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케터초인 Aug 09. 2022

제2의 원소주는 탄생할 수 있을까?

카스와 참이슬까지 제친 원소주의 열풍 그 이후

카스와 참이슬까지 제친 원소주의 열풍, 그 이후 술 시장은 어떻게 되었을까? 


술을 마시며 살아가는 직장인부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알아두면 좋을 라이프스타일과 세상의 변화들, 이 의미를 알아채고 술을 무기로 활용한다면 다음 시대에 유용한 하나의 요긴한 아이템이 될 수 있고, 이걸 모른 채 예전 시대의 술로 살아간다면 옛날에 갇힌 채로 살아가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술에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만들며, 소주 시장을 넘어 주류 시장을 뒤흔든 원소주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최초 오프라인으로 GS편의점에 선보여 일주일 만에 20만병이 팔리고 연일 품절 사태를 일으키며, 쟁탈전에 성공한 이들의 인스타 인증샷도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GS25 나만의냉장고 앱을 통해서 원소주의 재고를 확인하는 것도 흔해진 일, 원소주가 쏘아 올린 주류 시장은 최근 어떻게 되고 있을까? 





(1) 소주 시장에 일어난 힙한 붐


✅ 힙해지고 있는 요즘 술

이전에 원소주에 대한 글을 담았는데, 무려 4만명이 넘게 보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습니다. 술이라는 카테고리에 입혀지고 있는 브랜드, 새롭게 술을 즐기고 표현하는 라이프스타일로 원소주는 단순한 소주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였는데 이 관점에 많은 분들이 동의를 하고 관심을 가진 것으로 생각이 듭니다.


*이전 글 <원소주, 알고 보면 소주가 아니라고?>



✅ 우리 소주가 달라졌어요

이전까지 ‘소주’와 ‘힙하다’는 어울리는 단어가 아니었습니다. 그간 소주의 이미지는 ‘독하다’ ‘녹색병’ ‘삼겹살과 어울리는 술’ 정도였지요. 변화가 체감된 건 2019년 진로이즈백이 출시되면서예요. 우선 병이 달라졌습니다. MZ세대의 뉴트로 트렌드를 자극하는 디자인이었죠.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대형 소주잔 같은 굿즈는 품절 대란을 일으켰고, 패션잡화 등 다양한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이 이어졌습니다.


관련 굿즈까지 인기를 모았던 진로이즈백


✅ 소주 사려고 줄 서는 시대

박재범이 만든 전통 소주 ‘원소주’를 사기 위해 백화점 오픈 행사 전부터 사람들이 줄을 섰습니다. 팝업스토어가 끝나고 온라인으로 판매를 시작한 지 한참 지난 지금도 1분 만에 품절이 되는 ‘1분 컷’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저도 GS25 APP으로 출시한 한정판 패키지를 구매하려다가 1분 만에 컷 당해서 계속 놓치고 있지요.


✅ 원소주는 어떻게 MZ세대의 브랜드가 되었을까?

떠오르는 소비 주체인 MZ세대의 술 소비 트렌드는 기성세대와 달라요. 기성세대가 ‘부어라 마셔라 or 마시고 죽자’였다면, MZ세대는 술의 맛과 스토리를 즐기는 쪽이랄까요. 원소주라는 브랜드를 경험해 보았다는 것을 공유하는 놀이가 된 것입니다. 최근 다녀온 GS뮤직&비어 페스티벌에서도 음악과 함께 즐기는 놀이문화를 확인해볼 수 있었습니다.


공연 중 원소주를 원샷하는 박재범과 열광하는 팬들 (일반 소주였다면 이런 반응이었을까?)


✅ 원소주의 매력은 뭘까?

일단 ‘원’이라는 네이밍에는 하나(One)와 승리(Won)와 소망(Want)이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합니다. 태극기 건곤감리에서 패키지 디자인 모티브를 따왔다고 하고요. 당근마켓에서 검색하면 공병도 매물로 나와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어요. 여기서 중요한 건 인스타에 인증하고 싶은 힙한 패키지라는 것입니다.


기존과 다른 패키지의 원소주



✅ 원소주의 탄생 비화

원소주 기획자의 이야기. 소주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건 스코틀랜드를 여행하면서였대요. 스코틀랜드가 위스키로 유명하잖아요. 왜 한국의 전통주는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지 못할까? 이렇게 고민이 들 때 마침 박재범이 소주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박재범은 2019년부터 꾸준히 소주 브랜드화를 준비하고 있었어요. 기획자의 술에 대한 지식, 다양한 마케팅 경험과 박재범의 트렌디한 감각이 만나는 순간이었죠.


끝까지 고심한 부분은 ‘소주 같지만 소주 같지 않고 전통주면서도 전통을 말하지 않는 것’. 본질은 전통주지만 풀어내는 방법은 트렌디해야 대중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다는 거죠. 여기에 마침 코로나 이후 술 문화도 빠르게 변했어요. 좋아하는 사람과 맛있는 음식과 딱 좋을 때까지 즐기고, 술의 재료나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들도 많고 술을 즐기는 이전과 다른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도 한 몫 했습니다.


