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노 Jul 08. 2024

사람이 변할 수 있을까

타인의 변화

  저는 사람이 변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확히는 변하기 정말 어렵다고 생각해요. 한 인간의 변화에는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수십 년 살아온 기간 동안 겪어온 경험들이 그 사람 자체로 굳어졌는데, 그걸 깨고 다른 것으로 덧대는 건 쉬운 일이 아니죠. 그래서 마치 변화하지 않는 것처럼, 대부분의 경우 변화가 불가능한 것처럼 보여요. 물론 빠르게 변하는 것도 가능은 하겠습니다만, 그 정도로 개인에게 큰 충격이 있어야 하고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는 게 문제입니다.


  그래도 스스로가 변하고자 하는 건 그나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불가능에 가까운 영역은 타인을 바꾸는 행위예요. 정확히는 타인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람의 변화는 그 사람 자체로부터 온전히 발생하지 않는 이상 시작조차 할 수 없으니까요. 인간관계나 리더십이 어려운 이유입니다. 회사를 비롯한 여러 조직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들이 쉽사리 풀리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최근 회사 내의 의사결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많이 답답합니다. 기술적인 내용들이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어요. 문제는 제가 의사결정자가 아니라는 겁니다. 대부분의 경우 저의 의견이 의사결정자와 갈리고 있는데, 전부는 아니더라도 저의 의견이 보다 적절한 방향인 경우가 꽤 많습니다. 이 상황이 반년 넘게 반복되었어요. 반복되기만 하고 나아지지 않는 의사결정을 마주하는 건 업무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지속적인 소모였습니다.


  그분을 원망할 때도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으니까요. 사실 원망보다는 답답함이 더 크니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문제는 제 스스로가 내리는 결정이 아니니 직접 해결할 수 없어서, 그분의 의사결정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게 결국 상대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더라고요. 특히 조직에서의 직책과 체계가 얽혀 있어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의사결정권자에 비해 제가 가질 수 있는 정보는 한정적이니까요.


  그동안 나름 애써보았지만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내기에는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회사는 성과를 내야 하는 곳이니 지금처럼 무기한 기다릴 수는 없을 거예요. 그런데 조직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제 영역의 일이 아니라서 뚜렷한 해결법을 모르겠습니다. 해결의 주도권이 저에게 있지 않다는 것이 너무 어렵네요.


  하지만 그래도 포기하지는 말아야겠습니다. 다행히도 상대방 또한 변화하려고 애쓰고 있는 상황이니까요. 불편한 이야기더라도 솔직하게 표현하며 상황이 좀 더 나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그러다 보면 가능성이 조금씩 커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원래 누군가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니까요. 애초에 어려운 문제이니 지나치게 스트레스받지는 말아야겠습니다.


※ 이 글은 영상으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팀원이 4배로 늘어나면 생기는 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