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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o Aug 10. 2017

2개의 방은 역시나 문제였다.

고집 센 모녀 3대의 동거_3

가족은 4명, 방은 2개.

처음 이 집을 구할 땐 동거를 생각하지 않았다. 어머니 혼자 사실 집이니 방이 2개는 문제가 안됐다.

하지만 동거를 하겠다고 맘을 먹게 되자 바로 걸리는 부분이 방이 2개라는 것이다.


어머니는 부산에서 살 때도 거의 거실에서 주무셨다며 방이 필요 없다고 하셨다.

생각해보니 나 역시 방이 꼭 아니어도  될 것 같아 방 2개는 아이들 몫으로 생각했다.

중요한 가구나 짐은 방에 들여놓고 잠은 거실에서 자도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함께 살 모습을 그려보니 아무래도 나이 드신 어머니가 거실에서 자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그렇다고 가장 감수성 예민한 10대의 아이들에게서 방을 뺏는 것도 간단한 문제는 아니었다.


하지만 여차저차 지완이와 말이 잘 돼 지완이도 방을 꼭 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했다.


아무튼 그렇게 방은 2개를 나눠 쓰는 것으로 생각했다. 처음엔 작게라도 방을 하나 만들자고 했는데 아무래도 공간이 마땅찮았다.


그런데 공사 중에 사촌오빠가 부엌을 방으로 만들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부엌은 화장실 가는 복도 쪽에 만들자는 것이었다. 공간만으로는 가능한 시나리오였지만 폭이 그렇게 넓지도 않은 복도에 싱크대를 두고 뒤쪽은 바로 화장실이라는 게 못내 걸렸다.

원래 계획


결국 부엌을 줄이고 오른쪽 공간을 방으로 만들었다.

싱크대 뒤돌아서면 바로 화장실인 것이다. 요새 화장실이 깨끗하다고는 하지만 앞날을 그려보니 괜히 걸렸다. 나는 부엌을 나눠서 작은 방을 하나 만들고 부엌은 기능적으로 아주 작게 쓰자고 제안했다.

그렇게 부엌을 그 공간에서 최소한으로 않고 작게 만들고 겨우 작은 방을 하나 만들었다.


사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집은 부엌이 꽤 맘에 든다. 부엌일 그리 하지 않으면서도 언제나 부엌에 대한 로망이 있었는데 부엌이 좁아지는 것도 꽤 아쉬웠다.


그런데... 작은 방을 예상하긴 했지만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작아져서 침대 하나 놓으면 딱 맞는 정도가 되었다. 이젠 그 방이 누구 방이 되느냐가 문제였다. 처음엔 어머니가 작은 방을 쓰고 지완이와 내가 큰 방을 쓰고 준영이가 큰 방을 쓰기로 했는데 그 방은 너무 작아서 어머니가 있기에 옹색했다. 지완이가 그 공간을 받아들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당연히 강력히 반발했다.

최종 계획


사실 이때까지 번듯한 자기 방 가져왔던 지완이로서는 마뜩잖을 만했다. 공간에 대한 욕심이 유달리 많아 이사할 때마다 자기 방 꾸미는 데 열심이었는데 좀 미안하기도 했다. 준영이는 요즘 한창 예민해진 데다 내년이면 대입 준비를 하기 때문에 작은 방을 권할 수가 없다. 하지만 내 이 생각도 지완이에게는 부당하다면 부당한 것이었다.

결국 부엌을 줄이고 부엌 오른쪽 편을 작은방으로 만들었다.


막상 방을 다 구획하고 공사가 끝나갈 때가 되니 그냥 부엌을 몽땅 방으로 만들 걸 그랬나 싶기도 했다.

어떻게 하면 저 작은 방이 궁색하지 않을 수 있을까...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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