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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인 힙지노 Feb 27. 2019

초인을 꿈꾸다: 만화와 유튜버

미식만화가와 베트남 유튜버를 꿈꾸는 디즈니언 이야기

CJ부터 디즈니까지 엔터테인먼트에서 일해온지 어인 9년

그동안 걸어왔던 길들




CJ엔터테인먼트

tvN

디즈니


나름 엔터쪽에서는 핫한 곳들

이곳에서 마케터로 디지털 기획자로

일하면서 느낀 것은 파릇파릇한 크리에이티브보다

미디어 환경에 대한 이해도와 감수성보다는

결국 궁극적으로는 내 콘텐츠를 가져야 한다는 것


주위를 둘러보니

어느 누구는 파워블로거로 매일 글을 쓰고 있었고

어느 누구는 부동산 투자로 부를 키우고 있었고

어느 누구는 인스타그래머로 활약하며 

각자의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내가 하는 거라곤 

놀러 다니고

술 마시고 먹고

다양한 콘텐츠와 책들 보는 것들


물론 이것들이 쌓이고 쌓여 무기가 되고 취향이 되면서

덕분에 마블을 좋아하는 마블팬에서 마블을 담당하는 성덕이 되었지만

본질적으로 그것이 나만의 콘텐츠라고는 할 수 없었다


회사를 다니면서 내 콘텐츠를 어떻게 가질 수 있을까 고민이 시작되었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을 했다

지금 시나리오를 써서 드라마, 영화 작가가 될 수 있을까?

지금 연기를 하고, 개그력을 키워서 엔터테이너가 될 수 있을까?

지금 음악을 만들고, 예술을 해서 예술가가 될 수 있을까?

모두 쉽지가 않았다


그러다 떠오른 것

내가 어릴 때부터 만화를 좋아하고,

끄적끄적 만화를 그려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했던 기억들이 떠올랐다



만화여정기



그래, 난 결국 만화적 감성이지

콘텐츠를 좋아하는 사람 중에서도

영화적, 음악적, 드라마적, 만화적, 문학적 감성이

느낌이 조금씩 다르지만 나의 갈래는 역시나 만화였다


2015년, 이것저것 궁리를 하고 

값싼 타블렛을 지르고 포토샵을 깔면서 막연하게 시작을 했다


첫 작품의 제목은 초인전, 

한국 IT의 두 거목

네이버를 만든 이해진 의장과 카카오 김범수 의장의 이야기를

풀어보면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

처녀작, 초인전


야심 차게 시작,

그리고 결과는 똥망.


주위에서 반응도 시원찮았고, 몇 번의 공모전도 사뿐히 떨어졌다

스토리라인도 어설펐고, 부족한 점이 많았다


과감히 접고

그래 내가 잘 아는 분야,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쉬운 분야를 해보자

바로 먹는 만화!


그런데 수많은 먹는 만화 중에 어떤 걸 그리지?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난 20대 초반부터 혼밥을 먹어왔고

혼밥을 좋아하는 혼밥러가 아니었던가

그래 혼자 밥먹는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보자

직장인이라는 시간적 제약이 있으니 짧은 툰으로

그리고 공모전 떨어지면 어때, SNS로 시작해보면 되지


그렇게 시작된 혼밥남

그것이 2017년 두 번째 만화 도전기


두 번째 시작, 혼자밥먹는남자


게으름과 중간중간 계속되는 다른 취미의 딴짓으로 

생각만큼 자주 그려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나름 페이스북에서 

2천이 넘는 사람을 모았고 반응은 크지 않지만

소소하게 한 달에 한두 편씩을 그려냈다


연어

김치찌개

오도로스시

닭볶음탕

수제버거

석화

.

.

좋아하는 다양한 음식들을 담아내며


슴슴하게 혼자 밥먹는 이야기



특히나 만화를 그리던 중 

못 먹었던 고수와 홍어를 먹게 됨은 감개무량하고

혼밥남 덕분이라고 감사한 일이다

황교익 쌤을 뵙기도 하였고


홍어를 즐기게 된 희열
혼밥남과 황교익 쌤의 역사적 만남


하지만 한번 몰입해서 열 컷을 그려내는데 걸리는 시간이

대략 여덟 시간, 퇴근 후 늦은 시간까지 할애하여 꾸준히 그려내기엔

나의 정신력이 덜 무장이 되었나 보다


어느새 혼밥남 계정에는 만화보다는 혼밥 음식 사진들이 더 많이

올라오게 되었고 약간의 오름세를 꺾여, 결국 계정도 정체되고 말았다





술 먹는 유튜버



그 와중에도 장점이라면 장점이랄까

꾸준함은 못해도 취미왕이라는 타이틀로

이런저런 취미들은 꾸준히 이어왔다


그러다 베트남이라는 나라에 눈이 떠

베트남어를 공부하고, 한 해에도 수차례씩 베트남을 가다가

베트남 언어쌤으로부터 솔깃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베트남의 매력에 흠뻑


"요즘 베트남 타깃으로 하는 유튜버들이 많은데, Anh (오빠) 도 한번 해봐!"

"유튜..버?"


