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에 있는 나는 누구?
진정한 나 찾기
나의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며, 어렸을 적 충족하지 못했던 욕구를 발견했다. 그래서 생겨난 상처받은 내면아이, 하지 않아도 되는 역할로 인해 갇혀버린 나였다. 누군가 탓하고 살아왔던 지금까지의 삶이었다. 나의 장애물이 삶 속에서도 멈칫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았다. 자녀에게 대물림되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는 용서가 필요하며, 내면아이를 부모의 마음으로 돌보고 치유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 과거는 훌훌 털어버리고 내면아이를 성장시키는 가운데 지금 여기에 있는 나는 누구인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앞으로 50년 삶을 구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어떨 때 가슴이 떨리고 설레는가? 무엇을 할 때 행복한가? 지금 나의 상태는 어떤지 알아차리고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 지금까지의 삶이 딸로서, 아내로서, 엄마로서의 삶이었다면, 오십이 된 지금, 이제부터는 진정한 나를 찾아 두 번째 인생을 시작해 보자.
나는 어떤 사람인가?
주저하고 망설이는 나였고 주변의 눈치를 살피는 나였다. 나보다는 아이들의 일정이 더 먼저였다. 내가 먹고 싶은 것보다 아이들과 남편이 원하는 것에 맞추는 나였다. 그렇게 마음이 넓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내면의 소리를 무시하고 살아오다 보니 조금씩 쌓이게 되고 오십이 돼서야 표출되고 있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아마 모두가 그럴지도 모르겠다. 내가 선택하고 결정하는 대로 할 수 있는 시간이 나 혼자만의 시간밖에 없으니 말이다.
무조건 진짜 나를 찾는다며 원하는 것을 다 할 수는 없다. 적어도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는 말이다. 친구 중에 만나면 불편한 사람이 있다. 다른 사람들이 먹고 싶은 걸 얘기하면 항상 본인이 우선이다. 한 번쯤은 맞춰줄 수도 있을 될 법한데 그러지 않는다. 아마 나도 이럴까 봐 다른 사람한테 맞추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관계 속에서는 양보와 배려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어렸을 때는 친구들과 함께 있는 걸 좋아했다. 수다 떨고 노래도 부르고 매일 만나도 뭐가 그리 할 말이 많은지. 아침에 만나 밤늦게 헤어지기도 아쉬웠다. 머리가 크고 생각도 크고 감정도 크고 사는 지역도 달라지다 보니 이제는 가끔씩 보게 된다. 그러나 진짜 나를 아는 친구들이기에 아주 오랜만에 만나도 편하다.
살면서 진짜 나를 아는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여기에 있는 나 자체를 인정하고 끌어안아주는 사람 말이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받는 게 있어야 준다. 이런 만남은 심플하긴 하지만 뭔가 허전하고 한계가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더 나를 잃어버리고 산 건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오십 년 멋지게 설계하자
젊은이들을 보면 설렌다. 특히 남자와 여자가 처음 만나는 자리, 설레는 마음에 두근두근 심장이 콩콩거리는 그 느낌, 나도 그랬다. 그래서일까? 내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1년이 넘어가고 있지만 하나도 힘들지 않고 즐겁기만 하다. 계속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샘솟는다.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가장 설레고 행복하다. 누가 시킨 것이 아니라 책임을 맡겨주니 더 즐겁다.
색다른 관점으로 기획했기에 두려움도 있다. 피드백을 받아가며 수정을 거치는 가운데 성과가 나오니 더 신이 난다. 일이지만 일로 느껴지지 않는다. 그동안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꿋꿋이 일궈낸 내가 대견해서 일거다. 나를 칭찬하는 데 어색했던 내가 나를 인정해 주니 그 어떤 간섭이나 충고, 조언, 평가, 판단도 더 이상 나에게 장애물이 아니다.
내가 나를 칭찬하고 인정한다는 것은 스스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다. 칼 로저스는 '타인이 나를 진심으로 공감해 주면 나 자신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가치 있고 존중받는 느낌을 갖게 된다.'라고 말한다. 그만큼 남보다 내가 나를 인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거다.
있는 그대로의 나, 진정한 나를 찾는다는 것은 나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힘을 키우는 것이다. 그 힘이 단단해졌을 때 아무리 거센 바람이 불어도, 거친 파도가 휘몰아쳐도 꼿꼿하게 나를 바로 세울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나를 찾는 것이다.
이제 오십이다. 더 이상 과거의 나, 주변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를 가로막는 내 안의 장애물을 찾아서 없애야 한다. 내 속에 있는 상처받은 내면아이를 위로하고 달래서 함께 손잡고 나가야 한다. 그리고 진정한 나를 찾아 앞으로 오십 년 인생을 멋지게 설계하자. 내 인생의 설계는 다른 누가 아닌 바로 진정한 나만이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