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메아스텔라meastella Dec 12. 2023
라면이 당기는 그런 날이 있다.
어제가 그랬다.
지난밤부터 더부룩하던 속이
아침까지 계속 됐었다.
속이 답답하고 꼭 뭔가가 딱 걸려 있는 그런 느낌
그동안 뭘 먹었었는지 생각해 보니
먹은 것이 원인이 아니라 안 먹은 것이 문제였다.
몇 끼째 한식 비슷한 것도 먹지 않았던 거다.
아무리 독일생활이 오래됐다고 해도
어릴 때 먹고 자란 음식은 몸에 배어 있어
주기적으로 보충해 줘야 만 한다.
냉장고엔 한식으로 먹을 것이 딱히 없고
따로 음식해 먹을 마음도 생기지 않고
이럴 때 만만한 것이 바로 라. 면.
'그래, 라면이 있었지!'
쫄깃한 면발과 얼큰한 국물을 생각하니
먹지 않아도 속이 벌써 풀리는 것 같다.
먹고 싶을 때마다 먹을 수는 없지만
'오늘 같은 날은 괜찮아!'라고
나 스스로에게 변명거리를 줬다.
'한 개를 다 먹으면 안 될 테고
반 개만 먹는 거야!' 라며
나 스스로와 타협했다.
'햐~~ 아~~
그래, 이 맛이지!'
좋았다.
꿀 맛이었다.
그동안 미슥거리던 속이 깨끗이 쓸려 내려
뻥 뚫렸다.
비록 반 개의 라면이었지만
오늘만큼은 그 어떤 진수성찬의 음식보다
나를 더 행복하게 해 주었다.