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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 May 20. 2024

예민한 사람의 생존법

운동은 생존이다

  최근 스트레스 때문에 가슴이 답답했었어서, 왜 그런 일이 일어난 건가 고민해 보았습니다. 작년에는 아무리 힘들었어도 가슴까지 답답하지는 않았었습니다. 분명 스트레스를 받기는 했지만 올해에 비해 작년의 스트레스가 더 크지는 않았거든요. 차이가 있다면 운동이었습니다. 다니고 있던 크로스핏 박스가 영업을 끝내서 강제로 운동을 쉬게 되었거든요. 운동을 잠시 멈추고 3주 정도가 지나자 스트레스로 인해 호흡 곤란이 몰려왔습니다.


  우연의 일치일까요? 아닌 것 같습니다.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까요. 이제 와서 보니 예민한 저에게 있어 운동은 단순히 체력만 늘려주는 게 아니었습니다. 운동이라는 행위에 몰입하여 몸을 쓰는 것에만 온 정신을 집중하는 그 순간 자체가, 여러 생각과 자극들로 인해 피곤해진 머릿속을 비워주는 작업이었습니다. 어쩌면 명상에 가까울 지도 몰라요. 가만히 두면 수많은 고민들을 신경 쓰는 예민함이 운동을 하는 순간만큼은 잦아드니까요. 그래서 운동을 오래 쉬지 않고 꾸준히 해왔던 작년에 더 많은 스트레스가 있었음에도 견딜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뛰었습니다. 출근하기 전에, 퇴근하고 나서 조금이라도 답답하다 싶으면 집 근처를 냅다 달렸어요. 더불어 새로운 운동을 배울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해 생애 처음으로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잘 안 맞을 줄 알았는데 꽤나 재밌더라고요. 새로 등록할 크로스핏 박스를 정하기 위해 일일 체험도 다녀왔습니다. 그렇게 몸을 움직이기 시작하니, 이전만큼은 아니어도 답답함이 조금은 나아졌어요. 원인이 명확해졌습니다. 운동을 쉬었기 때문에 몸이 아픈 것이었고, 남다르게 예민한 저에게 운동은 생존하기 위한 투쟁이었습니다.


  운동을 쉬며 얻은 것도 있습니다. 크로스핏이 재밌어 몰아붙이다 보니 충분한 휴식이 없어 몸이 많이 지쳐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분명 먹고 자기만 하는데 몸은 오히려 더 좋아지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운동이 꼭 필요하지만 너무 자주 하는 건 몸에 오히려 좋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다시 운동을 시작할 겁니다. 이번에는 크로스핏과 수영 두 가지를 병행해보려고 해요. 살아남기 위해 다시 움직여야죠. 살기 위한 애씀이 순간의 즐거움과 체력 증진까지 선물해 준다는데, 하지 않을 수 있나요?


※ 이 글은 영상으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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