엔터에서 콘텐츠 기획부터 마케팅 까지 다양한 경험들을 쌓아왔지만

한 번도 내가 출연자나, 직접 크리에이터가 되어 무언가를 해본다는 생각은 못해보았던


하지만 그렇게 소통하다 보면 언어도 더 빨리 늘게 되고,

베트남이라는 나라와 연결고리도 강해지고

또 문화도 빨리 터득할 수 있지 않겠냐는 기가 막힌 설득에 단숨에 넘어가고 만!


당시 나는 베트남, 베트남, 베트남.

주위에도 계속 외치고 다닐 정도로 흠뻑 빠져 있었기에

그 자리에서 합의를 하고 바로 시작


실제 지노바 집 모습


그리하여 시작한 유튜버, Jinobar_지노바 

술을 좋아해 집을 bar 컨셉으로 꾸미고 술을 잔뜩 놓았는데

거기서 영감을 얻어 베트남에 한국의 먹고, 마시고, 노는 문화를 전해주는

'지노바의 지노오빠' Jinobar 시작


생전 영상 편집도 안 해보고, 방법도 모르다만

하나씩 해보면 되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폰으로 찍고, 무료음악 찾아서 넣고, 자막 넣고

유튜브 이것저것 요소들 넣고 하다 보니 어설프게나마 첫 완성


베트남 음식을 만들어 베트남 보드카와 먹기도 하고

캠핑을 가서 혹한 추위에 야외에서 술과 음식을 먹기도 하고

주말에 이태원 나들이를 가기도 하며 영상을 뚝딱뚝딱


멘보드카 VS  하노이보드카


업무를 하면서, 유튜버들과 콜라보도 해보고

실제 회사 페이지를 운영하고 키워보기도 하고 했지만

그것과 내 페이지를 실제로 오픈해서 하는 것과는 천지차이였다


그렇게 시작한 유튜브의 구독자는 한명 두명 생겨났고

비루한 조회수나마 1, 10 올라가며

100을 찍었을 때 느꼈던 잊지 못할 소소한 감격


첫 편 지노바_Jinobar 소개


이미 유튜버로 활동하며 커나가고 있는 형을 따라가

영하 7도에 함께 라이브를 하며 감을 배우기도 하고

다른 영상들 보면서 호흡법을 배우기도 하며

영상을 올리기를 한 달, 다섯 편 만에 조회수 1천짜리 영상 탄생!


크리스토퍼 로빈이 되어 푸를 만나러 가는 영상


그제야 주위에서도 영상을 보았다는 등

노잼이라는 등 여러 피드백들이 나오기 시작

그래도 무플보다는 악플이라고 없는 시간 쪼개 영상을 보고

노잼을 걱정해주는 주위 지인들이 고맙기도 하였다


하지만 아직 갈길 먼 아기걸음 유튜버

이번 주말에는 무얼 찍을지, 날이 따뜻해지면 어딜 가서 무슨 이야기를 할지

즐거운 고민이 드는 Jinobar 이다




초인을 꿈꾸다



혼밥남을 그리기 시작한 지 1년 3개월

지노바 유튜버 시작한 지 1개월


아직 제대로 이룬 것도 없고

어디 가서 팔릴만할 정도로 괄목할 콘텐츠도 아니다만

그래도 4년 전에 가졌던 마음가짐을

조금씩 휘두르고 있는 것이 재미있고 또 이후가 기대가 된다


직장인으로 업무시간에는 혹독하게 바쁜 일상을 보내고

퇴근 후와 주말,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감사하고 

무엇을 그릴까 무엇을 찍을까 고민하는 순간들이 즐겁다


2019년 올해는 목표 중의 하나가 '크리에이터' 되기

그냥 하는 시늉만 하고, 마케팅용으로 떠드는 그런 게 아니라

꾸준히 해서 어느 정도 모양새를 갖추는 것이 개인적인 소소한 바람


내 팔뚝에 새겨진 Übermensch 위버멘쉬 (초인)

올해의 슬로건으로 내세운 만큼  부끄럽지 않게 달려보련다


팔뚝에도 새겨있는 올해의 슬로건, 위버멘쉬



크리에이터 시대 



지금으로부터 5년, 10년

1인 크리에이터 시대가 되어 있을 것이다


글을 쓰는 사람

그림을 그리는 사람

영상을 찍어 올리는 사람

SNS의 슈퍼스타

음악을 하는 사람


개인이 브랜드가 되는 시대


지금은 소수의 프리랜서와 회사에 속한 크리에이터들로 이루어진 시대에서

이제는 개개인이 혼자, 때론 크루로 활약하며 개개인의 팬을 가지고

개별 콘텐츠와 콜라보 콘텐츠를 만들어내며

세상의 영향력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그런 시대가 올 것으로 생각한다


크리에이터가 되어야 하는 것은 어떤 메리트라기 보다는

생존을 위한 필수일 것 같다랄까

자기 콘텐츠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는 극명하게 나뉠 것이다


지노바 혼밥남 크리에이터는 오늘 하루도 꿈을 꾼다

꿈을 계속 꾸다 보면 그 꿈을 닮아가리라는 즐거운 상상을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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