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노 Dec 25. 2023

회사도 변화할 수 있다

조직은 생명체다

  회사에서 내년 계획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정에 쫓겨 급박하게만 진행했던 그동안과는 달리 제품 개발답게 모양새를 갖추며 진행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어요. 자연스레 이전에는 되지 않았으니 이번에는 신경 쓰면 좋겠다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일정 관리와 팀원 간 소통을 주로 말하고 있습니다. 개발실에 서로 다른 분야의 팀이 모여있고 각 팀에서 나온 결과물이 합쳐져 하나가 되어야 하니까요. 각자가 서로의 일정과 결과물에 영향을 주는 상황에서 사람 수까지 늘어났으니, 그것을 조율할 수 있는 사람이 반드시 한 명 있어야 된다고 실장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지난번에는 그런 매니저의 역할만을 명시적으로 맡은 사람이 없었거든요.


  실장님의 답변은 '기다려 보자'였습니다. 인력을 충원하고 있는 상황이니 매니저 역할을 할 사람도 뽑을 것이라 말씀하시면서요. 더불어 매니저가 바로 뽑히지 않더라도 이제는 실장님과 팀장님들께서 관련 업무에 보다 힘을 쓸 수 있고 그래야 한다 덧붙이셨습니다. 저는 '내년에도 그러지 못할 것 같다' '계속해서 그런 문제가 대두되지 않았냐'라고 대답했죠. 그러자 실장님께서는 조직도 생명체니 변화할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기다려 볼 필요가 있다 하셨습니다. 팀은 물론 회사도 크게 변화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무게를 두고 있던 저로서는 좀 놀라웠어요. 실장님께서는 사람과 상황을 고정해서 보지 않으시고 변화의 가능성을 열어둔 채 유연하게 수용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답변의 대부분은 앞으로 실장님께서 관리와 소통에 더 힘쓰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당분간은 그동안 해왔던 것과 똑같은 모양새가 되기에 다소 불편한 마음으로 대화를 마쳤습니다. 그러나 이 생각마저도 실장님은 고정되어 변하시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이었더라고요. 사람도 조직도 변하지만 단지 눈치채기 어려울 정도로 그 빠르기가 느릴 뿐입니다. 제 자신의 변화는 매우 어렵고 느린 과정이라는 것은 알면서 왜 다른 사람과 조직은 그렇게 바라보지 못했을까요? 분명 저도 실장님도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많이 변해왔고 조직인 개발실과 회사도 그러할 겁니다. 만약 변화한다면 새로운 사람이 아니어도 오늘 제시했던 문제가 해소될 수도 있겠죠. 살아 움직이는 사람들이 만든 게 조직이니 조직도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입니다. 조급하게 바꾸려 하기보다 생명체로써의 자연스러운 변화를 기다려 봐야겠다 싶었습니다. 한번 그런 믿음을 가져 봐야겠어요. 


※ 이 글은 영상으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너 많이 지친 거 같은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