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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널스타일리스트 Mar 02. 2022

코로나와 마주한 간호사

#6


여서째날


 오늘 3월2일은 새학기를 시작하는 날이다. 지금은 QR코드 및 방역패스가 모두 사라져 조금은 완화된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있는데 늘 그랬듯이 새학기가 시작되면 초, 중,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확진자가 조금 더 많이 나오곤 했다.


 학교 방역은 무증상, 경증 감염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중증화율이 낮은 오미크론 변이의 특성을 고려한 자율 체제가 도입되며 등교 전 자가키트로 선제검사가 권고된다. 또 학교에서는 모든 학생에게 자가키트를 나눠주어 의심증상이 있을시 조기에 발견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다음주를 대유행의 정점으로 보고있다. 다음주면 대통령선거가 있는 날이기도 한데, 과연 이 정점을 끝으로 우리는 위드코로나로 갈 수 있을지가 정말 의문이다.


 오늘로 여서째날을 맞이하고있는 나는 처음부터 고질적으로 달고 있었던 인후염 증상이 조금은 완화되는 것을 느끼고 있고 기침의 횟수도 많이 줄었다. 그만큼 가래와 객담이 많이 나오지 않아 호흡기 증상으로는 많이 좋아졌다.


 하지만 가장 큰 걱정임과 동시에 먹는 재미가 없어진게 오늘도 역시 후각과 미각의 기능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자가격리를 하면서 이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자 그 무엇인가를 하고자 찾는데 그 소소한 시간 중 맛의 미각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은 정말 청천병력과 같은 일이다.


 조금은 늦게 일어나 점심부터 전복죽을 먹었는데 내가 이미 알고 있는 맛을 먼저 바라보고 먹어서인지 그 끝맛이 조금 느껴지는듯 하기도 했다. 아마 내 시야가 만들어낸 착각의 맛이겠지..

저녁에 맛있는걸 먹고 싶어도 무슨 맛인지를 느낄 수 없으니 괜히 대충 끼니를 떼우게 된다. 어제 먹었던 계란후라이와 밥, 김치, 깍두기, 김에 싸서 대충 배만 채울정도로 식사를 마쳤다.


 오늘은 정부에서 코로나19 심리지원 상담안내 문자를 보내왔다. 보건복지부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와 가족의 심리 회복을 위해 정신검강 전문가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아직 정신적으로 상담을 받을만한 상태는 아니지만 계속적으로 미각을 느끼지 못한다면 정말 우울증에라도 걸릴 것 같은 기분이었다.


 정신 심리상담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2번, 3번까지 2시간을 간격으로 총 3번이나 같은 문자가 왔다. 이정도면 나보고 한번 받아보라는 것인가? 이 상담은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서 미리 신청을 하거나 문자로 보내준 저신건강 평가를 먼저 한 뒤 평가 결과에 따라 상담아 필요한 사람에게는 개별적으로 연락을 주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나름 규칙적인 자가격리 생활을 하고있는 나에게 별로 흥미롭지 않은 주제였다. 이 좁은 원룸에 갇혀서 조금이나마 활동량을 늘리기 위해 책을 읽고 글을 쓰다가도 폼롤러와 스트레칭 기구로 내 몸 구석구석을 풀어줬다.


 매일 조금이라도 운동을 해서인지 처음 있었던 허리 근육통도 많이 사라지고 좋아지고 있다.

이제 내일만 격리하면 7일간의 격리 생활도 끝이 나는데, 그 전에 미리미리 환기를 좀 하면서 다시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하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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