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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인 같은 올빼미 시절

새벽기상에 처음 도전하다(1)

by 딘도

원래 나는 일평생을 올빼미로 살았다. 밤늦도록 반드시 해야만 하는 중요한 일은 딱히 없었다. 필요한 물건을 사느라 인터넷 쇼핑을 할 때도 있고, 집안일을 할 때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경우 짧은 영상을 연달아 무의미하게 시청하느라 시간을 다 버렸다.


그렇게 시간을 손바닥만 한 휴대폰 화면 속에 콸콸 쏟아붓고 나서 새벽 두 시가 넘어서야 잠들 때면 나는 나를 자꾸만 나무랐다.


"미쳤다. 미쳤어. 진짜 미쳤나 봐."


그런 날이 하루, 이틀, 사흘, 나흘이 되 어느새 당연한 일상이 되어버렸다. 자기 전에 하는 생각은 뇌에 깊게 남는 데다가, 어떤 생각을 자주 하면 뇌에 회로가 생긴다고 한다. 매일 밤 잠들기 전에 나를 타박했더니 어느새 나는 내 맘속에 '미친 X'으로 정의되어 있었다.




나는 그 미친 X이 너무 싫었다. 한심했고, 멍청했다. 매일 밤 후회할 짓을 반복하는 그 X이 쓸모없는 인간처럼 느껴졌다. 가정의 불화는 더욱 깊어져갔고 그럴수록 나는 극심한 갈증을 느끼고 밤마다 아까운 시간을 무의미하게 벌컥벌컥 마셔댔다.


그렇게 마시는 시간은 소금물이었다. 농도가 너무 짙어 쓰디쓴 소금물을 잔뜩 들이키고 잠이 든 날에는 아침부터 나 자신이 한심하고 쓸모없게 느껴져 견딜 수가 없었다. 그날 밤 다시 알 수 없는 갈증을 느끼면 말릴 새도 없이 손이 저절로 소금물을 찾아 들이부었다. 어디서 어떻게 끝내야 할지 알 수 없는 뫼비우스의 띠를 달리며 나는 점점 피폐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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