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이 묻고, 마케터가 답하다
마케터가 궁금한 이들에게 전하는 12가지 말
마케팅은 정확히 뭔가요? 마케터는 무슨 일을 하나요?
마케터가 되고 싶은, 마케터를 꿈꾸는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내용을 담아봅니다.
어느 날 한 고등학생에게서 다음과 같은 연락이 날아들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XX고 2학년 학생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저희 학교에서 언어와 매체 관련 활동으로 희망 진로인 인터뷰 활동을 진행합니다. 평소 작가님이 게시하시는 글을 읽으며, 궁금증을 해소하고 작가님의 경험을 담은 글을 읽으며 마케터의 고충이나 어려운 점 또한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작가님과의 인터뷰를 진행한다면 마케터라는 저의 희망진로와 더욱 가까워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여 이렇게 인터뷰 요청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번거로우시고 많이 바쁘시겠지만 부탁드립니다.
익명성 보장을 위해 간단하게 담아보았는데, 문의하신 글에서 마케팅을 궁금해하고 마케터를 그려가는 진심이 가득 담겨 보였습니다. 얼마 전, 한 고등학생 교육기관에서도 유사한 인터뷰를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고등학생이 마케터를 꿈꾸는 시대라니. 시대가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라떼 이야기를 꺼내보면 장래희망에 앞서 대학교 전공조차 깊이 고민하는 시간이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 시대의 어린 친구들이 미리부터 미래를 대비하고, 더 똑똑한 방식으로 준비해 나가는 모습에 저도 많이 배우게 되는 것 같습니다.
두 번에 걸쳐 인터뷰에서 공통된 질문들이 있었고, 이 질문은 다른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 부분이실 것 같아 알기 쉽게 정리해서 담아봅니다. 고등학생뿐 아니라 마케터가 되고 싶거나, 마케팅을 좀 더 이해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읽어보시면 도움이 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케터가 궁금한 이들에게 전하는 12가지 말
1. 마케터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가요?
마케팅은 거의 모든 기업에 존재하고, 모든 브랜드에는 마케터가 있죠. 예전에는 마케터가 대개 비슷한 일을 했다면, 요즘은 점점 더 세분화되고 있습니다. 먼저 기업 브랜드를 담당하는 마케터가 있고, 외부 에이전시 즉 대행사라고 하는 곳에도 마케터가 있죠. 콘텐츠를 만드는 콘텐츠 마케터부터, 각종 데이터를 분석하고 광고를 집행하는 퍼포먼스 마케터, 고객관계 관리를 주도하는 CRM 마케터 등 다양하게 나뉘고 있고 그만큼 각 영역이 점점 더 전문화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역할들이 공통적으로는 브랜드의 고객 경험을 만들고, 비즈니스를 더 키우는 일을 하게 됩니다. 점점 제품과 서비스가 상향평준화되고 있고 브랜드가 중요한 시대가 되고 있기 때문에 마케터의 역할 또한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2. 마케터라는 작업을 꿈꾸시게 된 계기가 있나요?
대학교 때 광고동아리를 하면서 마케팅 분야를 탐색해 보게 되었고, 대학생 마케터를 하면서 많은 흥미를 느꼈던 것 같아요. 그리고 평소에 다양한 영상을 보는 것들을 좋아하여, 처음의 커리어로 미디어 산업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3. 마케터에게 꼭 필요한 능력, 자질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마케터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자기만의 라이프스타일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어야 좋은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세상에 존재하는 다수의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이 무엇에 관심 있고, 어떤 것에 열광하는지 알아야 하죠. 또 본인만의 관점과 경험이 어느 정도 있어야 일의 좋은 결과로도 이어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4. 마케터가 되기 위하여 어떤 과정(혹은 전공)을 거치셨나요?
