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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윤혜진 코치 Jun 09. 2020

마음을 열다

조하리의 창 : 고립형 의사소통

마음을 열다.

‘자기노출 Self-disclosure’은 ‘솔직함’을 전제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다. 수많은 연구가 ‘솔직함’과 ‘진정성’이 관계에 미치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 단락에서만큼은 어떤 이론에도 의지하지 않고 우리의 감각으로 이 개념을 온전히 느끼기를 원하는 마음에서 이론적인 배경은 가져오지 않았다.

‘자기노출 Self-disclosure’은 자신이 먼저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본 것을 꾸미지 않고 상대방에게 솔직하게 드러내는 일이다. 자신을 드러낸다고해서 선뜻 꺼내놓기 어려울만큼 심각한 이야기나 부끄러운 비밀을 공유하지 않아도 된다.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솔직해질 수 있다. 솔직한 감정이 느껴지는 순간 마음의 거리가 좁혀진다. 그러나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처음부터 상대방에게 ‘마음 열기’란 누구에게나 쉬운 일은 아니다. 더구나 진정한 관계에서 오는 안정감이나 편안함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다른 사람과 연결되기위한 노력을 시간이 남아도는 사람들이나 누리는 사치라고 말하기도 한다.

서로를 알아가려면 자신을 잘 드러낼 수 있어야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만 볼 줄 아는 사람은 어떻게 포장할지 고민하느라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한다.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기도 어렵다. 빚더미에 올라앉아서도 외제차에 명품을 휘감고 다니던 자산관리사가 어디에도 속내를 털어놓지 못하고 마침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는 관계를 시작할 방법이 없다. 소탈한 관계가 주는 정신적 안정감은 있을 때는 누리는 줄 모르고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그것이 없으면 우리는 죽는다. 까짓거 없어도 그만이라고 생각했다가 막상 바닥까지 소진된 후에는 혼자서는 결코 끌어올릴수 없다.

감정표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감정을 드러내면 약점을 들키는 것이라고 착각한다. 이는 ‘개방적 의사소통’을 하는 사람들이 감정을 털어놓으며 후련함을 느끼는 것과는 정반대다. 때로는 ‘냉철함’과 ‘냉정함’을 구분하지 못해서 관계가 어긋나기도 한다. 감정 표현은 단순히 속이 후련해지거나 관계를 원활하게 만드는 것을 넘어서는 의미가 있다. 어떤 감정이 느껴지기 시작했다면 나머지 절반은 그것을 표현하면서 알게 된다. 예를들어 평소에는 그저 답답한 정도였는데 상담사 앞에서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 눈물이 주르륵 흐르거나, 좋아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고백한 뒤부터 더 깊은 사랑에 빠지게 되는 것도 비슷한 원리다. 자신은 단지 내색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생각하겠지만 표현하지 않은 감정은 마음 속에서 점점 무뎌지고, 감정을 표현할 줄 모르는 냉정한 사람은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한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속사정에는 상대방을 용서할 용기가 없는 경우도 있다. 아직 상대방을 제대로 공감할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으면서 자신은 용서했으니 다 잊으라고 호기를 부리기도 한다. 그러면 정말로 상대는 까맣게 그 사실을 잊는다. 용서는 덮어놓고 자신을 내려놓는 것이 아니다. 한 번 보고 끝낼 것이 아니라 상대방과 언제든 다시 관계로 이어지고 싶다면 먼저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져야 한다. 그리고 상대방에게는 상처받았다고 말할 수 있어야한다. 겉으로는 괜찮은 척 하면서 속으로는 상대방이 잘못을 시인하지 않으면 용서하지 않겠다고 버티기보다는 서로를 위해, 나와 그 사람을 위해 ‘용서하는 용기’를 내 보자. 상대방에게 상처받았다고 말하는 것은 아픈곳을 내놓는 가장 용기있는 자기노출이다.

이 외에도 감정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을 때, 사람들은 의견을 결정하는 것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100% 합리적인 사고를 통해 도달했다고 믿는 대부분의 결정은 감정적인 판단이 필요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확신하지 못하면 습관적으로 판단을 미룰수 밖에 없다. 이것은 이성적인 판단의 근거가 충분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따져 볼 것은 충분히 다 따져보았는데도 뭔가 확신이 서지 않는 것은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서다. 단호하게 결정하기 원한다면 지금부터 감정에 솔직해지는 연습이 필요하다. 감정에 솔직해지려면 내면을 들여다보려는 노력과 함께 다른 사람과 감정을 공유하는 경험이 반드시 필요하다. 누군가에게 슬프다고 털어놓거나, 화가 날 때는 호통을 치고, 부끄러울 때 그렇다고 털어놓는 것, 내 마음에 떠오르는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다른 사람과 연결되는 경험을 통해 마침내 자기 자신을 더 잘 알게 된다. 내 마음을 열면 가장 먼저 내가 보인다.

내 마음을 열면 가장 먼저 내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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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진 코치 인문・교양 분야 크리에이터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다 저자

따뜻한 진심을 믿습니다. 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글을 쓰고 이야기 나누기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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