장 큰 이유는, 그로 인해 나라는 사람의 쓸모가 줄어들거나 심지어는 사라진 듯한 느낌을 받기 때문일 겁니다. 이렇듯 반복적으로 마음을 깎아먹는 비난 섞인 피드백에 견디기 힘들다면 도망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저 또한 그 생각을 수십 번 되뇌었고, 실제 잠시 도망친 적도 있으니까요. 그러나 앞서 말했다시피 피드백에 충분한 배려를 담을 수 있는 능력자가 아닌 이상에야 비난이 섞이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능력자를 찾아다니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수 있겠지만, 세상에는 그런 사람이 별로 많지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 피드백을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었다면, 피드백의 목적이 나의 발전에 있다는 것에 초점을 두는 게 좋습니다. 형태는 다르지만 결국 '이런 방향으로 가면 더 잘 해낼 수 있을 거야'라는 방향 제시거든요. 오히려 해결해야 할 문제와 방법이 명확해졌다는 것에 집중할 수 있다면 보다 편한 마음으로 피드백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 정도는 누구나 알고 있을 거예요. 이 사실을 알아도 피드백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이유는 누구나 가지고 있을 자존심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피드백을 수용하려면 내가 부족하고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는데, 그걸 아무렇지 않게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부끄럽지만 저의 경우에는 민감한 감정선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꽤나 센 자존심을 가지고 있어 피드백의 수용이 더욱 쉽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피드백을 수용하지 않았을 때 현실적으로 상황이 하나도 나아지지 않는다는 논리를 떠올리려 애쓰면, 알량한 제 자존심을 잠시 내려놓고 오히려 더 성숙한 능력과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래도 충분히 괜찮다는 생각을 하려 애씁니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부족한 측면이 있는 것이고, 그 부족함을 개선해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눈앞에 왔을 때 그것을 붙잡는지 놓치는지의 차이만이 존재하는 거라 생각하며 말이죠.
이런 사고 회로를 항상 작동시킬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사람은 기계가 아닙니다. 아무리 이성적으로 받아들이려 노력해도, 날 선 피드백을 들은 날은 기분이 처지고 힘들 수밖에 없어요. 그렇기에 우선은 스스로를 충분히 잘 다독여 주어야 합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친구들에게 한 풀이도 좀 하고, 잠도 많이 자고, 스스로를 타자화 해서 참 고생했다는 위로를 충분히 표현해 주는 것이 우선입니다. 어쨌든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건 감정적으로 많은 에너지가 쓰이는 일이니까요.
스스로가 감정적으로 너무나도 민감한 나머지,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능력이 부족해서 성장하는 것에 한계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런 생각이 대학원에서 지속되니 지금이라도 그만둬야 할까 싶은 생각도 수도 없이 반복했고요.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꽤나 먼 길을 와서 이제 마무리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더 힘내 보려고요. 그래도 어떻게든 애써 견뎌내는 이 시간이 언젠가는 꽤나 큰 의미가 있을 거라 막연히 믿으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