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창의를 넘어 자기주도적 삶으로

#내적 동기 #외적 보상 #인센티브 #자기주도 #목표 설정 #피드백

창의성의 연료 ‘내적 동기

  

 

아이에게 독서 습관을 들여주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아이가 수학 문제 풀기를 너무 싫어해요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많은 학부모들의 걱정거리입니다.

 

아무리 해도 마음처럼 안 되니용돈과 같은 당근을 활용하기도 하죠.

 

그런데, 책을 읽는 대가수학 문제를 푸는 대가로 금전적 보상을 주는 것이 과연 좋은 접근일까요보상이 정말 성과로 이어질까요오히려 역효과를 내지는 않을까요?

 

많은 학자들이 이 문제를 연구해 왔습니다성과급 등 인센티브 제도를 고려할 때 기업들이 고민하는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책을 읽는 대가로 아이들에게 용돈을 약속하면 설사 처음에는 돈을 받기 위해 책을 읽을 지 몰라도점차 책 읽기 본연의 즐거움을 알고 거기 재미를 붙여 나중에는 용돈 없이도 책 읽는 습관이 들 거야…’

 

부모님이 바라는 건 아마 이런 그림일 겁니다그런데 그런 결과는 잘 나오지 않아요돈을 얻기 위해 책을 읽는 잘못된 버릇과 태도만 만들어주게 될 공산이 크죠.

 

꾀를 부리는 아이들은 어떻게 할까요점점 더 얇고빨리 읽어 치우기 좋은 책을 고르게 됩니다아이의 관심은 더 이상 책을 읽는 것 자체가 아니라 1,000원이라는 금전적 보상이니까요나중에는 1,000원으로는 성에 차지 않습니다한 권에 2,000원으로 올려달라고 합니다독서가 아닌 다른 일에 대해서도 이제 아이가 먼저 이거 하면 뭐 해 줄 건데?’ 하고 부모에게 협상과 딜을 시도하게 됩니다.

 


 

아이들은 독서 자체의 가치보다 독서는 돈 버는 수단이란 잘못된 가치를 갖게 될 것입니다.”


- 마이클 샌델(Michael Sandel, 1953~), 하버드대학교 정치철학과 교수 『정의란 무엇인가』(김영사, 2010),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와이즈베리, 2012) 저자

 



 

프랑스 파리의 서점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앞에서.

 



인센티브가 창의성을 파괴한다!”

 

 

앞서 ‘촛불 문제’에서도 잠시 소개한 바 있는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드라이브』(청림출판, 2012)에서 이렇게 단언했습니다.

 

당근-채찍’ 요법과 같은 외적 동기extrinsic motivation는 자발적으로 가질 수 있는 내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를 훼손하고얕은 편법의 유혹에 빠지게 만드는 것은 물론 창의성까지 말살하는 치명적 결함을 갖고 있다는 거지요.

 

 

                                                  

홀로 도미노 놀이에 심취한 민 군.

 


 

산업혁명 이래 지난 세기에 이르기까지 보상을 추구하고 처벌은 피하고자 하는 욕구가 목표 달성의 강력한 동기였던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래는 다릅니다.

 

창의적혁신적인 사람들을 움직이는drive 그건 바로 남들은 쓸데없다’ 할지 모르지만 내게 의미가 있고내게 즐거움을 주는 무언가를 스스로 찾아 밀고 나가는 내적 동기자발적 동기입니다.

 

쉽게 말해미래에 필요한 창의적 인재를 움직이는 건 돈 더 줄 테니 더 많이 일하라는 보상의 말이 아닙니다열심히 하지 않으면 보상을 줄이겠다는 엄포도 아니죠.

 

당신이 좋아하는 게 뭐죠마음대로 한 번 펼쳐 보세요!’


이렇게 자율성을 부여할 때 비로소 드라이브가 걸린다는 겁니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

 

흔히 하는 이 말도 결국 자발적 동기 부여의 중요성과 맞닿아 있습니다. 어떻게 아이가 스스로 동기를 찾도록 할 수 있을까요?






