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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품여자 May 20. 2021

2. 몰타 엠디나 & 뽀빠이 빌리지

2-6. 몰타에서 놀러 다니기

동생들과 함께 휴일에 엠디나로 놀러 갔다. 엠디나는 몰타의 옛 수도인데 그런 만큼 중세의 모습이 많이 남아있다. 슬리에마에서 버스로 1시간가량 걸린다. 엠디나는 몰타섬의 내륙에 위치해 있어 버스가 내내 한가로운 시골길을 달렸다. 날씨는 더없이 푸르고 푸르렀다.


엠디나 입구

중세 도시답게 성벽으로 둘러싸인 이곳은 입구부터가 웅장했다. 이미 많은 관광객들이 엠디나로 들어가고 있었다.  도시 안으로 들어가니 밝은 라임색 건물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멋진 성당도 보이고, 색색의 발코니 창들이 있는 건물은 이 도시의 고풍스러움을 한껏 돋보이게 해 주었다. 엠디나는 깨끗하고 단아했다. 좁은 골목길은 정겨웠고 조용했다. 상류층이 많이 산다고 들었는데 그래서 그런 건가? 이곳에 살면 한적하고 쾌적하겠다 생각했지만 많은 관광객들로 인해 불편한 점도 있을 것 같았다.


이 곳에는 정말 맛있는 초케잌이 있다는 카페가 있어 방문해 보았다. 명성답게 사람들이 많았다. 층층이 야외 테이블이 있어 주변 풍경을 배경 삼아 수다 떨기에 좋았다. 대망의 초코 케잌 시식! 와우~ 너무 달다. 커피와 함께 먹지 않으면 남길 정도다. 하지만 진한 초콜릿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추천해 줄 만하다.


카페 전망대에 올라가니 주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우리나라의 흔한 시골 같아 정겨웠다. 지만 람이 너무 많아 한가로이 풍경 감상은 못했다.


저녁엔 숙소로 돌아와 바비큐를 해 먹었다. 아는 동생들이 많아져(몰타에 어학연수 와 있는 한국인 중에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은 슬프게도 보지 못했다.) 8명이 모여 장보고 고기 굽고 된장국도 끓였다. 된장은 근처 아시안 마켓에서 구입했다. 나는 동생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채소도 손질하는 등 눈치껏 움직였다. 마침내 완성된 밥상에 모두가 둘러앉아 먹으니 더 맛있다. 몰타에 와서 이런 유쾌한 시간들을 가질 수 있다는 건 상상하지도 못했었는데... 나와 함께 놀아주는 동생들에게 고마웠다.





다음날, 우리는 뽀빠이 빌리지에 가기로 했다. 영화 뽀빠이의 촬영지를 관광지로 남겨둔 곳이라 한다. 이 곳도 버스로 1시간가량 달려 도착했다.

곳곳마다 영화 소품들이 아기자기하게 잘 전시되어 있었다. 마침 인형극도 하기에 들어가서 보기도 했다. 지만 전체적으로는 관리가 약간 덜 된 느낌도 있어서 아쉬웠다. 애써 시간 내서 왔는데 이게 전부인가라는 생각도 었지만 보트를 타면서  생각은 달라졌다.



많은 사람들이 보트를 타기 위해 줄을 서고 있었는데 호기심에 우리도 타보기로 했다. 꽤 오랜 시간 기다렸다. 그만큼 기대감도 높아졌다.



" 우와~~~ 정말 시원하고 날아갈 것 같아!!"

" 스릴만점인데?"


보트는 바닷바람을 가르며 시원하게 달렸는데, 우리는 연신 감탄사를 내뱉으며 신나게 보트를 탔다. 알고 보니 이 주위 바다를 둘러보는 일종의 보트 체험이었다. 지중해 바다를 보트를 타고 누비다니! 물은 너무 맑아 속이 훤히 보였다. 바위틈에 있는 구멍 속에도 쏙 들어가 보고 스피드 하게 신나게 달려도 보고, 두 팔 벌려 지중해 바다를 힘껏 안아도 보았다. 사람들이 줄 선 이유가 있었다.


뽀빠이 빌리지

숙소로 가는 버스를 타러 가는 길에 뽀빠이 빌리지가 한눈에 보이는 곳을 찾아 사진을 찍었다. 정말 예뻤다. 약간 낡은 건물들이 맑디 맑은 바다와 조화를 이루며 우리의 눈을 즐겁게 했다. 이 곳을 가만히 바라보며 우리는 쉴 새 없이 보트 이야기만 했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 저녁은 간단히 케밥에 콜라를 사 먹고, 후식은 맥도날드 맥플러리를 먹기로 했다. 어찌나 반갑던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수다를 떠는데 본격적인 20대 초중반의 고민이 나온다. 대학을 졸업하면 어디에 취업을 해야 할까? 취업은 잘할 수 있을까? 실패하면 어쩌지? 등등.

그 시간들을 지나온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하나였다.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다 해봐. 실패해도 괜찮아.'


서른셋의 나는 20대에 못해본 게 많아 아쉬워서 그렇게 말했던 것 같다. 돈을 벌어야 한다는 현실적 압박감 탓에 다양한 경험을 못해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였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네가 무슨 일을 하든 넌 여전히 가치 있고 소중한 사람이야. 네가 하는 모든 일이 네 인생에 좋은 자양분이 될 테니 실패해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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