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우리는 서로에게 익숙해졌다

by 진소은

소망이를 데려온 곳에서

소량의 사료를 함께 받았다.


강아지가 먹던 사료가 갑자기 바뀌면

배탈이 날 수 있어서

기존 사료를 먹이거나,

새 사료를 섞으면서 천천히 바꿔야 한다고 했다.


우리는 소망이의 사료를 사기 위해

강아지 용품점에 들렀다.


그곳에서 만난 사장님은

기존에 먹이던 사료보다

더 영양이 좋다는 사료를 추천해주셨다.


우리는 조금이라도 더 좋은 걸 먹이고 싶은 마음에

새로운 사료를 선택했다.


그리고 기존 사료에 섞어

조금씩 비율을 늘려가며 바꿔주고 있었다.


며칠 후,

출근한 날이었다.


홈캠으로 소망이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


소망이가 물응아를

두 번, 세 번 한 거였다.


남자친구가 병원에 대신 전화를 해줬는데

내가 도착할 즈음이면

문을 닫을 시간이라고 했다.


나는 일이 끝나자마자

그대로 집으로 달려갔다.


지하철 계단을

몇 층이나 뛰어올랐는지 모른다.


그렇게 달려서 집에 도착하자마자

소망이가 혹시 놀랄까 봐 조심스럽게 인사를 하고,

수건으로 돌돌 감싸 품에 안았다.

아직 겨울이었고,

접종이 덜 끝난 시기라 조심스러웠다.


그리고 그대로

동물병원까지 뛰어갔다.

열심히 뛰어가면서도

소망이가 멀미할까 봐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 모른다.


정말 다행히도

병원 문 닫기 전에 도착해서 진료를 볼 수 있었다.


진료를 볼 때

내가 찍어온 응아 사진도 보시더니

사료가 갑자기 바뀌어서

장이 놀란 것 같다고 했다.


기력도 있고,

증상도 하루 정도라

약과 유산균을 먹으면 괜찮을 거라고 했다.

큰일이 아니어서 얼마나 다행이던지...


그날 병원에서 잰 몸무게는 680g이었다.

우리 집에 와서

조금씩 자라고 있다는 게 느껴져서

너무 기쁘고 기특했다.


이런 날도 있었다.

그날도 외출 중에

홈캠을 봤다가 또 깜짝 놀랐다.


이럴수가!

소망이가 울타리를 넘어

홈캠 화면에서 사라진 장면이 찍힌 거다.


울타리 안은 텅 비어 있었고,

울타리 밖은 홈캠이 비출 수 없어서

볼 수가 없었다.


울타리 밖에는 물이 없기 때문에

혹시 목이 마르면 어쩌나

탈진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그때 내가 집에서 15분 정도 되는

거리에 있었기 때문에


친구한테 강아지가 울타리를 넘어서

집에 가서 좀 보고 오겠다며

황급히 집으로 달려간 적도 있었다.


그런데 문을 열자마자

소망이는 아무 일도 없다는 얼굴로

신나게 꼬리를 흔들며 나를 반겼다.


겨울인데도

땀을 뻘뻘 흘리며 뛰어온 나랑 달리

별 일 없이 해맑은 소망이를 보니

그 모습이

또 얼마나 귀엽고 이쁘던지!


시간이 지나 울타리를 치우고

소망이가 집의 모든 공간을

함께 생활하게 되었을 때,


울타리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건 소망이였지만,

내가 더 행복하고 기뻤다.


이제 정말 우리가 같이 사는 느낌이 들었다.


소망이는 내가 주방을 가든, 화장실을 가든

어디를 가든 졸졸 따라다녔다.


그래서 정말 미안하게도

발에 치이기도 했다.


다들 새끼 강아지를 키우면

종종 겪는 일이라지만

그래도 너무 미안했다.


첫 산책날도 잊을 수가 없다.


소망이에게 하네스를 채우고

안아서 공원으로 갔다.


배탈나서 병원 갔던 날 이후로

첫 외출이었는데


바깥 공기가 신기한지

내 품에서 연신 킁킁거리며

얼굴을 쭉 빼고 냄새를 맡았다.


두근두근,

소망이를 바닥에 살포시 내려뒀는데


너무 귀엽게도 소망이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고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그 모습이 또 너무 귀여웠다.


"소망아!"


엉거주춤 이상한 자세로

얼음처럼 서있는 소망이를 향해

이름을 부르자,

소망이는 걸음을 떼서 나에게 달려왔다.

그 모습이 너무 이뻐서 마구 칭찬을 해줬다.


산책을 연습시키기 위해

그렇게 한발자국씩 앞서 가며 소망이 이름을 불렀고

소망이는 무섭지만 나를 믿고 나한테로 걸어와줬다.


우리는 그렇게 함께 걸으며

서로에게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건,

내가 '보호자'가 되어 가는 시간이었다.

화,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