어떤 일을 하는 데 우선 재미가 있어야 하고그 일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어야 하며그 과정에서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피드백을 제공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 신병철 중간계캠퍼스 대표, 마케팅・심리학 전문가

 


 

용돈이라는 달콤한 보상으로 유혹하는 것으로는 아이가 독서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 줄 수 없습니다.

 

책을 한 권 읽든피아노 곡을 연습하든줄넘기를 하든 어떤 일을 할 때면 왜 이걸 하는지 스스로 생각해 보고거기서 의미를 찾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도와줘야 합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게 피드백입니다특히 칭찬만큼 좋은 피드백이 없죠.

 

앞서미리 조건을 걸어 금전적인 보상을 약속하는 것즉 예고된 대가는 좋지 않다고 했지요?

 

칭찬도 마찬가지로 미리 어떤 목표를 설정하고그걸 성취했을 때라야만 칭찬해 주는 것보다는 예상치 못한 순간에 칭찬해 주는 것이 비결이라고 해요.


 

엄청 두꺼운 책을 다 읽었네? 그림책만 보는 줄 알았는데, 대단하다~!”

 


칭찬에 있어 또 하나 잊지 말아야 할 점은 능력성과결과에 대한 칭찬보다는노력태도과정에 대한 칭찬을 하는 것이 좋다는 겁니다.

 

너 정말 똑똑한데천재 아냐???”

 

이런 식으로 칭찬하면 아이는 자만하고 안주하게 될 테니까요.

 

문제를 틀리지 않고 정답을 잘 맞춘 것을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어려워도 포기하지 않고끈기 있게 해결해 가고자 애쓰는 모습과 태도를 칭찬해 주는 것이 좋다는 말이지요.



그 다음으로 필요한 과정은 아이가 당장의 성취에 만족하고 안주하기보다 조금 더 높은 단계에 도전하고 나아가게끔 돕는 것입니다.

 

중요한 건그렇게 목표를 세울 때도 부모가 바라는 바에 따라 유도하거나 대신 정해 주는 식이 아니라 스스로자율적으로 정하도록 돕는 겁니다.

 

이번에 이만큼 했으니 다음에는 얼만큼 해 보면 좋을지 부모와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아이가 스스로 조금 더 높은 목표를 정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도 스스로 세우게 하고요.

 

계획을 실행하도록 돕고결과를 함께 진단해 봅니다그렇게 수시로 피드백을 주고 받으며돕는 게 부모의 할 일입니다.

 

스스로 재미를 느껴 즐기게 하고목표를 설정하고 실행하면서 작은 성공의 성취감긍정적인 경험이 계속해서 쌓여가게 하는 것이게 바로 자기주도적 학습자기주도적 삶을 가능하게 하는 올바른 길이라는 것이죠.

 

 


사실 일터에서 사람을 통제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바로 돈으로 차별하는 것입니다.

 

저 사람은 이번에 더 잘 했으니까 이만큼 더 주는 거다당신도 잘 하면 얼마 더 줄 테니 열심히 한 번 해 봐라…’

 

이런 말을 듣는 입장에서는 얼마나 자괴감이 클까요?

 

우리 아이를 어려서부터 돈에 통제되는 불쌍한 존재로 만들지는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목적을 찾고자발적 동기를 통해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이끌어 줘야 하겠습니다.


 

 

 

창의적인 사람들을 움직이는 자발적 동기 부여의 3가지 요인이 있습니다먼저 자율성autonomy내 삶의 방향을 나 스스로 정하고 싶은 충동입니다다음으로 숙련mastery어떤 중요한 일을 점점 더 잘하고 싶은 욕망입니다그리고 목적purpose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그리고 나 자신보다 더 큰 의미가 있는 어떤 일을 하고 싶다는 갈망입니다.”


- 다니엘 핑크의 TED 강연 ‘The puzzle of motivation’ 중에서





새로운 경험. 2019년 뮤지션 인우의 ‘토끼와 거북이’ 재탄생 작업에 아역 나레이션 역할로 참여한 민 군.

유튜브 동영상: [M/V] 인우 - 토끼와 거북이 (나래이션 /김희철, 윤태진, 슬리피)


이전 25화 다시 서울... 이어지는 창의성 여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