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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서양미술로 보는 그리스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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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아스텔라meastella Jul 11. 2018

서양미술로 보는 그리스 신화 10

아폴로와 9명의 뮤즈

구글에서 퍼온 이미지

라파엘, <파르나스>, 1508-1511/12년경, 너비 7 m, 스탄자 델라 세그나투라, 바티칸 궁, 로마

아폴로는 제우스와 티탄 레토의 아들이며, 사냥의 여신 아르테미스와 쌍둥이이다. 그는 종종 태양의 신 헬리오스와 동일시되기도 하며, 포이보스로 불리기도 한다. 아폴로는 빛의 신이며 윤리적 질서의 신, 예언과 신탁의 신이며, 음악과 시 예술을 위한 영감의 신이다. 또한 의술의 신이기도 하지만 이 기능은 주로 그의 아들 아스클레피오스에게로 전가되기도 한다. 아폴로의 아트리부트는 칠현금, 병과 죽음을 보내는 활과 화살 그리고 월계수이다.

구글에서 퍼온 이미지

일명 <벨베데르의 아폴로>, 기원 후 2세기경, 그리스 원작의 로마시대 복제품, 벨베데르, 로마

티탄 레토가 제우스로 인해 갖게 된 아이들을 낳으려고 할 때, 질투심에 휩싸인 헤라는 태양 아래에 있는 모든 대륙에 있는 나라들에게 임신한 레토가 그들의 땅에 발을 밟지 못하게 할 것을 명령했다. 안식처를 찾지 못한 레토는 떠둘다 결국엔 델로스라는 섬에 도착하게 된다. 이 당시 델로스 섬은 아직 든든하게 고정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대륙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그들은 헤라의 명령을 거역하지 않고도 레토를 도와줄 수가 있었던 것이다. 또한 제우스는 레토가 아폴로와 아르테미스를 낳을 때 큰 파도를 일으켜 이 섬을 덮어주어 헤라의 질투로부터 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해 주었다.

아폴로 신에게는 그를 따르는 9명의 뮤즈들이 있는데, 그들은 제우스와 티탄 믐네모쥐네Mnemosyne의 딸들이며 주로 헤리콘이라는 산에 있는 히포크레네 Hippokrene라는 샘물 가에 머문다. 이 샘물은 어느 날 날개를 가진 말 페가수스가 헬리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할 때 말굽으로 여기에 있던 돌을 차서 생겼다고 한다. 또한 9명의 뮤즈들은 아폴로 신과 함께 파르나소스라는 산에 있는 카스탈리아라는 샘물가에도 지낸다. 그래서 이 샘물을 마신 자는 환희와 문학적 재능을 얻는다고 한다.

파르나스

위의 그림은 지금까지 살펴보았던 것들과는 다르게 둥근 반원 형태의 벽에 그린 그림, 즉 벽화이다. 그림 중앙 아래의 네모난 검은 부분은 그려진 그림이 아니라 실제 이 방의 창문으로 라파엘은 이 것을 그림을 위한 구도 Komposition로 아주 적절히 이용했다. 이 창문 위로 파르나소스산 정상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림의 중앙 월계수 나무 아래 고전적인 현악기를 연주하는 월계관을 쓴 아폴로와 9명의 뮤즈들이 자리 잡고 있다. 아폴로의 양옆으로 현악기를 가지고 있는 연애 시의 뮤즈 에라토 Erato와 피리를 들고 있는 시가의 뮤즈 오이테르페Euterpe, 그리고 그녀 뒤로 슬픈 표정을 한 가면을 들고 있는 비극의 뮤즈 멜포메네 Melpomene, 역사 기술의 뮤즈 칼리오 Calio, 서사시의 뮤즈 칼리오페 Caliope가 있으며, 그 맞은편에는 즐거운 표정의 가면을 들고 있는 희극의 뮤즈 탈리아 Thalia, 등을 돌리고 있는 천문학의 뮤즈 우라니아 Urania, 찬미 시의 뮤즈 폴뤼휨니아Polyhymnia, 춤의 뮤즈 테릎시코레Terpsichoe가 있다.

단데, 호메아, 베르길

코린나, 페트라르카, 핀다르

미켈란젤로, 보카치오, 오비드, 카툴

테발데오, 아리오스트, 산나차로

레스보스의 여류 시인 사포

시가의 뮤즈 오이페르페

호라츠

또한 이 곳에 라파엘은 이 뮤즈들 옆으로 고대 희랍에서부터 르네상스에 이르기까지의 많은 문인들을 재현시킴으로써 시학 Poesie을 의인화했다.

이들을 한 명씩 살펴보면, 먼저 그림의 왼쪽으로부터 <일리아스>의 저자이자 맹인 음유시인 호메아/호머Homer, 그 앞쪽의 앉아 있는 젊은이 엔노이스, 옆모습을 한 단테, 그리고 호메아와 뮤즈 사이에 서 있는 베르길Vergil과 스타티우스, 그리고 그 아래에는 희랍의 여류 시인 사포 Sappho와 월계수 나무 제일 뒤쪽의 페트라르카 그리고 그의 옆에 서 있는 테벤출신의 코린나, 나무에 기대고 있는 시인 아나크레온 또는 핀다르가 있으며, 그림의 오른쪽 위로부터, 우라니아의 바로 옆에는 미켈란젤로의 얼굴을 한 계관시인(미켈란젤로도 역시 그의 생애 동안 많은 시를 지었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보카치오, 그 옆의 젊은이의 모습을 한 오비드 Ovid, 그리고 옆모습의 노인 카툴, 노란색의 옷을 입고 그림 안에서 관람자를 바라보고 있는 라파엘의 친구이자 시인인 테발데오, 손가락을 입에 대고 있는 자는 아리오스트의 얼굴을 하고 있으며, 그 앞의 옆모습을 한 시인 산나차로, 그리고 앉아 있는 노인 호라츠가 있다.

라파엘은 이렇듯 시대를 초월한 많은 문인과 예술인들을 이처럼 한자리에 모음으로 써 인문학과 예술의 '영원한 승리와 영광'을 노래했다.

이 그림에서 라파엘의 로마시대의 화풍을 볼 수가 있는데 이 화풍은 미켈란젤로의 식스티나 성당의 천정화 <천지창조>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려진 인물들의 자세와 색채를 주의해서 보자. 전체 그림을 꽉 채울 정도의 많은 인물들은 모두 서로 다른 자세를 하고 있으며 그 자세 또한 아주 복잡하게 묘사되어있다. 특히 아폴로의 양옆의 뮤즈와 그림 전경에 위치한 사포의 모습에서도 복잡하고 어려운 자세를 볼 수가 있는데 이는 많은 화가들로부터 즐겨 이용된 모티브이다. 또한 옷들의 색도 라파엘의 중기 작품에서 볼 수 있는 것과는 다르게 전체가 같은 톤으로 된 것이 아니라 점점 변하는 다양한 색의 톤과 색깔로 그려졌다. 이 두 가지의 특징은 앞으로 거의 80년의 세월을 지배할 '매너리즘 적인' 미술임을 알게 하는 대표적인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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