마케터에 자격증이나 특정 전공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해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다만 미리 간접 경험을 해보는 건 도움이 될 수 있어요. 특히 대학생 때가 그 기회입니다. 기업 공모전도 해보고, 대학생 마케터도 해보고 일을 하고 계신 현업의 마케터분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마케팅이라는 일을 좀 더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여기에 더해 평소에 브랜드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케이스를 보면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관점을 키우는 부분이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마케터에 자격증이나 특정 전공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해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5. 마케터라는 직업의 장점, 좋은 점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가장 먼저 정답이 없는 문제를 풀면서 비즈니스를 키워가는 부분이 매력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케터라는 Job의 매력은 다양한 것 같아요. 나중에 개인 비즈니스를 할 때도 브랜딩이나 마케팅을 주도적으로 잘할 수 있고, 또 디지털 환경에 밝고 소비자의 언어를 알기 때문에 글을 쓰거나 영상을 만드는 크리에이터로 확장하기에도 유리하죠. 그래서 요즘 시대 맞는 Job인 것 같아요.
‘임플로이언서’ (employee + influencer ; 직장인이 인플루언서가 되는 경우) 라고 하죠. 요즘 들어 직장 현직자 인플루언서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마케터 사이에서도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자기 콘텐츠를 만들거나, 자기 브랜드를 하면서요. 이전에 함께 일했던 제 지인분도 마케터로 일을 하다가 현재 캠핑카 전업유튜버로 활동하고 있어요. 직접 영상 기획하고 브랜딩 하고 다 하면서요. 앞으로 이런 케이스들이 점점 더 많아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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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마케터라는 직업의 단점, 좋지 않은 점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마케팅은 정답이 없는 일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에요. 여러 담당자가 각자 생각하는 그림을 합쳐서 하나로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다른 분야들과는 다르게 ‘브랜드’라는 것은 모든 이들이 경험하는 것이기 때문에 모두가 스스로가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현실과 동떨어지고 환상을 좇는 비전문가가 전체 과정을 리드할 때가 가장 힘든 부분인 것 같아요. 엉뚱한 방향으로 가다가 작은 결과물로 끝나게 되는 경우가 많죠. 마케팅과 브랜드 담당자가 다른 직무 대비해 때로는 전문가로 인정받지 못하는 부분이 어렵다면, 어려운 점인 것 같습니다.
마케팅은 정답이 없는 일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에요.
7. 마케터 일을 하시면서 겪으신 인상 깊었던 일이 있으신가요?
tvN에서 일할 때 tvN go 라는 앱 프로젝트를 맡아서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새로운 도전이었고 그렇게 2년 가까이를 일했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프로젝트가 잘 안 되어 사라지고 말았어요. 그렇게 앱 삭제 버튼을 누르면서 프로젝트를 종료하게 되었죠. 그 과정에서 주위에서는 우려가 많았습니다. 실패한 프로젝트의 PM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었죠. 그 당시 저역시도 상당히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실패의 과정에서 알게 된 것이 많았고, 그것을 이후에 다른 프로젝트에 적용하면서 성공 가능성을 높이며 만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실패의 과정을 담담하게 꺼낼 수 있게 되었을 때, 비로소 그 프로젝트의 레슨이 저에게 새겨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다른 프로젝트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죠. 이렇게 실패한 프로젝트를 온전히 마주할 수 있을 때 진짜 성장을 하고 더 큰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것 같아요. 많은 이들이 성공은 좋은 것, 실패는 나쁜 것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실패로부터도 굉장히 큰 성장을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사례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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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마케터라는 직업을 가지신 것에 대한 후회는 없으신가요? 그리고 언제 가장 뿌듯하신가요?
MBTI 가 ENTJ에요. 엔티제는 지난 일들을 후회하지 않는 성향이 있죠. 저 역시도 제가 선택한 길에 집중할 뿐입니다 :) 되려 잘 선택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제가 기획하고 고민한 것이 세상에 드러나고 계획한 대로 사람들이 반응하고 열광할 때 가장 뿌듯한 것 같아요.
9. AI의 발전, 기술의 발전으로 여러 직업들이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데요, 마케팅 분야의 미래는 어떻게 변화할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명하신 구루분들께서 고민 해주실 거시적인 부분일 것 같지만 :) 제가 생각하기에는 기본적인 광고 문구나 비주얼 소재들은 점점 더 자동화될 것 같아요. 일반 개인이 고민해서 만드는 것보다 더 적은 비용과 빠른 시간에 평균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가 있거든요. 이를테면 챗GPT에 ‘광화문에 새로운 수제버거 브랜드를 선보이는데 빨간색을 포인트로 광고를 만들어줘’ 하면 금방 광고 이미지가 뚝딱 나오죠. 그 결과물이 꽤 괜찮아요.