✅ 제2의 박재범 소주를 찾아서

사실 원소주가 이렇게 인기를 얻게 된 진짜 이유는 맛도 이색적인 디자인을 넘어 다른 것에 있어요. 박재범이라는 강력한 셀럽이 이전부터 소주를 선보이겠다고 빌드업을 쌓고 독특한 출시 방식으로 터뜨려 대히트를 치게 된 것이죠. '맛있는 술'이라는 이미지가 약함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인기를 끄는 현상의 중심에는 '박재범 소주'라는 이미지가 자리 잡고 있어요. 이에 뒤흔들린 주류 시장이 제2의 박재범 소주와 같은 히트술이 되기 위해 뛰어들고 있는데,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2) 제2의 원소주는 탄생할 수 있을까?


✅ 원소주 말고 힙한 이 소주!

힙스터들이 뉴욕에서 구해서 먹었다고 입소문이 돌았던 ‘토끼 소주’나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과 배우 고소영 등이 극찬했다는 ‘KHEE 소주’도 스토리와 희소성 등으로 SNS 등에서 이슈가 되고 있지요. 토끼소주는 역으로 미국 뉴욕에서 고급 한정식집 등에서 인기를 얻으며 역으로 한국으로 넘어오게 된 히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토끼소주는 원소주보다 더 프리미엄 증류수로 구분됩니다. (술 좋아하시는 분 40도짜리 토끼소주를 추천드려요.) 


✅ 탑 와인, 보아 맥주, 임창정 막걸리

원소주의 열풍을 넘어 연예인들의 술이 하나씩 등장하고 있습니다. '임창정 미숫가루꿀막걸리'로 몸풀기를 마치고 '임창정 소주한잔'도 이 대전에 합류할 것으로 보입니다. 가수 이선희와 협업한 'J에게 맥주'도 출시했고, 빅뱅의 탑도 와인을 론칭해서 본격 술 비즈니스로 진출합니다. 버드와이저는 보아를 모델로 한정판 제품을 출시했는데, 왜 이렇게 연예인과 연계한 술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을까요?


임창정 막걸리의 시장 반응은 과연?


이색적인 패키지의 버드와이저 보아





✅ 과거 셀럽과 주류가 만났을 때

이전만 하더라도 대중들이 즐겨 찾는 소주나 맥주의 광고 모델 정도로 연예인들이 연계되었어요. 시원하게 흔드는 이효리의 처음처럼은 최근 제니로 이어오고 있고, 참이슬 역시 아이유나 아이린까지 점점 더 젊은 층을 대상으로 확장하고 있죠. 그런데 이는 이미 기존 공고하게 자리 잡혀있는 기존 주류 마켓 (소주, 맥주) 의 점유율을 차지하기 위한 마케팅으로 드라마틱한 변화를 만들어내기 쉽지 않아요. 그리고 어느새 대중들이 소주의 광고모델에 예전만큼 뜨겁게 반응하고 있지 않습니다.


✅ 셀럽 브랜드 + 술의 새로운 형태의 진화 

요즘 사람들은 새로움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쓰는 것이 아닌 새로운 것들을 기다리고 주목하고 있죠. 이를 기반으로 한정판과 콜라보, 콜렉터블 등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데 술이 셀럽 브랜드를 기반으로 새로운 주류가 탄생하게 된 것이죠. 이런 배경에서 단순히 광고모델을 넘어 셀럽의 이름을 딴 주류들이 세상에 꺼내지게 된 것입니다. 이들은 앞으로 시장에서 어떻게 될까요?


✅ 이 술들은 원소주가 될 수 있을까?

이들 주류는 다들 하나같이 함께하는 셀럽과 함께 기획과 제작 단계에 참여했다고 하지만, 술을 좀 먹어본 사람들은 그게 대부분 홍보의 수단 정도임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주류 시장을 뒤흔드는 파괴력을 만들려면 이걸로는 부족하죠. 이를 위해서는 진지하게 술에 대한 철학을 갖고, 술에 대한 자기만의 애티튜드를 먼저 갖추고 단계적으로 접근을 해야 합니다.


이 부분에 공감하기 때문에 최근 성시경의 '먹을텐데'라는 유튜브 채널이 인기를 끌고 여기서 나오는 소주를 마시는 방식과 이야기에 팬들이 열광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단순히 스타의 이름을 빌린 정도를 넘어 실제로 이들 스타들이 자신의 브랜드를 내걸고 진짜로 기획이나 투자에도 참여하고, 영혼을 담아서 만들어낸다면 '제2의, 제3의 원소주'를 넘어 새로운 것들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먹는 시리즈로 85만명까지 구독자 떡상을 이룬 성시경 채널




요즘 보틀벙커와 같은 술 마켓에 가면 이전과 다르게 Z세대들의 모습을 많이 보게 됩니다. 앞으로 주류문화가 더 젊어지고, 힙해지고, 라이프스타일로 다가가며 다양한 모습이 생겨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 변화를 알고 기획이나 마케팅에 활용할 수도 있고, 술을 좋아한다면 이 변화와 함께 술에 대한 인사이트와 취향을 키워 미래를 쌓는 무기로 만들 수도 있는 만큼 술 시장의 변화를 주목하고 본인에게 의미 있는 적용을 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관련기사 



함께 보면 좋을 글 <먹고 죽는 술의 시대의 죽음>


작가의 이전글 주식보다 부동산을 해야 하는 진짜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