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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혜진 코치 May 26. 2020

조하리의 창

관계 속의 나

관계 속의 나 : 조하리의 창



스스로 진지하게 성찰하는 것만으로 자신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어렵다. 혼자서는 영영 모를 자신의 모습을 상대방은 단번에 알아채기도 하고, 다른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동안 잊고 있었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때도 있다. 또,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새로운 모습에 스스로 놀라기도 하고, 어떤 의미에서는 타인의 눈에 비친 자신이 가장 현실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이처럼 자기 자신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내면적인 성찰과 더불어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모습은 어떤지를 함께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것을 관계 속에서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으로 설명하는 심리학 이론이 있다.





이 표는 미국의 심리학자 조셉루프트 Joseph Luft와 해리 잉햄Harry Ingham의 이름을 따서 ‘조하리의 창 (Johari's Windows model)‘으로 불린다. 이 이론에 따르면 사람의 마음에는 네 가지 영역이 있는데, 각 영역의 크기에 따라 의사소통 유형이 결정된다. 화살표의 방향대로 기준선이 이동하면서 ‘공개 영역’이 확장되고 ‘자기노출’과 ‘피드백에 모두 열린 ‘개방형 의사소통’을 하게 된다.    




의식의 영역  

첫번째 영역은, 나도 알고, 너도 아는 공개영역 / 개방형 의사소통

두번째 영역은, 나는 알지만, 너는 모르는 비밀영역/ 신중형 의사소통


무의식의 영역 

세번째 영역은, 나만 모르고, 너는 아는 눈먼영역 / 주장형 의사소통

네번째 영역은, 나도 모르고, 너도 모르는 미지영역 / 고립형 의사소통






네 개의 창의 크기를 조절하는 두 축은 ‘자기 노출 self-disclosure’과 ‘피드백 feedback’이다. ‘자기 노출’은 상대방이 모르는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고 ‘피드백’은 자신이 인식하지 못한 것을 ‘수용하는’ 것이다. 만남의 초기에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약점을 숨기거나 인정하고 싶지 않은 사실을 무의식적으로 회피하게 되는데, 이 때 자신의 부족함이 드러나더라도 여전히 의미 있는 관계로 연결될 수 있음을 믿고 상대방에게도 같은 신뢰를 보이며 친밀한 관계가 시작된다. 자신을 드러내고 다른 사람의 피드백을 수용하면서 두개의 축이 화살표 방향으로 이동하고 ‘공개영역 open area’이 넓은 개방형 의사소통이 이루어진다. 



반면 자기노출은 원활하지만 피드백을 수용하지 못하면 ‘눈먼 영역 blind area’이 넓어진다. 남들은 다 아는 자신의 치명적인 결함을 정작 본인은 가장 나중에 알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스스로 약점이라고 생각할수록 피드백을 수용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반대로 지나치게 겸손하거나 자존감이 낮으면 자신의 좋은 면을 인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눈 먼 영역’을 줄이려면 부정적인 피드백을 수용하는 용기와 더불어 자신의 긍정적인 모습을 인정할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



다음으로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자신을 객관적으로 검토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 ‘비밀 영역 hidden area’이 넓어진다. 그러나 자신을 개방하지 않고는 상대방으로부터 절대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이 때는 자신을 적절하게 드러내어 관계의 거리를 좁히려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미지영역 unknown area’은 스스로도 인식하지 못하는 무의식의 영역이다. 그래서 자신이 의식적으로 표현하기도 어렵고, 일상적인 행동만으로 상대방이 알아채기도 쉽지 않다. 오히려 평소에는 전혀 인식하지 못하다가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우연히 알게되는 경우가 많은데, 미지영역을 줄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계를 통해 자신을 적극적으로 탐구하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좋다. 그 방법에 관해서는 이어지는 장에서 다시 다루고 있다.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가는 일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다음은 의사소통 진단 문항을 ‘자기노출’과 ‘피드백’의 영역으로 구분하여 재구성한 것이다. 표시한 문항의 합계에 따라 자신의 소통방식을 점검해 볼 수 있다. ( 매우 그렇다=3점, 그렇다=2점,  보통이다=1점, 아니다=0점 )




A. 자기 노출 self disclosure  (______/ 15점)   

     나는 잘 모르는 것은 잘 모른다고 솔직히 말하는 편이다.  

     나는 나의 감정이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터놓고 말한다.  

     나는 다른 사람에 비해서 비밀이 적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보고 느낀 그대로 말하며 절대로 거짓말하지 않는다.  

     나는 다른 사람이 실수하면 그 사람에게 솔직하게 알려준다.


B. 피드백 수용 feedback (______/ 15점)  

     나는 다른 사람이 나를 비판할 때 변명하지 않으려 애쓴다.  

     나는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본다.  

     나는 일부러 관심을 갖는 체하거나 경청하는 체하지 않는다.  

     나는 다른 사람이 내 말에 찬성하지 않더라도 화내지 않는다.  

     나는 다른 사람의 조언이나 충고덕분에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A, B 항목의 합계가 높을수록 ‘개방형’ 의사소통에 가깝다. 합계가 낮을수록 ‘고립형’에 가까우며, 자기노출(A)의 합계가 비교적 높으면 ‘주장형’, 상대적으로 피드백(B) 합계가 높으면 ‘신중형’ 의사소통을 할 확률이 높다. A문항 점수의 합계를 가로축에 표시하고 B문항의 합계를 세로축에 표시하여 선으로 연결했을 때 가장 넓은 면적이 현재의 의사소통 방식에 해당한다. 당신의 ‘소통의 창’은 얼마나 열려있는가? 



 
당신의 ‘소통의 창’은 얼마나 열려있는가?




‘열린창open area’이 넓은 개방형 의사소통에서는 ‘자기 노출’과 ‘피드백’이 모두 활발하게 일어난다. 내 생각을 스스럼없이 나눌 수 있고 상대방의 피드백을 거리낌없이 수용할 수 있는 관계에서는 일부러 숨길 것이 없으니 누군가와 함께하는 시간이 특별히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함께 있으면 편안한 사람을 떠올려보라. 나에게 마냥 잘 대해주는 사람보다는 나를 스스럼없이 대하는 사람이 훨씬 편하다. 반면,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지만 상대방의 예민한 부분을 건드리게 될까 봐 조심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사람과는 불편을 감수할 만큼의 필요가 사라지면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 



현대인의 의사소통 유형 중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신중형’ 의사소통은 자신의 정보를 최대한 숨겨 안전지대를 확보하려고 한다. 정보가 원치 않는 형태로 노출되어 오해받거나 악용될 가능성을 고려하여 항상 타인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려고 한다. 간혹 상대를 안심시키기위해 먼저 미소를 건네는 인정을 발휘하기도 하지만 어색한 분위기가 계속되면 즉시 방어모드로 전환한다. 자신도 있는 그대로 드러내기 어려우면서 상대방이 뭔가 숨기고 있다는 사실은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 때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려는 마음은 상대방에게 그대로 전달되고, 동시에 상대에게도 그만큼 마음의 거리가 생긴다. 


좋은 관계를 시작하고 유지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중의 하나는 ‘내가 모르는 나’와 ‘남이 모르는 나’의 간극때문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은 의식적으로 노력하면 잘 관리할 수 있다. 하지만 관계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문제들은 쥐도새도 모르게 시작되어서 슬금슬금 커지다가 한순간에 단절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 때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는 용기와 상대방을 수용할 수 있는 너그러움이 둘 사이의 간극을 줄여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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