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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o May 10. 2020

인형과 함께 떠나는 세계문화여행

<갖고 싶은 세계의 인형>   유만찬 김진경 지음 / 바다출판사 


내가 저자로 참여한 첫 책이다.

많은 이가 알아주는 베스트 셀러는 아니지만 나에겐  내 인생과 애정이 듬뿍 담긴 내 인생의 책이다.

지금 세계인형박물관에 있지만 내가 인형에 관심을 가진 건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사실 내 인생의 관심사, 내가 평생 직업으로 삼을거라 생각했던 건 '기자'였다.

정치와 경제에 관심은 있었지만 그런 종류의, 소위 '스트레이트'성 기사를 쓰는 것보다 사람 이야기, 인생 이야기 같은 비교적 '긴 이야기'를 다루는 기사를 쓰고 싶었다.


서울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며 뜻하지 않게 인형을 접하게 됐다.

처음으로 내 관심을 끌었던 인형은 마트료시카. 

러시아의 대표적인 인형이기에 당연히 러시아에서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마치 지금 세계인형박물관을 찾는 많은 이들이 나나 관장님이 어릴 때부터 인형을 수집하고 전 세계를 다녔을거라 짐작하는 것처럼.


그런데 의외였다. 러시아에서 일부 사람들이 일본의 한 인형을 보고 만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생각보다 오래되지 않은 1890년의 일이다. 마트료시카 하나만으로도 이야기를 파고 들어갈수록 흥미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그래서 어쩌면 당연하게 마트료시카에 관한 이야기가 맨 첫 순서다.

<갖고 싶은 세계의 인형> 내용 중에서 마리오네트 일부

세계 전통인형에 관심을 가지고 쓴 책이다 보니 베트남 여성전통의상 아오자이, 인도 사리, 독일 축제의상 던들과 레이더 호젠, 이누이트 전통의상 등에 대해서도 함께 소개하게 됐다.


구슬이 알알이 엮인 인형 덕택에 알게 된 남아프리카공화국 은데벨레 부족 여성들의 옷과 구슬공예, 멋진 벽화에 관한 이야기도 함께 실었다.


인형 속에 깃든 문화도 매혹적이다. 개인적으로 지금도 좋아하는 아메리카 원주민의 옥수수 껍질 인형은 전통적으로 얼굴이 없다. 얼굴이 없는 인형이라니...언뜻 무서울 법도 한데 이유를 알고 나면 오히려 그 반대다.

사람을 외모로 섣불리 판단하지 말라는 교훈을 어릴 때부터 집에서 '인형으로 교육'을 한다는 것이다.

사실 인형과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를 접하면서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대륙에 대해 더 많은 호감을 가지게 되었다. 아직 다양성에 관한 교육이 부족했던 때 자라서인지 내가 속한 세대만 해도 '유럽'이란 단어에 많은 환상을 씌우고 있고 나도 많은 시간을 그렇게 살아왔다.


물론 유럽에도 또 우리가 살고 있는 아시아에도 좋은 문화적 속성들이 많지만 어쩌면 우리는 거기에만 너무 익숙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아메리카 대륙의 다양한 이야기에 대해서는 나는 거의 인형을 통해 알게 되었다. 옥수수껍질 인형도 그렇지만 걱정 인형 속에 스며든 아메리카 원주민의 문화도 매혹적이다. 아프리카는 또 어떤가? 문자보다 음악과 그림이 발달한 대륙, 그래서 우리와는 사뭇 다르게 발전해 온 문화적 속성은 전위적이고 독창적이다.


<갖고 싶은 세계의 인형>에서는 이렇게 하나씩 내가 만난 인형들 속에 감춰져 있던 이야기들을 풀어보았다.

인형이 사람들의 이야기와 모습을 전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보니 역사 역시 잘 전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먼저 만들어진 마리오네트는 체코에서 민족성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열정속에서 활짝 피어났고 남아메리카 대륙의 수리남에서는 옛날 흑인 여성노예들이 농장주에게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일부러 뚱뚱하고 못생기게 보이는 '코토미시'라는 옷을 입었다.


인형 하나가 단서가 되어 하나씩 세상을 알아나가는 즐거움이 크다. 나의 이 즐거움은 고스란히 책이 되었고 어쩌면 책이 우리를 인형박물관에 이르게 했는지도 모른다.  많이 알아왔고 배우고 있지만 아직도 여전히 알아야 할 것이 많은 인형.  앞으로 계속해서 인형에 관한 책을 쓰게 된다면 개인적으로 큰 행복이겠다.

<책 소개 유튜브 - https://youtu.be/asDtoRIOtg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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