다만 브랜드를 만들고 비즈니스로 확장하는 상상의 영역, 브랜드로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소통의 과정은 쉽게 대체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가족이나 친구의 관계를 AI나 기술이 대체하기 어려운 것처럼요. 앞으로는 어떻게 상상하고 상상을 구현화하는지, 어떻게 팬덤을 만들어갈지에 대한 고민이 더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상상하고 구현할지,
팬덤을 만들어갈지에 대한 고민이 더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10. 경영학 분야의 직업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팁이나 격려 부탁드립니다.
저는 경영학을 전공하고, 대학원도 경영을 전공한 마케터입니다. 저는 경영은 세상을 비즈니스라는 언어로 소통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는 그 분야를 좋아합니다. 브랜드와 다양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사례들을 파고 알아가는 것을 좋아해서 틈만 나면 찾고 알아가고 있어요. 마치 하나의 취미 활동처럼요. 뉴스레터로, 아티클로, 책으로 다양한 비즈니스 사례와 브랜드의 이면에 일어나는 일들을 들여다봅니다. 그럼 그것이 안에 쌓여서 언젠가 도움이 되기도 하고, 반복과 누적의 힘은 성장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자기만의 반복과 누적이라는 루틴을 만들어서 좋은 마케터, 좋은 비즈니스맨이 되어 가시기를 응원드립니다.
11. 마케터라는 직업을 한 문장으로 정의 내린다면, 작가님은 어떤 단어로 표현하고 싶으신가요?
마케터는 브랜드의 고객 경험을 설계하는 기획자다. 라고 이야기 드리고 싶습니다.
12. 마지막으로 마케터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매력적인 마케팅의 세계를 꿈꾸고 오신다면, 세상 속에서 다양한 기회로 넓혀갈 수 있을 거예요. 꿈꾸시고, 꿈을 향해 달려보시길 바랍니다. 방향이란 것을 틀어질 수 있지만, 틀린 방향이라는 것은 없는 거 같아요. 그리고 마케팅을 더 알고 싶을 때는 ‘마케터 초인'의 글과 이야기와 함께해 주시고요 :) 감사합니다.
그리고 진심을 담은 답글을 받게 되었습니다. 지금 갖고 계신 열정 잘 품으시고, 하나씩 잘 나아가 원하시는 여정을 만들어가시길 응원드립니다. 그리고 언젠가 좋은 마케터가 되어 저에게도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저도 감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작가님!
작가님의 인터뷰 답변을 모두 읽고 회신드립니다.
작가님이 써주신 답변 내용들을 읽으며 작가님이 마케팅에 얼마나 열정을 가지고 계시고 진심이신지 느낄 수 있었고, 이런 멋진 분과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어 영광이라 느꼈습니다. 바쁘실 텐데 질문 하나하나 정성으로 답변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작가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러한 목적을 넘어 아주 값진 경험을 얻게 되었습니다.
평소 마케팅에 관한 궁금증을 해소하거나 마케터가 되는 구체적인 방향을 몰라 헤맬 때에도 주변에 마케팅 관련 직업을 가지신 분이 없어 그저 마케팅 관련 책을 사서 읽으며 혼자 해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작가님과의 인터뷰는 마케팅을 전문적으로 아시는 분과 직접 대화를 나눌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작가님의 답변을 읽는 과정에서 저는 마케터라는 직업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고, 제가 마케터가 되기 위하여 해야 할 것들과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귀중한 정보를 얻게 되었습니다. 마케터라는 직업을 향해가는 과정은 쉽지 않겠지만 작가님의 응원의 말에 힘을 얻어 꼭 훌륭한 마케터로 성장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인터뷰 요청에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다가오는 추석, 행복과 건강이 가득한 추석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이후에도 마케터를 위한, 마케팅력을 키우고 싶은 분들을 위한 마케팅의 이야기와 무기들을 계속해서 담아 오겠습니다.
성장을 위한 무기 연구소
CHOIN MARKETING LAB
마케터 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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